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빠들?
처녀작인데, 오베에 올라간 글을 보고 한번 찌부려 볼려고.
편의상 반말은 생략할게.

그러니깐 내가초등학교3학년때엿지.
1학년 2학년 줄줄이 여선생님만 걸렸는데
3학년이 되서는 처음으로 남자선생님이 걸린거야.

그야말로..뭔가 설레고 다를꺼 같았지.
근데 이선생님이 말이야 흔히 말하는 꺽다리야.
키가 185는 되는거 같고, 몸은
그렇게 뚱뚱하지 않고 좀 말랐는데
기럭지는 졸라 길더라..이거지.

첫날부터 애들을 무섭게 휘어잡더라고.
첫날에 우리학년에서 유명했던 한 장난꾸러기 남자애가
있었거든? 근데 그놈이 3학년 첫날이라고 시끄럽게
떠드는거야. 선생님 표정이굳어가는걸 눈치 못챈거지.

그러자 갑자기 선생님이 30cm자 있지? 투명한거.
그걸 갖고오더니 애보고 손을 내밀으래.
초딩3학년들이 뭘 알겠어. 삽시간에 찬물 끼얹은듯이
조용해진 교실에서 그 남자애는 벌벌떨며 손을 앞으로 내밀고.

그다음부터 엄청난 매질이 시작된거지. 으음...엄청 때렸어,
내 기억엔. 그애는 벌써부터 울고 선생님은 뭐...이게
사이콘지, 때리는걸 즐기는 거 같았지. 눈에 비친
광기가 살짝 보이기도 했고.
그러다가 일이 터진거야. 30cm자가 두동강이 남과
동시에 애 손가락 중에 하나가 터진거지.
내 기억으론 엄지손가락이었던 거 같아.

가뜩이나 울고 있던 애가 피를 보니 어땠겠어.
교실 떠나가라 울어제꼈지.
피를 보니 좀 당황했는지 선생님은 그제야
매질을 멈췄어. 그리고 휴지 한장 뜯어서
쥐어주면서 그만 그치고 자리에 들어가 앉으라고 했지.
그 다음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애 엄마가
찾아와서 뭐라고 했다는 거 같아.

우린 어린 나이에도 그소문을 듣고
이제 좀 덜하겠지 라고 생각을 했어.
하지만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생각이었지.

얼마후에 점심시간이었어.
초등학교3학년 정도되면 자기들끼리
급식당번 정해서 하잖아? 그런데 운 나쁘게도
그 날 그 손가락 터진 장난꾸러기 남자애가
국 당번이 되었어. 그 남자애는 손가락 터진 사건도
까먹고는 처음 하는 급식당번에 헤헤 거리고 있었어.
국자로 국을 빙글빙글 휘저으면서.

우리 모두 그 아이의 현란한 테크닉에 눈요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엄청난 발놀림으로
선생님이 다가 오더라.
그리고 때렸어. 국자로 그 아이를.

국자 휘어졌더라. 옷에는 카레였는지 수프였는지 기억
안나지만 국물 다 튀고. 그아이는 또 울고..
솔직히 초딩3학년이면 깝칠 나이는 아니잖아.
적어도 나 초딩때는 그랬어. 어쨌든 그 초딩3학년들이
삽시간에 얼어붙은거지. 그아이는 엉엉 울며
억지로 점심을 먹었고.

그리고 그 후에 또 있어.
토요일이었는지 뭔가 특별한 날이었는데,
그 전날 뭐 여자친구랑 좋은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이 내일 비디오를 본다고 선언한거지.
애들 신 났지, 좋아하는 비디오 가지고 오고.
그리고 토요일이 됐고, 애들은
와글와글 떠들고 있었어. 기분좋으니까.

사건은 이때 발생했지. 난 비디오에
별로 흥미가 없는 터라 교실 뒷편에 있는 사물함 쪽에가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고, 선생님은 쌓여있는
비디오 대여섯개를 애들을 향해서 집어 던진거야.
상상이나 돼? 초등학교 3학년들 애들한테
비디오 던지는 게? 그래도 무의식중에
걱정은 됐는지, 그렇게 세게는 안던졌어.

