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치고 방과후에 친구들과 집으로 가는길이었다..

골목길로 들어섰을때 갑자기 옆에 친구들이 돌아서 가자고했다.

왜그러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채집통을 들고 우리앞으로 오는 웬 시커멓고 키작은 녀석..

대뜸 우리에게 1000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옆에 친구들은 이넘을 잘 아나보다.. 없다고했다..

"매미통 줄테니 천원만"

그래도 없다고 하니까 뒤져본다고 했다.

난 진짜로 돈이없었다.. 그가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더니 빙그레 웃었다..

웬 장난감을 보여주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서랍인데..

옆집에서 훔쳐온거란다.. 멋지다..

대뜸 우릴보더니 발이 시렵다고 양말좀 벗어달라고 했다..

친구들은 순순히 양말을 벗어주었다

나는 뒤에서 킬킬거리며 웃었다. 진짜로 너무 웃겼다.

"왜 웃는데 이 ㅆㅂ넘아!!"

친구들이 나를 보고 화를 낸다 ㅋㅋㅋ 웃긴걸 어쩌라고;


제각기 냄새나는 양말을 손에쥔 춘식..

하나씩 신어보더니 매미통에다가 다시 담았다..

시장에 가서 팔거란다..

양말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가 매미통에서 양말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다시 돌려주었다..

순간 그중 한 일행이 볼일이 있다며 급히 가봐야한다고 했다.

춘식은 그를 보내주었다.

잠시후 그가 다시 돌아왔다.

양말을 건네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매미통을 건네주며 엎드리라고 했다.

사실은 오줌이 마려워서 잠시 싸고온거라고 했다.

해가 완전히 질무렵.. 신기하게도 난 일행과 헤어졌다..

그런데 춘식이가 갑자기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또 무슨볼일이 있을까..

내리막길에서 막 뛰어오는데 때리러 오는줄 알았다

대뜸 앞에 서더니 나와 친구를 하자고 했다..

바로 승낙했다.. 양말을 돌려받아야 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내일 놀이터에서 만나자고 했다.

우린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물론 그것은 돌려받질 못했다

아까워서 줄수가 없다고했다.

맨발로 집에가면 아버지가 발가락을 자른다고 경고했기때문이다.

그의 딱한사정에 차마 냄새나는 양말을 돌려받을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