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 야... 너... 어딜 어떻게 때린 거냐... 그것도 일진을...

우형: 코뼈... 부러진 거 같은데? 코피가 계속 흘러나와...

헴럽: 허,헉... 모,몰라... 이건 내가 한 짓이 아니야...

하나: 이,일단 병원 근처 병원에라도...



우진: 우쒸... 아놔.. 내코! 아악! 내 코!







오시팍... 어쩐다냐... 일났네... 어쩌다가 일진 녀석을...




일단 근처 병원으로 우진이 녀석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의 판정.






의사 선생님: 코뼈가 부러졌습니다. 코뼈는 얼굴에서 돌출되어 있고 약한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비골의 골절은

얼굴의 뼈 손상 중 가장 흔하게 생길 수 있습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고 젊은 층에서 폭력사고로 인하여

많이 발생합니다. 골절로 인하여 코의 모양과 기능에 바람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기므로 시기에 맞게 적절한 치료

를 해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아놔. 무슨 말이야. 하나도 못 알아 먹겠네.








헴럽: 저기 의사선생님... 요점만 간략히...

의사선생님: 쿨럭, 여튼 빨리 데려 왔으니 다행이군요. 학생이 때린 겁니까?

헴럽: 예...옙

의사선생님: 큼. 보기완 다르게 야무지군요.

헴럽: 어쩌다보니...

의사선생님 : 아무튼 수술을 해야 합니다.

헴럽: 수,술요? 수술비는... 얼마 인가요?

의사선생님: 입원비까지 합해서... 삼백 이십 만원 입니다.

헴럽: 헉!! 320만원이요?

의사선생님: 아쿠. 뭘 그리 놀라시나. 농담 입니다. 42만원 입니다.

헴럽: 휴우... 가 아니잖아요! 42만원도 비싸잖아요! 왜 그렇게 비싸요?


의사 선생님: 뼈를 교정한 후에 보통은 코 안에 약간의 패킹을 하게 되고 콧등에 석고 등으로 고정을 하게 됩니

다. 패킹한 것은 2일 정도 후에 빼게 되며 석고로 고정한 것은 1주일 정도 후에 제거합니다. 대부분은 간단한 비

수술적인 교정으로 치료가 됩니다... 어쩌고 저쩌고...


헴럽: 서,선생님... 그만... 그만요... 머리만 아프군효... 알겠습니다. 수술비는... 수술이 끝나고 드려도 될까요?

의사선생님: 뭐... 그렇게 하세요. 학생이니 큰 돈은 없을거라 여겨 사정을 봐드리겠습니다.

헴럽: 에휴. 감사합니다.






42만원... 42만원이 어딨냐... 매점빵 500원이 몇개냐... 800개...헉! 800개나 먹을 수 있는 거 아냐?

아악... 썡 돈 날아가게 생겼네...

난 이제 엄마한테 죽었...다...

살려줘...







대경: 집에 들어가기 싫겠구나. 그래 내일보자. 조심히 들어가라.

우형: 내일 꼭 살아서 학교에서 볼 수 있길... 큭큭

헴럽: 시,시끄러! 친구라는 놈들이 그런말 밖에 못하냐?





아우! 나도 집에 들어가기 무섭단 말이다! 이걸 어떻게 말하냐고...!






'엄마. 일진이랑 싸웠는데 내가 이겼어. 그런데 일진놈의 코가 부러져서 수술비가 42만원 나왔어.

내일까지 갖고 오래. 엄마 42만원 주셈.'



헉! 엄마한테... 이렇게 말했다가... 일주일... 아니, 한달 내내 아침밥 없는거다...







하나: 들었어... 나 때문에... 싸운거라며?

헴럽: 어...? 아,아니 꼭 그런건 아니고...

하나: 미안해. 헴럽아.

헴럽: 에이, 네가 뭘... 미안하냐? 우진이 놈이 먼저 이상한 말 했는데.

하나: ... ...

헴럽: 집에 데려다 줄게. 가자.