근데 이게 또 어떤 남자애 머리에 맞은거야.
들리는 소문으로는 머리에 피가 나서
그 아이 엄마가 또 찾아왔다는거 같더라.

이건 여담인데, 그후에 바자회가 있었거든?
그래서 선생님이 몇시까지는 들어와라 하고
통금시간 같은걸 정해놨어. 애들 신나서 다 나갔지.
난 단짝친구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먹을거
사 먹다가, 메추리를 본거야.
그 조그마한 메추리에 반해버린거지.
그래서 사긴 샀는데, 얠 데리고
교실에 돌아가는 게 문제였어.

그래서 집에 데려다 놨는데 이게 웬일이야.
엄마가 이런 걸 왜 샀냐며 다시 돌려주고
오라는 거야.별 수있어?
다시 돌려줬지. 이미 통금시간은 지나가
있었고 헐레벌떡 교실로 돌아갔을 땐..

싸늘한 공기와 함께 30분도 더 지나가
버린 시계와 '너넨 이제 뒤졌다.' 하는
듯한 표정의 아이들.....

나하고 내 단짝친구가 여자여서 그런지
체벌을 좀 심하게 안했어. 책상 들기를 했지.
아, 이건여담인데 우리 반에서 수업시간에
떠들면 엎드려 뻗쳐나 투명의자, 원산폭격
2시간은 기본이더라. 3학년짜리 애들한테.

어쨋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책상
들기를 했는데, 나랑 내 친구가
책상 양쪽을 각각 들었지.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애들이 무슨 힘이 있겠어?
그것도 1인용이 아니라 왜 금그어서
쓰는 2인용 책상알지? 그거였거든.

우리가 자꾸 비틀비틀 책상이 떨어질듯말듯
하니깐 A4용지 뭉치 알지? 새거. 뜯지 않은거.
그걸 책상 위로 턱 던지더니 그걸 떨어트리면
오늘 집에 못간다는거야. 너넨 나한테 죽을줄
알아라. 이렇게 말했던거 같아. 우린 그말에
겁 먹고 울면서 균형 맞추느라 팔 빠졌지..

그렇게 악몽같은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으로 올라갔지. 그러니까.. 이제
3학년때 선생님 같은 선생님을 안 만났으면 좋겠다
하고 올라갔는데 웬 60대 여선생님이 걸린거야.

음..그러니까 그 선생님은
소리질르는걸 정말 싫어했어. 왜 애들끼리
싸우다보면 막 소리 지르잖아. 그런걸 정말 싫어했다고.

어느날이었지? 어떤 남자애가 나를 놀리기 시작한거야.
내가 피부가 그다지 하얀 편이 아니라서
아프리카 토인....이라고 놀렸지.
생각해보면 그냥 싹 무시해버릴수도 있는거였는데
초딩 4학년이어서 그게 안됐나봐.

선생님이 안계시다는걸 감안해서 좀 크게소리를
질러버린거지. "하지말라고!" 뭐 대충 이렇게?
근데 어떻게 들었는지 교실에 들어왔어.
손엔 박카스 병같은게 들려있고 얼굴엔 노기가 가득햇지.

그리고 그 박카스 병으로 내 머리를 내려친거지.
한두번이 아니라 열번도 넘게?
병이 깨졌던거 같애. 아니면 바닥에 던졌던지.
그래서 쨍!소리가 나니까, '너 이런소리 내면 좋으니?!! 어!? 어?!'
이러면서 화나서 쿵쿵거리는 발걸음 알지? 그발걸음으로
교실 뒤편 청소함에 가더니 비랑, 쓰레받기를 가져와서
내 머리에 던졌어. 그리고 나보고 쓸으라더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지 그 어린 나이에.
그저 차오르는 눈물 닦으면서 그냥 비질을 했어.
그것도 애들앞에서 날 망신주려고 작정했는지
교탁있는 쪽에서 날 그렇게 했거든..



음..지금은 그런 선생님들은 만나본 적 없어.
아직도 학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시절이 나한테는 추억이니까 이런
글도 쓸 수있는거겠지?
두서없이 쓴 글이라 좀 어수선하지만.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재밌게 읽었거나
이런 경험이 있어서 공감된다면.. 그냥
추천 한방 꾸욱 눌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