벼르다가 이노센스를 봤습니다.
보고나서 딱 든 생각은
아 내가 이 영화를 감히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전보다 더 정적이게 되고 자극적인 장면은 줄였습니다만
마치 고요한 수면에 돌을 딱 던진 후의 물결처럼 천천히 퍼져나가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상 저는 킬링타임보다는 조용하고 생각할거리가 많은 영화가 좋아서 저는 감히 별 5개 만점 중 별 6개를 드리고 싶네요
정말 딱 아는 만큼 보입니다.
오시이 마모루 라는 감독이 얼마나 거장이고 그 거장이라는 이름만큼 얼마나 생각의 깊이가 깊은지
인간과 인형의 대조라는 큰 주제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는지 존경스러웠습니다.
와챠 감상평을 보면 뭐 유명한 명언들의 나열에 영상미가 추구되서 너무 재미없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런 것들이 좋았습니다. 적재적소의 상황에 나열된 지식들. 그리고 그 많은 정보 속에서의 공허함.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행복하지 않은 인간. 오히려 정보의 바다속에 허우적거려 자신의 경험을 믿지 못하고 움츠러드는걸 보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려 모든 부정적인 것이 세상에 흩뿌려져 버린 상황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온 몸이 사이보그화 되서 겉보기에 제일 인형같은 바토가
제일 인간다운 사랑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같이 보이고 이상해보이는 그런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던 누군가와 꼭 닮아서 좋았습니다.

이과와 문과 그리고 예체능까지 합쳐진 완전체같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철학적이고 정적인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씩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이 영화 보고 공부하느라 애 좀 먹었지만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