우형이와 대경이가 먼저 병원에서 바로 집으로 갔고 남겨진 나와 하나는 지금 이렇게 둘이 서벅서벅

걷고 있었다.

물론 우진이는 병원에 ㄷㄷㄷ...

하나네 집과 우리집과의 거리는 불과 15분 거리밖에 안됬기에 내가 데려다 주고 싶었다.






하나: 저기... 있잖아...

헴럽: 응?

하나: 저기... 있잖아... 할말이... 있는데...

헴럽: 뭔데?

하나: 저기... 우진이가... 무슨... 이야기 했어?

헴럽: 에...? 음... 뭐, 그냥...

하나: 그냥 뭐...

헴럽: 아니, 별 말 아니었어.







차마... 하나 네가 걸레라는 소리 했다고 말 못하겠어. 난 믿지 않으니깐.








하나: ... 내가... 걸레라고 했지...?

헴럽: 어...? 아,아니. 그,그게 무슨 소리야.

하나: 알아... 다 알아... 우진이가 어떤 말 했을지... 맞아...

헴럽: ... ...

하나: 나... 걸레야... 나 드러운 년이야... 맞아... 흑... 난... 난... 걸레...야...

헴럽: ... 왜... 왜울...어... 네가 울면서 그렇게 말하면... 진짜 같잖아...

하나: 흑...흑... 진짠걸... 난 더러운걸...

헴럽: 그렇게... 그렇게... 말하지마... 이유는 모르지만... 화나... 화나니깐... 말하지마.

하나: 난... 걸레야... 흑흑...

헴럽: 울지마! 울지말라고! 울면서 그렇게 말 하지 말란 말야!

하나: 훌쩍... 흑... 흑 훌쩍.

헴럽: 울지... 말라고... 네가 자꾸그러니깐... 진짜 같이... 들리잖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헴럽: 울지... 말라고... 네가 자꾸그러니깐... 진짜 같이... 들리잖아...






헴럽이가... 운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알 수 있다. 울고 있다는 것을.







하나: 흑..흑... 네가... 네가 왜 울어... 울지마... 울지마...

헴럽: 아,안울어... 크흑... 내가... 뭐 땜에 우냐...? 큭...

하나: 이럴땐... 보통... 남자가 여자 안아줘야 하는거 아냐?

헴럽: 내가... 왜 널 안아줘야 하는데?

하나: 그야 넌... 남자니깐... 훌쩍...

헴럽: 내가 왜... 내가 왜 널 안아주냐... 큭... 크윽...

하나: 바...보...



사박-



내 얼굴위로 뭔가 시원한 것이 살포시 내려 앉았다.

눈... 눈이다. 눈이... 내리네?

오후 4시 24분. 그렇게 슬픈 첫 눈이 내렸다. 내 눈물과 함께




하나: 흑... 훌쩍... 헤,헴럽아... 눈... 이다...

헴럽: ... ... 눈... 이네... 윽.

하나: 이쁘...다...





엊그제 토요일.

헴럽이를 만난건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난 홀로 남겨졌다. 가까운 친척들도 없는데다... 친척들과는 사이도 좋지 않아서...

결국 난 혼자 살게 되었다. 물론 복지관이나, 여기 저기에서 도움의 손길이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나를

양녀로 삼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하지만 난... 난 거절했다. 차라리... 혼자가 낫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돈이 조금 있다. 그 돈으로 먹고 싶은것도 사먹고 옷도 사고 내가 쓰고 싶은만큼 다

쓴다. 학교는 공짜로 다닌다. 내 집안 사정을 알기에 학비는 면제 받고 있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너무 힘들고 힘들어서... 차라리 죽을까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막상 죽을려고 하니 무서워서 죽질 못했다.

하루 하루 사는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나를 걱정 해주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죽기가 힘들었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경제적으로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문제집 같은것도 여기저기서 공짜로 얻고, 헌책으로 구입도 해봤지만... 역시

힘들었다. 생할비에... 학습비에... 혼자 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원조교제였다.




처음... 남자와 했을때... 정말 죽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