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없다. 어제 반 애가 말을 걸어 줬지. 근데 내가 "어...어...응..." 이러고 앉았으니 내 자신이 한심하다.

중1 때, 애들이 육두문자를 슬슬 쓰기 시작한 이후로, 섹드립을 슬슬 치기 시작한 이후로 애들과 멀어졌지. 인터넷에서야 나도 가끔 하지만 현실에서 그러고 있는 게 익숙하지가 않았걸랑.. 그 이후로 나에겐 친구가 없게 되었어. 대안학교 보내달라고 괜한 고집 부리고 부모님 상처준 것도 죄송하고, 공부 잘 하면 친구도 생길까 해서 공부만 디립다 팠고 오늘 모의고사에서 반 1등을 한 것까진 좋았지. 어차피 다들 신경도 안 쓰던 시험이었지만 중딩 때 전교 200등 하던 거 생각하면 성적이 참 많이 올랐던 거구.. 여튼 근데 선생이란 사람이, 못 하는 애들한테 왜 이렇게 못 봤냐고 놀리는 거야. 그 다음에 나 모의 잘 봤다고 애들 앞에서 칭찬하는겨! 그럼 내가 뭐가 되냐고! 애들이, 공부에 미친 놈이라느니 좀 이상한 것 같다느니 하고 수군거리는 거 뻔히 다 들리는데..
이 학교는 밥도 참 맛이 없다. 어제는 새우젓에 물 넣고 무 넣은 게 전부인 성의없는 국이 나오고, 돼지고기랍시고 이것저것 갈아서 뭉쳐 구운 싸구려 고기가 나오고.. 오늘 먹은 오리고기는 거의 안 익었어. 유일한 반찬이. 배고파서 먹긴 먹는데 구역질이 난다. 아침마다 설사가 끊이지 않아. 웃기는 건, 선생님들은 나가서 드신다.. 이런 거 어디 말할 데도 없다. 학부모들은 왜 반발을 안 하는 걸까..

선생님은 육두문자 쓰고 애들 망신주고, 난 성격 이상하고 공부밖에 모르는 놈으로 찍히고, 친구는 없지.. 밥은 구역질이 나지... 하~ 내 인생 왜 이럴까!

정말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 선생님 뒷담화도 하고,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고, 야자 끝나고 무슨 음악 듣는지 같이 얘기해보고.. 혹시 너 테일즈 위버 ost 좋아하냐고 물으면 친구가 이렇게 답해주는 거지. 그 노래 모르면 간첩 아니냐, 난 motivity라는 노래가 가장 상쾌하고 좋더라 뭐 이런 거..

근데 나한텐 그런 게 있을 수 없어.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