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유






매일 적당량 섭취하게 되면

단순히 기호식품을 넘어서서

건강까지 챙겨준다는 건강식품이 되어버린 커피.




나 또한 다른사람 못지않게 커피를 즐겨마시는 사람이었다.

적게는 하루에 두잔, 많게는 하루에 열잔까지도

거침없이 들이키던 시절이 있었다.




허나, 필자는 이제 커피를 절대 마시지 않는다.

이유가 궁금하다면

그 구구절절한 사연속으로 한번 들어가보자.







1. 천상 직접 커피를 타보다!!




일요일 한가한 아침을 맞이했던 어느날,

왠지 밖에 나가기는 싫고

집안에서 조용히 TV를 보며 마시는

따뜻한 한잔의 커피가 더없이 땡기던 그날..







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캔커피나 자판기 커피 혹은

누군가가 타주는 커피만 마시던 나는

난생처음으로 커피를 직접 타마셔보기로 하였다.




당시엔 지금처럼 믹스커피가 시중이 널리 퍼져있던 때가 아니라서

허벌나게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커피, 설탕, 프림을 스스로 조율해야했다.

하지만 한번도 커피를 타본적이 없으니

저걸 어디서 구하는지 조차도 문제였다.

-_-





그나마 커피는 모양새가 워낙에 독특하니까

금방 찾을 수 있고,

설탕같은 경우는 먹어보고 단맛이 나는걸 찾으면 되니

대충 부엌에서 어떻게든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프림이 문제였다.


프림이 무슨 맛인지 모르는 관계로

먹어보고 찾아낼 수도 없거니와

그 모양 또한 단순히 흰 알갱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눈에 번쩍 뜨인건

마치


'제가 프림입니다 주인님..'



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어떠한 조미료였다.

-_-





천상 : 니가 바로 프림이구나.

프림 : 네. 어서 절 커피에 퐁당 빠뜨리시지요 헤헷.

천상 : 잠시 너의 맛을 시험해봐도 될까?

프림 : 그건 안되요!!

천상 : 아니 왜지?

프림 : 제가 한잔의 커피가 되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맛을 보인다는건..

천상 : 응?

프림 : 그건 마치 혼전관계와도 같아요!!














천상 : 별 미친 프림을 다 보겠네

프림 : -_-







아무튼 알갱이가 곱게 잘 갈려진

백색의 조미료를 커피에 두스푼 정도 넣었다.



천상 : 음.. 오늘은 왠지 부드러운 커피가 당기는데?



한 세스푼 정도 더 넣었다.








자, 이제 양껏 분위기를 잡으며

TV를 켜고 교양프로그램을 보았다.

-_-




천상 : 음.. 이러고 있으니 마치 내가 교양인이 된것만 같군 허허..








븅쉰이 따로없다.

-_-






그러다가 무심코 오른손에 들려있던

커피잔을 입에 대고 한모금 입에 머금었다.





........................












천상 : 싯팔 이거 커피가 아니라 된장찌개잖아!!







어익후 이거 아주 냄새가 구수하군하!!

-_-








미원소금과 프림의 모양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그때 난 드디어 깨달았다.

그리고 이날이후 며칠간 커피를 입에도 대지 못했다.

-_-





2. 커피의 향기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필자는 커피의 향기만큼 아름다운 향기가 없다고 자부하던 사람이었다.




하루는 학교 도서관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같은 반 여학생이

모르는 문제가 있다며 나에게 질문을 해왔다.

*-_-*






그녀 : 나 이문제 모르겠는데 니가 좀 가르쳐줄래?

천상 : 가르쳐줄테니 뽀뽀한번 해줄테야?

그녀 : 이구아나가 댄스하는 소리하지말고 문제나 가르쳐줘-_-

천상 : 겁내 도도한년-_- 일단 문제지 이리 줘봐.





그녀가 모른다고 쩔쩔매던 문제는

의외로 생각보다 쉽게 풀렸고

이 기회에 그녀에게 좀더 지적인 남자로 보여야겠다고 생각하여

자신만만한 표정과 억양으로





천상 : 하하, 이 부분이 학생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긴한데 사실 아주 쉬워!!

