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13년 전, 밀양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프로
삼고 있습니다. 언제나 현실은 영화보다 더 하다는 게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가해자 중에는 현재 경찰이 된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그 사건 자체에 대해 다루기 보다는 한공주라는 인물을 더욱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극중에선 플래시백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가 암시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지속적으로 인물에 집중하는 영화라서, 피해자의 내면을 고스란히 잘 담아내고 있단 생각이 드네요.
이 과정에서 천우희씨의 연기는 참으로 탁월합니다. 그 모든 고통을 약간은 둔한듯 포장한 표정에서 내면은 큰 고통을 넘기려고 고뇌하는 인물을 잘 연기해 내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한공주를 둘러싼 어른들의 모습에서 상당히 불쾌감이 들더군요.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딸에게는 관심도 없는 도망간 엄마, 챙겨주는 척 하지만 상당히 귀찮은듯이 돕는 선생. 정의롭지 못한 경찰, 합의를 보자며 학교로 찾아오는 가해자의 부모들..
한공주는 이들에게 나지막이 내뱉습니다 "전 잘못이 없는데요.."

다시 시작해보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극복하려고 노력하던 그녀의 이야기가 너무도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18세 이용가지만 어른들은 물론이거니와 꼭 고등학생 정도의 학생들이 보았으면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