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이등병의 반란!!














사람이란 생각을 하는 동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나 성격을

어느정도 내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하여

남에게 보여줄수도, 혹은 숨길수도 있는

이중적이고 교활한 동물이다.




하지만 선한 겉모습속에 숨겨진

또다른 악한 속모습을 끄집어 내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에 대한 몇가지 사례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본인이 겪은 에피소드 하나로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일병이었을 적에

우리 부대에서 유격훈련을 가게 되었다.




유격훈련 연간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일년에 한번하는 유격훈련을

본인은 재수없게도

반년만에 다시 겪어야만했다.





이미 겪어본 훈련이었기에

유격훈련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사람을 고통속에 몰아넣는지

난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두번째 유격훈련을 출발할때는

첫번째와달리

내 밑에 후임병이 한명 있었는데

평소 예의바르고 군기가 바짝들어

선임병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말 그대로 모범병사였다.




반면 필자는

나보다 늦게 들어온 이 후임병보다

군기가 덜들었다고 해서

평소 갈굼을 많이 받는 쪽이었다.






'넌 어째 니 후임병보다 잘하는게 하나도 없냐..쯧쯧..'

'정신좀 차려라. 니 후임보고 좀 배워 새꺄'







이런 말을 내가 듣게만든

저 후임녀석이

내 눈에 곱게 보일리는 만무했다.







천상 : 하지만 니가 유격훈련을 겪어본다면 어떻게 될까?

후임 : -_-?

천상 : 아니다. 그냥 나 혼자 해본 소리야.

-_-







내 예상대로

후임병은 상당히 힘들게 유격훈련을 받았고

마지막 난코스인

화생방 코스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천상 : 너 화생방 받아봤냐?

후임 : 아, 아직 못받아봤습니다!!

천상 : 후후.. 선임들이 뭐래?

후임 : 꽤 힘들거라고 들었습니다!!

천상 : 그거 다 구라야.. 이거 별거 아니거든.. 그니까 그냥 마음껏 숨셔도 돼

후임 : 예! 알겠습니다!






나는 후임병을 다독이며

화생방훈련에 나오는 가스는

그저 공기중에 후춧가루 소량을 뿌린정도이기 때문에

숨을 마음껏 쉬어도 별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후임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천상 : 다 내가 널 이뻐해서 하는 소리야^^

후임 : 감사합니다!










한번

좆돼봐라

-_-







참고로 화생방가스라는 건

사람에 따라

피부에만 닿아도 피부에 알레르기가 생길만큼

매우 독하고 강한 가스이다.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12시간의 야간행군과 1분의 화생방가스훈련중

굳이 한가지를 택하라면

약 95%의 군인이

차라리 12시간 행군을 하겠다는 의견을 말했다고

리서치 조사에서 밝힌바 있다.














물론 누가 보고한 자료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_-



















교관 : 자, 이제 2조 화생방 훈련장으로 투입한다.






나와 후임병이 속해있는

2조는 일제히 방독면을 착용하고

질서에 맞춰 용감하게 훈련장으로 투입했다.



컥,

벌써부터 눈이 아려온다.

부랄도 좀 따가운거 같고

-_-









교관은 서서히 화생방 교장의 문을 닫았고,



교관 : 자, 그럼이제 문을 닫았으니 방독면 해체 실시!!






난 사실 아직까지도 이해하지 못하는게

화생방 훈련이라면

유독가스가 발생할때

신속하게 방독면을 착용하는 훈련을 해야 옳은 것인데

왜 방독면을 해체하는 훈련을 하는건지

예비군 1년차인 지금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_-








'켁!!켁!!'

'컥!!!! 살려주십쇼!!'

'엉엉~'

'사람살려~~'

'아앙~ 야메떼!!'







방독면을 벗고나서

5초가 지나기도 전에

여러곳에서 곡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난

그때까지 숨을 참고 있었기에

별 무리는 없었지만


문제는

마음껏 숨을 쉬라고 그토록 일러준

이 후임녀석도

숨을 참고 있는게 아닌가

-_-





난 후임병을 툭툭 건드리며

눈빛으로 얘기했다.