그녀 : 정말?

천상 : 그래. 이리와봐 내가 알려줄께

그녀 : 땡큐~





하지만 장소가 도서관이었기에 시끄럽게

대놓고 문제를 설명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할 수없이 그녀와 난 좀더 밀착하여 앉게 되었다.




그녀 : 자, 그럼 이제 설명해줘

천상 : 이제 설명 들어갈께~

그녀 : .........응...



갑자기 그녀의 표정이 안좋아 보였다.

-_-



천상 : 여기서 함수를 이렇게 지정하면 나중엔 결과가..

그녀 : ...................응...;

천상 : 결국 우리가 구하는 값은 이렇게 하면..

그녀 : .........................응..

천상 : 이런식으로 하면 답이 나오지. 어때 쉽지?

그녀 : ..............................응..ㅠㅠ;




아무래도 그녀의 표정이 안좋아보이길래

내 설명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나 싶었다.







천상 : 너 표정보니까 잘 이해가 안됐구나, 다시 설명 들어간다.

그녀 : 야이 개새야 차라리 날 죽여라 아침에 똥먹고 왔냐

천상 : 왜 그러는거야 나의 벗?










난 그때 커피를 마시면

입에서 똥냄새가 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3. 커피의 자태



커피와 여러가지 안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커피의 중독성은 쉽게 끊을 수 없었다.




그날도 난 학교 벤치에서 한가롭게

커피한잔을 마시며 바람을 쐬고 있었다.




천상 : 음.. 역시 커피는 교양인의 필수 아이템이라니까 하핫!





마치 내가 분위기 있는 드라마 속 주인공인 된것 마냥

난 그렇게 있는 폼 없는 폼을 다 잡으며

커피를 홀짝거리고 있던 것이다.



하늘이 도우셨는지 이날은 바람까지 은은하게 불어와

나의 머릿결을 아름답게 흩날리게 해주었고

이는 나를 분위기에 심취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먹던 커피를 잠시 의자에 놔두고

난 자유인이 된것처럼 양팔을 좌우로 벌려

양껏 그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였다.







천상 : 음.. 살랑거리는 이 바람.. 그리고 나의 모습.. 멋있다!! 환상적이다!!

-_-





그리고 다시 벤치에 앉았는데

뭔가 엉덩이 부근이 굉장히 따뜻한 것이 느껴졌다.









천상 : 날씨가 쌀쌀해서 누군가가 날 위해 여기 전기장판을 깔았군 하하!!















천상 : .......일리가 없잖아-_-?






바람결에 벤치위에 있던 커피가 엎질러진 것도 모르고

이 미친놈이 오만 잘난척 다하면서 앉다가

커피를 엉덩이로 마셔버린 것이다

-_-





혹시라도 궁금한 분이 계실까 해서 미리 말씀드리는데

사실 커피를 엉덩이로 마시면 뜨겁기만 할뿐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독자 : 당연한거잖아!!

천상 : 하핫.. 그래도 혹시라도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독자 : 미각이 후장에 달린 사람도 있냐?

천상 : -_-;






아무튼..

나는 그날 때마침 흰백색의 바지를 입고 갔던 터라

엉덩이에 그려진 진한 갈색 문양은

마치 그것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_-








썅!!

집까지 어떻게 가라고!!!





그날 천상은 똥싼 바지 모양이 쪽팔려서

그냥 팬티바람으로 집까지 향했다는 후문이..-_-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와 커피는 뭔가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를 안마시게 된지 몇년 정도가 흘러

이제 나는 커피가 무슨 맛인지 조차도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필자는 커피대신 카푸치노를 즐겨마신다.

-_-





독자 : 그건 마치 술은 안마시지만 고량주는 즐겨마신다는 말과 똑같잖아!!













어쩌라고

-_-




Fin.



자비를 베푸셔서 3초 투자하여

추천한방 날려주신다면

3년간 행복해지는거 아시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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