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광대.


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팔고있었지.


그런대 어느날. 그녀가 문득 찾아온거야...


바보같은 내 사랑이야기, 한번 들어볼래?




광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파는 일.


광대에게 웃음을 사러오는사람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슬픔과 고통, 눈물을 가지고있지.


나를 보는 그들은 모두 슬픔이란 호수에서 헤엄치고있어.




광대라는 직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면 안된대.


기뻐도, 슬퍼도, 아파도, 사랑해도...


그저 웃음을 파는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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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아하핫!"


"앵콜~앵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야 최민일, 이거 막내라고 봐주면안되겠는대? 인기가 아주 넘치는구만~"


"에이 형, 인기는 무슨..."


"짜식 여기 공연온지도 4일밖에안됬는대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한달동안 어떻게 뻐기냐.. 죽겠다 히히.."


"그러게요.."




내 나이 18살.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슬픔이란 호수에 찾아와 웃음을 팔고있다.


나는 고등학교 중퇴후, 이렇게 광대라는 일을 하고있다.




"아.. 맞다, 그런대 형, 그 맨 앞자리에 매일 오는 그 부자처럼 보이는 여자애는 누구에요?
하루도 안빠지고 매일 그자리에서 보이던대.."


"아~ 그 여자애? 이 동네에서 유명한 갑부집 딸이래. 여기 오자마자 아주 소문이 좌좌하던대?
집안은 엄청나게 부자인대 그 딸이 시한부인생에다가 아버지까지 암이라던대.."


"아... 영화에 나올법한 집안이네.."


"왜~ 관심이라도있냐? 킥킥"


"관심은 무슨..."




그래, 우리에게 웃음을 사러 오는 이들은 제각각 슬픔이란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그런 슬픔을...


그 부잣집 딸이라는 여자아이의 눈빛속에도, 그들과 같은 슬픔이 젖어있었다.


아니... 어쩌면 남들보다 더 무거운 슬픔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빛은 예전 나와... 아니.. 지금의 나와 비슷한 눈빛을 가지고있었다.


아마 그래서 동정심이 생긴것같았다.. 나 주제에.. 하찮은 광대주제에.. 풉..


그래.. 그때까진 동정인줄 알았지..




"여어~ 늑대들~ 우리 공연도 잘되는대 이번주 주말에 파티어때!"


"오옷 누님~ 무슨파티? 우리 둘이 뜨거운 파티? 흐흐"


"으유 이 징그러운놈아 한기민, 언제 정신차릴래? 토나올거같아 그렇지 귀여운 민일아~?"


"풉.. 귀엽다고? 얘가? 푸하핫"


"흠.. 저도 지민이 누나하고 같은생각인거같아요.. 토나올거같죠 기민이형이.."


"이새`퀴가!"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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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푸하핫~"


"와와아아아아~"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다음날, 우리는 어제와 같이 공연을 열었다.


그녀 또한.. 똑같은 그 자리에서 수줍게 미소짓고있었다.




"히힛.."




그 웃는 모습에 반해서였는지, 왜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공연을 위해 내 손에 잡혀있던 꽃을 그녀에게 다가가 건네주었다.




"어여쁜 아가씨, 여기 꽃받으시죠. 매일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앗.. 고.. 고마.."


'탁'


"아가씨한테 뭐하는짓이야. 아가씨, 그만 가시죠."


"... ... 너무하잖아요 혜운오빠.."


"... 그만가시죠.. 늦었습니다.."


"... ... ..."




그녀는 부잣집 딸 답게 보디가드로 보이는 한 남자와 함께있었고,


내가 꽃을 건네주는 순간 그 남자는 내 손을 치며 꽃을 내팽겨쳐버렸다.




"하핫, 또 와주세요~"




나는 웃을수 밖에없었다. 그저 웃음을 파는 광대일뿐이기에..


나는 그럴수밖에없었다. 광대는.. 감정을 표현하면 안되기에...




그날밤, 그녀의 웃는 모습이 머리속에서 떠나질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밖에서 별을 보며 누워있었다.


그저 동정심 때문에 그렇겠지, 그녀가 불쌍해서 그렇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까지만해도...




'시한부인생.. 어떤느낌일까..'


'아니.. 나는 그냥 광대일뿐.. 웃음을 파는것일뿐이야.. 아무생각도.. 아무감정도.. 나타내지마..'




그런생각들로 어느세 3일이 지나갔고, 공연이 없는 일요일 초저녁이 찾아왔다.




"우리의 서커스의 대박을~ 위하여~"


"위하여~"


"자 마셔마셔~"


"푸하하~ 누님 오늘 저와 뜨거운 밤을~"


"-_-ㅗ"


"푸하하 쟤 또 저런다~"


"쟨 맨날 왜 지민이 누나한테 달라붙어? 푸핫~"


"왜냐니~ 사랑하니까! 푸하하"


"맞고싶니? 나한텐 민일이밖에없어~ 흐흐"




사랑.. 이제까지 살면서 사랑이란건 해본적도, 느껴본적도, 생각해본적도 없는것같았다.


사랑이.. 뭘까...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모두 필요없는 생각이였다.. 광대니까..


그때까지만...




"아 그런대 소문 들었어?"


"뭔대?"


"왜 요 마을에 엄청 부잣집딸 있잖아, 그애가 우리가 공연오기전에는 엄청 시름시름 앓았다가 우리 공연할때는
아무렇지않았다가 지금 또 시름시름 앓는대잖아?"


"뭐? 거짓말아니야?"


"아니야.. 우리가 하는 공연에 뭔가 특별한 힘이 있는거같아.. 흐흐 다 내덕이지.."


"놀고있네 풉.. 그냥 우연이겠지.."




그 소녀가.. 아프다고..?


... ... ...




"저 잠깐 바람좀 새고 올게요."


"어? 민일아 너 미성년자라고 도망치는게냐? 이럴땐 술정돈 마셔줘도 돼 임마~"


"아니 그냥 머리가 좀 아파서, 헤.. 금방올게요."




나는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무척 쌀쌀한 늦가을이였다.


별들은 무수히 많이 떠있었고, 달은 나를 비춰주듯, 환하게 빛나고있었다.




... 공연할때만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나았다라..


풉.. 기민이 형도 참.. 소문따위나 믿고.. 바보같아..


그럴리가없잖아.. 그냥.. 우연일뿐이라고..


그녀에게 웃음을팔면.. 나을리가..없잖아..










결국 나는 사람들에게 묻고물어.. 그녀의 집앞까지 찾아왔다..




바보같은.. 광대분장을 하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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