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사랑은... 아프다.. 전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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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사랑은... 아프다.. -7-








잠에서 깼을 때 나는

마치 여러개의 철근이 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지독한 답답함을 느꼈다.



어제밤 다혜와 한잔두잔 마시게 된 맥주가

나중엔 소주로 변하고,

그러다가 한강까지 가서 2차로 술한잔 더 마시고.

아무튼 꽤 많이도 마셨던것 같다.




다혜는 괜찮을까?

걱정이 되는 마음에

핸드폰 번호를 눌러 그녀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다혜 : 여보세요?

천상 : 나 천상이야, 어제 잘 들어갔니?

다혜 : 어. 나 어제 안취했었는데?

천상 : 뭐?

다혜 : 내가 어제 너네집까지 데려다 주고 갔잖아, 기억안나?

천상 : 컥.. 니.. 니가?





술이 셀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나보다 훨씬 술을 더 많이 마신 그녀가

날 온전히 집까지 데려다 주고

멀쩡히 걸어서 다시 자기 집까지 돌아갈 정도였다니.

남자로서 조금 수치스러워졌다.




다혜 : 속은 좀 괜찮아?

천상 : 죽을 것 같다.

다혜 : 내가 너네 집으로 가서 죽이라도 쒀줄까?

천상 : 엄마가 밥 차려줄거다.

다혜 : 마마보이같은 놈.

천상 : 켁;;

다혜 : 나 같이 이쁜 여자가 친히 집까지 방문해준다는데 그걸 거절하냐?

천상 : 으흠...

다혜 : 너같이 다된 밥에 재뿌리는 남자애도 없을거다 히히..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천상 : 어차피 있다가 일하러 가야되니까 거기서 보자.

다혜 : 그럼 좀 일찍 나올래?

천상 : 피곤해 죽겠는데 뭘 일찍나와..

다혜 : 술깨는 약이라도 사줄테니 일단 나오라면 나와

천상 : 니가 날 가만히 놔두면 술이 깰거같다.

다혜 : 어허!! 누나가 나오라면 잔말말고 따라나와야지!

천상 : 오호라~ 한달 빨리 태어난 누나?

다혜 : 응





어처구니 없는 그녀지만

왠지 귀여운 느낌이 드는 것은

내 머리가 어떻게 되서 그런거일까?





천상 : 그럼 언제까지 나오라고;;

다혜 : 한 30분만 일찍나와

천상 : 그래 알았어.





오늘로써

아르바이트에 출근한지 3일째 되는날.

고로 다혜와 알고 지내게 된지도

3일째 되는 날.



하지만 왜이렇게 오래된 사이인것같은 기분이 드는 것일까?

이젠 내 인생이 다혜라는 여자가 없으면

굉장히 허전할 것같은 말도 안되는 기분도 든다.



아무래도 나 미친것일까..








약속대로 30분정도 빠른 시간에

술집 앞으로 도착하기 위해

좀 빠르게 출발하였다.





술집으로 가는 도중에

내 옆을 지나가는 한 여자를 보고

난 뭔가 가슴이 저리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한마디를 외쳤다.





'채영..이..?'









재빠르게 고개를 뒤로 돌려서

내 옆을 지나갔던 여자를 쳐다보니

분명히 채영이가 맞았다.






천상 : 저.. 채..채영이니?

채영 : ????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





채영 : 누구..?

천상 : 누구냐니, 나 천상이잖아!!

채영 : 사람 잘못보신거같네요.

천상 : 야, 장난치지마. 나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야.




이때 채영의 옆에서 함께 걷고 있던

남자가 나를 향해 거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남자 : 당신 누군데 내 애인한테 아는척이야?

천상 : 아, 잘됐다. 이 여자 채영이라는 여자 맞지?




이때 갑자기 남자와 채영이 사이의

미묘한 눈빛교환이 보였다.



남자 : 채, 채영이? 그게 누군데?

천상 : 남녀합동으로 거짓말하지말고, 나 채영이 예전 남자친군데 잠깐할말있으니까.

남자 : 당신이 예전 남자친구면 난 지금 남자친구거든?

채영 : 오빠, 그만하고 가자.

천상 : 채영아.. 제발.. 잠깐 얘기 좀 하자..

채영 : 사람 잘못봤다고 몇번 말씀드려요??




채영은 그렇게 짜증을 내듯이

날 뒤로한채

그 남자와 제 갈길을 가버렸다.







분명히 채영이가 맞다.

아무리 내가 어제 술먹고 정신이 헤롱거리는 상태라고 해도

내 첫사랑 얼굴하나 구별못할정도로

시력이 나쁜건 아니니까.




아무튼.