천상 : （야임마 숨쉬라고!!）

후임 : （구..굳이 그럴필요가..）

천상 : （숨쉴래 아님 뒤질래?）

후임 : （쉬..쉬겠습니다）

천상 : （필요없어）

후임 : （.....!!!!!）









후임병은 내가 뜨거운 시선을 차마 이기지 못하고

숨을 들이켰다.





후임 : 후으으읍~~~~




........



입질은 바로 왔다.




후임 : 컥!!!





천상 : ^-^;




후임 : -_-^







순식간이었지만

평소 예의바르고 말 잘 듣던

후임병의 눈빛에서

범상치않은 살기를 느꼈다.

-_-;







화생방교장에 입실한지

1분쯤이 지나자

나도 더이상 숨을 참을 수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숨을 들이켰다.






천상 : 후으으읍~~~~~~



...........

역시 입질은 바로왔다.




천상 : 기모찌!!!!! 하악하악..

-_-







이렇게 나나 후임병이나 구분할것없이

둘다 죽어가고 있는데

앞에 있는 교관이

얄밉게 지 혼자만 방독면을 차고





교관 : 자, 지금부터 군가를 실시한다~








저런 미친냔

-_-






교관 : 목소리 작거나 안부르는 새끼있으면 다시 부를테니 잘하도록!!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눈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눈물 콧물을 쥐어짜내며

억지로 군가를 부르는데

순간 내 눈에 비친건

옆에서 입모양만 움직이며

립싱크를 하고 있는

평소 군기가 꽉 잡혀있기로 유명한

후임병의 모습이었다.






요놈봐라?


병장들도 군가 부르고 있는데

이등병이 립싱크를 해?
















아주 흥미진진한데?

-_-;













시간은 어느덧 흘러

1분 30초 정도가 지났다.

아... 이제 나도 여기에 10초만 더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다.







교관 : 자, 그럼 이제 군가도 불렀으니 PT체조를 실시해보도록 하겠다.









이때 갑자기 후임녀석이

몸을 부르르르 떨기 시작하더니





후임 : 뭐? 체조? 크워워어어어어어얽!!!!!!!!!




외마디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출입문을 향해

보디슬램을 하였다.

-_-






'쿵!!'




하지만

쇠문으로 된 화생방 교장 문이 열릴리가 없다.

-_=






'쿵!! 쿵!! 쿵!! 쿵!! 쿵!!'




그래도 그녀석은 눈에 뵈는게 없는지

눈깔이 뒤집힌채로 계속 온몸으로

문을 두들겨댔다.








교관 : 너 임마 미쳤어?




이를 본 교관은

신속하게 달려와

그녀석을 문쪽에서 떼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살려고 발악을 하는 자의 힘은 어찌나 센지

이 후임병을 저지하려는 두명의 교관을

이 후임병 녀석은

단 한큐에 집어던져버렸다.










후임 : 10초내에 문 안열면 다 죽여버리겠다!!!!!!!!

-_-








교관 : 이...일단.. 훈련은 여기서 종료하고 나가서 보자.

후임 : 그르르르릉....





아직까지도 흥분이 안가시는지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후임병이었다.

-_-







문이 열리고,

제일먼저 후임병녀석이

머리쪽에서 피를 쏟아내며

방에서 탈출했다.






후임 : 크와아아악!!! 기관지가 반란을 일으켰다!!




한참동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부르짖으며

이리저리 날뛰던 그 녀석은

결국 탈진하여 바닥에 쓰러졌다.

















천상 : 아니 뭐 저런 미친놈이.






이때 그 녀석에게 보디슬램을 한방 먹은 교관이

화를 씩씩 내면서

쓰러져있는 후임병에게 다가갔는데







교관 : 교육장교님, 이놈 입에서 피를 토하는것 같습니다?








-_-




교육장교 : 흐음... 이놈 코피도 흘리네..
















교육장교 : 병신.

-_-






그 뒤로 그 후임병의 별명은

'군기 잘 잡힌 모범병사'에서

'화생방에서 피 토한새끼'로 통하게 되었고,

간단하게 줄여서

'병신'이란 별명이 생기게 되었다.






역시 사람의 성격은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고봐야 하는가보다-_-



Fin.











자비를 베푸셔서 3초 투자하여

추천한방 날려주신다면

3년간 행복해지는거 아시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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