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직원 꼬시기 대작전 - 51

















"너, 뭐라고 그랬니?..."

"너랑 나랑도 끝이라고."



"....그게.. 무슨 뜻이야...?"

"이제 너랑 은별언니도 깨어졌으니, 너의 행복도 깨어진거겠지?...
그럼 난 그걸로 됐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나 아직 이해 못하겠으니까. 똑바로 말해!!"





순간 전화 벨이 울린다.

은별씨의 전화일까?..


가기 전에 마지막 통화라도 하려는 것일까...

난 일단 발신확인도 하지않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 나 장비."



"왜?..."

"그 도희라는 누나 말이야. 이제 기억 났어.
그때...
장군이형 장례식장에서..... 한 여자 애가 나타나서 난동 부렸던거 기억해?"



"응?...."












**


기억속으로...







3년전.




"형, 어디가?"



나의 우상이자 우리 집안의 장남인 장군이형.

얼마전에 면허를 땃기 때문일까, 요즘 늘 싱글벙글인 형이다.



"나, 리니지하러."

"그넘의 리니지는 뭐 맨날해?"



"그럼.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냐?"

"최고의 자리?"



"그럼 임마, 넌 장비랑 그만 싸우고. 너도 하루 빨리 리니지 세계에 입문하여라."

"-_-형. 그게 아니잖아."



"그런가? 헤헷, 그럼 난 이만~"





자동차 키가 꽂힌 열쇠 고리를 검지에 꼽고서는 빙글빙글 돌리던 형은

그렇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물론 그 모습이 장군이 형의 마지막 모습이 될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다.

불과 몇분 만에 말이다.







그때 당시 아버님은 간판집을 하고 계셨고,

어머님은 집에서 살림을 하고 계셨다.



방학 시즌이었던 그 날.

장비와 나는 집에서 티비를 보며 뒹굴거리고 있었고

어머님은 빨래를 하고 계셨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요즘은 집전화를 자주 쓰지 않지만, 그 때만해도

집전화가 자주 쓰이던 시절이었다.


전화벨의 울림에 따라 장비와 나는 서로 받으라며 장난을 치다가

결국 가위바위보로 내가 전화를 받게되었다.



아이~ 귀찮게 시리..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장군씨네 집 맞습니까?"




형을 찾는 전화였다. 근데 그 사람의 목소리가 상당히

조급하다는 걸 전화상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그런데요?"

"지금 병원으로 와주셔야겠습니다. 장군씨가 교통사고로 즉사했습니다..."

".............네?"




잘 못 들을 리 없었다.


이렇게 조급하고 크게 말하는데 잘 안들릴 리가 없었다.



믿을 수가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다시 되물었다.




"뭐..라구요?...."

"장군씨가.. 사망하셨습니다.."



......쿵...!!


내 머리에서 뭔가가 울렸다.

누가 망치로 내려 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당시 정말 충격이었다.



내 주변에 죽은 사람도 없거니와

방금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나가던 형이...

그렇게 될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어..엄..엄마....."

"왜, 이자식아~"



엄마는 평소와 다름 없는 말투로 대답을 하셨다.





"....혀.형이........주..죽었데....."





평소와 같은 엄마와 달리 평소와 다른 나의 허탈한 말에

엄마와 장비는 놀라서 한동안 아무런 말도 잇지 못 했다.




그렇게 병원에 뛰어갔을땐...

싸늘하게 식어버린 형을 마주 할 수 있었다..



물론.. 영화에서 처럼 천 같은게 씌여져 있었지만..

우리가 다가오자 의사 선생님께서 살짝 얼굴을 보여주셨다.

.....


엄마는 크게 소리 내어 우셨고

나랑 장비도 예왼 없었다..


세상이 떠나 갈듯 울음을 터트렸고


뒤 늦게 온 아버지는 그런 우리를 꼬옥 안아주셨다..

그리고 우린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그렇게 장례식을 치르고 있을때였다.

한 작은 소녀가 장군이형의 영전을 찾아 들어왔다.





"당신네들 때문에 우리 오빠가 죽었어!!!!"




그랬다..



형은 마주오는 자동차와 정면 충돌해버렸고,

그래서 두 운전자 모두 사망한 해버렸다고 전해 들었다.


