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고 보는 마블영화였습니다.
슈퍼 액션 히어로물 답게 예고편에서 보여준 부산 간판 박살씬과 도로 추격씬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마블 영화 특유의 액션과 유쾌한 분위기를 바란다면 기대를 접어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가 던지는 물음과 주제를 퇴색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선 흑인이 등장인물 대부분을 차지하고 배경도 아프리카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흑인 차별이란 주제를 안 품고 갈 수 없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블랙팬서는 차별을 다룬 여타 작품들과 다른 방식으로 주제를 이어나갑니다.
인종차별을 다룬 여타 작품들의 주제가 "이것은 옳지 않다."였다면
블랙팬서는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작 중 최강의 힘숨찐 왕국 와칸다는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외부와의 접촉이 왕국의 미래에 혼란을 줄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그러나 본 작에서는 방관만이 꼭 답은 아니라며
한 등장인물을 통해 화두를 던집니다.
블랙팬서의 빌런 킬몽거는 와칸다의 방관이 낳은 피해자였습니다.
흑인 동포들이 차별과 핍박 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냈지만
와칸다는 이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않고 애써 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였습니다.
더 이야기 하고 싶은게 많지만 강력 스포가 되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바로 결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인종차별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미개사회와 문명사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저 미개해 보이는 사회도 문명사회 처럼 진보할 수 있다"라는 논리를 펼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특정 사회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진보만이 정답이라는 오만함을 품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의 논리 자체를 깨 부수기 보단 그 논리 안（가령 사회진화론）에서 해결하려는 모순을 보이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강력하고 진보된 힘으로 인종차별에 응전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한가 하면 다른 이들은 미개사회와 문명사회에 구분 자체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진것 이라며
진보라는 논리 자체를 깨 부수고
서구사회에 중심을 두던 태도를 벗어나
서로 다른 사회들이 동등하게 지낼 것을 주장합니다.
위 두 논리를 영화 내에서 그대로 다루는건 아니지만 다소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인종차별은 세계화라는 거대한 담론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입니다.
응전인가 화합인가. 세계화의 과정 중에서 발생하는 수 많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해 나갈 것인가.
블랙팬서가 던지는 물음은
"우리는 화합할 수 있는가?"
"어떻게?"
이 두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캡틴아메리카 시리즈가 자유와 통제를 주제로 다뤘다면
블랙팬서는 앞으로 화합과 갈등에 대해 다루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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