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사랑은... 아프다.. 전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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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사랑은... 아프다.. -6-








천상 : 일단 가볍게 한캔씩 마실까?

다혜 : 좋지~




다혜와 나는 사이좋게 건배를 하고,

순식간에 캔맥주 한개씩을 비워버렸다.




천상 : 후우~ 시원하다 그치?

다혜 : 그렇네.. 역시 일끝나고 마시는 맥주 한잔이 최고지.

천상 : 너 맥주의 진정한 맛을 아는구나?

다혜 : 하하 뭐.. 그나저나 아까 나한테 하려던 말 계속해봐.

천상 : 응? 뭐?

다혜 : 아까 왜 그렇게 나한테 짜증낸거야?

천상 : 아.. 그거..




난 솔직하게 말하기로 하였다.

너를 만나기 전에 채영이라는 여자를 만났던 이야기.

그 채영이라는 여자가 내 첫사랑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채영이라는 여자와 너라는 여자가 너무 닮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널 볼때마다 채영이가 자꾸 떠올라서 슬퍼진다는 이야기.

왠지 다혜에게는

내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혜 : .........

천상 : 그래서 아까 나도 모르게 너한테 짜증냈나봐.. 미안해.

다혜 : 괜찮아. 내가 속이 얼마나 넓은데 그정도 이해못할까봐? 하하.

천상 : 속 넓다는 애가 왜그렇게 가슴은 작냐?

다혜 : 켁..





우울해진 분위기를 약간 띄워보려고

장난스레 던진 한마디.


하지만 이미 시니컬해진 분위기를 되돌리기엔

저런 농담거리 하나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했나보다.





다혜 : 그래서 날 보면 자꾸 채영이라는 여자가 떠오른다 이거야?

천상 : 응... 기분 상했어?

다혜 : 아니, 그말은 곧 내가 너의 이상형과 흡사하단 뜻이잖아.

천상 : 어? 아.. 뭐.. 그렇게 되나.

다혜 : 내가 너의 이상형이라는 거 오히려 기분이 좋으면 좋지 나쁘진 않아.

천상 : 그럼 너의 옛애인.. 아니, 이상형에 대해 말해줄래?

다혜 : 옛 애인이 궁금한거야 아님 이상형이 궁금한거야?

천상 : ......... 둘다..

다혜 : 뭐.. 니가 술도 사줬으니 이정도 이야기 서비스는 해줘도 되겠지?





지금까지 주욱 내 이야기만을 듣고 있던 다혜는

드디어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평소 그녀에대해 궁금한 것이 매우 많았던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매우 기쁘게 여겨졌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곧, 그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간다는 이야기니까.






다혜 : 나한테도 너처럼 1년전쯤에 사랑했던 남자가 있었어.

천상 : 시기까지 비슷하구나.

다혜 : 그렇지.. 신기하게도 그 남자도 널 참 닮았었다?

천상 : 에이 설마..

다혜 : 정말이라니깐.

천상 : 우리가 지금 무슨 드라마 찍냐? 서로의 애인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게?

다혜 : 그러니까 나도 그게 신기해. 난 나만 그런줄알았거든.

천상 : 나도 나만 그런줄알았는데.





서로의 모습이 잊지못할 옛사랑과 닮았다는 것.

그것이 마치 본인만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연스럽게도 우린 서로가 똑같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걸

대화를 통해서 알 수가 있었다.




천상 : 그럼 이제 그 사람 이야기.. 해줄래?

다혜 : 그 사람은 나보다 6살이나 많은 오빠였어.

천상 : 그럼 완전 아저씨잖아? 내가 그런 아저씨랑 닮았다고?

다혜 : 그런가.. 하하.. 일단 내 얘기 들어봐.

천상 : 응..





그녀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K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때

그녀는 그 대학교의 신입생이었고

그 남자는 군대를 다녀온 4학년 복학생이었다.



다혜는 국문학과에 합격을 했는데

그녀 특유의 매력때문에

그 대학교 내에서도 인기가 매우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 그녀에게

계속적으로 친절을 베풀어준 한 선배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옛 애인인 상준씨.



신입생이라 대학생활에 잼병이었던 그녀를

훌륭하게 이끌어주었고

4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늘 옆에서 에스코트해주면서

오랜시간 같이 보내주었다.



남자는 여자의 외적인 모습에 일단 매력을 느끼지만

여자는 남자의 내적인 모습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가?



이 논리가 과연 일리가 있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다혜는 6살이나 많은 오빠임에도 불구하고

상준이라는 사람의 친절함에 푹 빠져버렸고

여름방학이 다가오기전에 두 사람은

k대학교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CC가 되었다.





천상 : 상준이라는 사람이 꽤 친절했나보지?

다혜 : 응.. 성격은 너랑 비슷한데 너보다 조금더 친절한정도?

천상 : 야, 나도 어디가면 친절하다는 소리 듣는다.

다혜 : 삐지긴.. 그나저나.. 우리 소주먹으면 안될까?