아마 그 사람의 가족인 것 같았다.

그때는 많이 어렸고, 운다고 정신이 없어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저 소녀가 정확히 뭘 뜻하는지도 몰랐었다.





**



....그렇다면

그때 그 소녀가...

도희란 말인가....





아....



3년전에 죽은 오빠.....

그것도 교통사고로.



3년전에 교통사고로 죽은 장군이형..

어쩐지, 우연치고는 너무 많이 겹친다 했어.....

.......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건..

다 도희의 복수전이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부터가 잘 못 된거지?....









***









"니가 날 만난 처음부터."

"....뭐?.."



"그때 부터 내 복수는 시작됐어."

"...."



난 충격에 휩쌓여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고

도희는 천천히... 잔인한 말들을 이어 나갔다.



"사실 우연히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널 보고
죽여버릴까, 생각했어."

"........"



무서웠다..

그녀가.. 무서워졌다.




그럼 내가 당했던 교통사고는 다.. 우연이 아니었단 말인가...




"근데.. 사실 사람을 죽이는건 못하겠더라. 그래서 브레이크를 밟았지..
그리고 솔직히 네가 좀 걱정 되긴했어..

그대로 가버리면...
우리 오빠가 사라져서 내가 받은 상처를 다 갚을 방법이 없으니까..."

"....."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내가 알던 도희가 아니었다.

귀엽고 사랑스럽던 그녀는 온데간데 없었고

복수심에 불타버린 도희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근데, 솔직히 은별언니가 너한테 빠져버릴 줄 몰랐어..
그래서 생각보다 시간이 지연되긴했지.
근데 오히려 잘 된 일이었어. 사랑에 아파하는 널 볼 수 있었으니까."

"....."



할말이 없었다..

완벽하게 당했다..


그녀에게.




"....그럼.. 네가 지금까지 나에데 대했던 행동 들.. 말 들..
전부다 .. 거짓말이냐?"

"그럼."



"... 니가 말했던 것들도 다?..."

"내가 이 미모에 이 성격에 친구 없을까봐? 그리고 내가 뭐가 아쉬워서
너 같은걸 좋아하겠니? 확실히 우리 오빠랑 조금 닮은 면이 있긴해.
하지만 그건 닮은거지, 같은게 아냐."



".....하하...."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 난 지금... 어떻게 된거지?...



순간 요란한 자동차 엔진소리에 뒤 돌아보니

은별씨의 이삿짐 센터 자동차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 하고 있었다.


......


이렇게 되면 도희가 원하는 대로 되버린다.

난 그녀를 잡아야한다.


은별씨를 잡야한다.



사실 다 거짓말이었다고..

난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순간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서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그건 내 진심이 아니었다고..


말해야한다.


그녀와 다시 잘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내 진심을 전해야 한다.




"씨익. 그럼, 잘 살아.."



도희는 날 비웃으며 뒤 돌아 섰고..

난 그런 그녀를 무시 한채 은별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차에 오른 그녀.

그리고 출발하는 자동차..




"은별씨!!!!"




애석하게도 자동차는 서지 않았고

한참을 뒤 따라 뛰어갔지만..



희한하게도 신호 한번 걸리지 않고서 그대로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자동차 속도를 따라 잡기는 불가능했다.




젠장....

미리 운동 좀 해둘껄.....


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어짜피 인간은 자동차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젠장..........!!

젠장!!젠장!!

젠장!!!!!

젠자앙!!!!!!!!!!!!!!





이런 젠장!!!!!!1







"은별아!!!!!! 최은별!!!!!!!!!!!!!!!!"





나의 외침이 온 동네에 울려 퍼졌고..

내 눈물이 나의 온 얼굴을 덮고 있었다.




"흑흑흑... 은별씨......"



















by 도도한병아리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시간이 흐르면 강산도 변하듯이

시간이 있으면 누구나 변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랑이다.


누구나 다 한번쯤 해봤을 것이고,

아직 해보지 못 했다면 해보게 될,

그리고 한번 하게되면 사랑이 아니고서는 살 수 없는,

그런 마약같은 것이 사랑이다.


이 세상 모든게 다 변해도 사랑만은 변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