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1987 보고와서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짤막하게 리뷰 해보겠습니다.

사실 기존에 광주 운동을 담은 영화들이 조금씩 아쉬웠었고（택시운전사도 그 후반부 장면이 갑자기 몰입감을 깨버려서 아쉬웠었드랬죠.）

역사적 사실 그 자체를 담아낸 영화다보니 어느정도는 전개가 익숙하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플롯을 짜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정말 수 십명의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그 길을 잃지 않고
적절하게 캐릭터들이 바통터치를 하면서 줄기를 이어 나가는 구성과

결말부에서 그 모든 것들이 응집되는듯한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것은 감독의 역량 뿐만 아니라 명배우들의 명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김윤석씨는.. 아마 한국에서 다양한 사투리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이자 가장 위대한 배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난히 얼굴이 부해보이는 듯 함에도, 사람의 인상이 저리도 탐욕적으로 보이면서도 저런 카리스마를 뽐낼 수 있구나하는 느낌도 받았고,

정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북한의 돼지들을 닮았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분명 김윤석씨가 연기한 '박처원'은 빨갱이를 잡는 데에 혈안이 된 인물임에도 말입니다.

그리고 김태리씨는 참 이쁘더군요 ㅎㅎㅎ.. 거의 유일한 가상의 캐릭터라는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상징이 어떤 것 인지
곱씹으며 관람하시다 보면 감독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리하자면, 오랜만에 좋은 한국 영화였습니다. 이런 플롯을 짜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만 해도 영화적으로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왜곡된 사실이 아니라 정말 고증을 잘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슴벅차오르는 감동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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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장면은, 박종철씨가 물고문을 당해서 죽어가는 장면이 꼭 필요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너무 극한으로 치닫다보니 지쳐버리는 느낌과 그 장면을 스크린으로 똑바로 응시하고 있자니, 알 수 없는 죄책감이 저를 괴롭게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