천상 : 갑자기 왠 소주타령이냐?

다혜 : 이 다음이야기는 왠지 소주마시면서 해야될거같아서..

천상 : 그래? 그럼 여기서 잠깐 기다릴래?






난 일단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졌기 때문에

편의점에가서 소주 한병과 종이컵을 구입하고

다혜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천상 : 자, 일단 한잔 받아라.




난 소주병 뚜껑을 열고

종이컵을 꺼내서 조심스레 따라주었다.



다혜 : 고마워..

천상 : 고맙긴.. 근데.. 너 왜 종이컵은 놔두고 소주병을 드는 거냐?

다혜 : 무슨 애도 아니고 소주를 잔에 따라마시냐?

천상 : 이거 아주 큰일날 여자애구만.





길바닥에서 소주를 병나발로 부는 그녀.

이정도로 술이 쎈 여자인지 몰랐다.

하긴, 생각해보면 채영이도 술은 잘 마셨었지..

아, 왜 자꾸 다혜와 채영이가 디졸브되는걸까? 젠장.





다혜 : 그럼 나 이야기 계속할까?

천상 : 응..




다혜는 소주를 단번에 1/4병정도 비우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학교내에서 유명한 CC가 된 그들 커플.

그들이 유명한 커플이 된 이유는

6살 차이나 되는

4학년과 1학년이 커플이 되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다혜라는 여자아이의 인물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었을런지도 모른다.




다혜와 상준씨는 유명한만큼

남들에게 큰 부러움을 살정도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상준씨가 갑자기 해수욕장으로 놀러가자고 했다.





상준 : 우리 좀 있음 100일인데, 바다로 놀러가자

다혜 : 그럴까 오빠?

상준 : 음.. 너 아르바이트같은거 안하지?

다혜 : 어, 아무때나 시간 괜찮아.

상준 : 그럼 8월 5일 오후3시에 만나자.

다혜 : 좋아~ 근데 오후3시면 별로 못놀잖아?

상준 : 괜찮아. 충분히 놀 수 있어.





이쯤 되면 왠만큼 눈치있는 여자는

남자의 속셈을 다 눈치 챘을 법한데도

다혜는 바보인건지 순진한건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 여행에 따라갔다.




오후 3시에 만나서 동해에 도착하자

당연히 해는 뉘엿뉘엿 져가고 있었고

다혜는 역시 너무나도 늦어버린 시간을 탓하며

투정을 부렸다.





다혜 : 에이~ 이게 뭐야 오빠~ 거봐 내가 너무 늦은 시간이라고 했잖아

상준 : 하하.. 괜찮다니깐. 내가 여기 좋은 펜션하나 잡아놨어.

다혜 : 뭐? 펜티?

상준 : 펜티가 아니고 펜션;;

다혜 : 펜선?

상준 : 펜선이 아니고 펜션이라고.

다혜 : 아...






이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는 뻔하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감을 느낀 다혜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평소에 그렇게 친절하던 상준씨가

다혜에게 온갖 욕을 하며

연인사이에 이정도의 믿음도 없으면 과연 이게 연인이 맞느니 어쩌느니..하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다혜를 반강제적으로

숙박시설까지 끌고간 것이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다혜는 실낱같은 믿음이 있었다.



늘 그렇게 자기를 챙겨주고 아껴주던 상준오빠가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한순간에

날 어떻게 하진 않을거라는 믿음.





하지만 그날밤 그 믿음은 산산히 부서져 버렸고

그 충격에 다혜는 상상임신까지 하게 되었다.



실제 임신이 아니라 상상임신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실제 임신이었으면

지금 다혜 옆에는 그녀의 아기가 있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임신했다는 다혜의 말에

상준씨라는 사람은

그 순간 아무 말도 없이 떠나버렸으니까.






다혜 : 니가 알다시피, 내가 아빠가 없다보니 같이 산부외과에 가줄 보호자도 없고..

천상 : 그렇겠군.

다혜 : 아마 실제 임신이었다면 틀림없이 그냥 낳을 수 밖에 없었을 거야.

천상 : 불행중 다행이구나.

다혜 : 난 다행중 다행만 겪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여자로서 다소 말하기 부끄러운 부분일 수도 있는 부분을

서슴없이 이야기해준 그녀가

더럽혀진 여자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왠지 더욱더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느껴졌다.






다혜 : 예전엔 여기 서울도 별이 꽤나 잘 보였었는데 말이야..

천상 :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야?

다혜 : 나 별보는거 되게 좋아하거든.

천상 : 그런 심심한 짓을 왜하는데?

다혜 : 그거 알아? 지구가 아무리 움직여도 별은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만큼은 절대 움직이지 않아.

천상 : 그게 뭐 어쨌다는거야.

다혜 :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언제 도망갈지 모르잖아. 하지만 내 앞에 있는 별은 늘 곁에 있어주거든..





술을 마셔서인지

다혜의 감성이 촉촉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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