나 말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이구나.




괜시리 마음이 더 쓸쓸해졌다.










채영이와 만나고 난 이후

기분이 안좋아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늘어뜨린채

술집으로 도착했다.





그곳에는 다혜가 다소 밝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손짓으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냥 손짓인사가 아니라

펄쩍펄쩍 뛰면서 크게 원을 그리며 하는

손인사라고 할까..?



아무튼 어린애들이나 할법한

그런 큰 동작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솔직히 좀 쪽팔리려고 했다..

.........








다혜 : 천상아~ 천상아~ 여기야 여기!!

천상 : 저기.. 나 귀 안먹었고, 그렇게 크게 안움직여도 다 보일정도로 눈 좋거든?

다혜 : 쳇.. 이렇게 움직이면 재밌잖아

천상 : 너 혼자 실컷 재밌어해라. 내 앞에선 하지마.

다혜 : 얘가 왜이렇게 아침부터 까칠해?

천상 : 몰라, 속쓰리니까 말도 걸지마.

다혜 : 아참, 내가 술깨는 약 사왔어.





다혜는 주머니에서 술깨는 약으로 유명한

'견디셔' 드링크제를 꺼내서

손수 뚜껑을 따고 내 손앞으로 내밀었다.



다혜 : 자, 마셔~

천상 : 저, 근데..

다혜 : 응?

천상 : 너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냐?

다혜 : 좋은 일?

천상 : 너 지금 굉장히 기분 좋아보이는데? 분명히 어제까지만해도 우울한 얘기했잖아.

다혜 : 너 잠깐 눈감아볼래?

천상 : 왜?

다혜 : 아 글쎄 누나가 눈 감으라면 좀 감아봐

천상 : 음..




무슨 장난을 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일히 따지기에는 내 몸이 너무 피곤했으므로

일단 순순히 눈을 감아보았다.




3초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내 입술위로 뭔가 따뜻하고

굉장히 부드러운 무언가가 덮어졌다.



눈을 떠보니

내 앞에는 눈을 감고 조용히 나에게

입을 맞추고 있는 다혜의 얼굴이 보였다.





깜짝 놀란 나는 뒷걸음질치며

얼굴이 새빨개져서 뭐하는 짓이냐고 반박했다.





다혜 : 뭐하는 짓이냐니?

천상 : 이렇게 사람 많은 데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다혜 : 웃기는 애네?

천상 : 뭔말이냐.. 도대체... 너랑있으면 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다.

다혜 : 어제 밤에는 한강에서 나한테 키스해놓고 이제와서 부끄러워?

천상 : 하하.. 무..뭐...뭐..???????

다혜 : 어제 너 나한테 기습키스했잖아. 설마 이제와서 모르는척하는거??

천상 : 내가 언제!!!

다혜 : 설마 필름끊겨서 기억안난다고 하는건 아니겠지?

천상 : 필름이 끊기긴 했는데... 내가 그런짓을 했을리가!!

다혜 : 분명히 기습키스했거든요? 그것도 아주 진하게?

천상 : 켁;; 미.. 미안..





기억은 안나지만

일단 내가 필름이 끊긴상태였으니

다혜보다 내가 불리한 입장이다.


정확한 사태파악이 되지는 않지만

무조건 사과하고 보자는 식으로

싹싹 빌었다.




옛 애인 잊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는 애를

술김에 기습키스해버리다니.

정말 나같은건 죽어도 싼 놈이다.





다혜 : 뭘 그렇게 빌고 자빠졌냐?

천상 : 미안하다고!!!

다혜 : 내가 언제 너한테 빌라고 그러디?

천상 : 응?

다혜 : 난 너한테 잘못했다고 한적 없다 분명히.

천상 : 그게 무슨말이야.

다혜 : 어제 니 키스. 꽤 괜찮았어.

천상 : 켁;;;;





점점 엽기적인 그녀와 비슷한 스토리로

흘러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과연 이런 애가 헤어진 남자친구 잊지못해서

좌절하고 있던 여자애가 맞단 말인가?




아무튼 다혜의 기분이 좋아보이니

이런문제는 뒤로 넘기고

일이 잘 해결된거라고 생각했다.



하고 싶었던 내 이야기도 분명히 전했고,

더불어 듣고 싶었던 그녀의 이야기도

어제 일을 통해서 확실히 들을 수 있었으니

분명히 뭔가 소득이 컸었던 어제였다.


게다가 다음날 다혜의 얼굴이 이렇게 밝으니

이건 금상첨화가 아니고 무엇이랴?


모든게 잘 풀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때 다혜가 조용히 입술을 열면서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다혜 : 우리... 사귈까..?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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