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인연-

나 : “두...두번이라니...?”

나는 꽤 놀란 듯 물었다.

다희 : “오빠 나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나 : “그래 그 때 당시 너는 기차역 거지...-_- 아니 거기에서 자고 있었지...”

다희 : “뭐 물론 오빠한테는 덕규 오빠 때문에 더러워 보이려고 그랬다고

대충 둘러댔지만 나 그렇게까지 덕규 오빠 싫어하지는 않아...”

나 : “그럼 뭔데?”

다희 : “그 때 당시에도 죽으려고 기차 역을 찾아갔었어...

그리곤 정말 2박 3일 동안 고민을 했지. 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결국 죽기를 결심하고 바다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놓고 잠시 잠깐 잠이 들었어...

그런데 그 때 오빠가 나타난 거야...뭐 특별하게 나한테 뭘 해줬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단지 그냥 기차역에서 자고 있는 한 소녀를 걱정하며 감기 조심하라는

말 한마디를 단순하게 건넨 거였지만 나한테는 그게 아니였어”

나 : “........”

다희 : “세상이 날 버린 것 같고 아무도 나를 금성 그룹 회장 딸 이외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아주는 것 같은데 그 때 처음으로 나같은 여자한테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어...

그게 내가 죽음을 피하게 된 동기야...오빠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야...

나를 두 번씩이나 살린 대단한 남자라구~!!!

그러니까 제발 기죽지 말라구~!!!!

나는 오빠가 이제 무슨 짓을 한다 해도 이제 죽어도 못 버린다구~!!!!!!”

다희는 나의 모든 허영심을 한방에 무너뜨려 버렸다.

다희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른이었다.

내가 오빠 행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그렇게 흥분을 하는데도 다희만큼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오히려

나를 위로하며 꾸짖었다.

나 : “........”

나 : “다희야 저번에도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그냥 넘겼는데 아무래도 꼭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너를 두 번 씩이나 죽음에 이르게 만든

거냐? 그건 꼭 알아야겠다.”

다희 : “그...그건...”

나 : “말해줄 수 없니?”

다희 : “응 오빠 그건 미안해...나중에 차차 시간이 흐르면 말해줄게...”

나 : “됐어 그렇게 신경 쓰지 마 이제 다시는 그런 생각 안 가지면 되는 거지

안 그래? 이제 다시는 그런 생각 안 하기다? 알았지? 약속...”

나는 다희의 새끼 손가락에 나의 새끼 손가락을 꼬옥 걸고 약속했다.

동시에 나는 다짐했다.

나도 다시는 이런 생각 하지 않기로...

나 : “야 그런데 그 때 나한테 빌린 돈은 뭐냐-_-?

혹시 나 다시 보고 싶어서 일부러 빌린 거였냐? 하하하^^”

다희 : “그...그게...살려고 생각을 바꿔먹고 나니까 갑자기 너무 배가 고파지더라고-_-;;

그래서 맛있는 것 좀 사먹으려고-_-^”

나 : “야 그 돈 왜 안 갚아-_-? 빨리 갚아-_-^”

다희 : “또 오빠 예상 안 맞으니까 삐진 거지-_-?

남자가 쪼잔하게 뭐 그런 것 가지고 삐지고 그러냐...ㅋㅋ”

나 : “야 그래 나 소심한 남자다~이자까지 쳐서 내놔 알았어-_-?”

나와 다희는 다시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갔지만 내 머릿속은 그렇지 않았다.

반드시 다희의 아픔을 알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치유해 줘야만 했다.

도대체 그 가녀린 마음 속에 어떤 칼날이 들어가 있는지를....

그렇게 다희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아차~! 소원...하루만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깜빡했네...

나중에 이딴 거 말고 더 훌륭한 걸로 빌어야지...^^’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바로 도원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링~

나 : “도원이냐? 어 나 스메~~”

도원 : “헤어지기가 무섭게 전화질이냐?-_-? 왜?”

나 : “아까 내가 한 말 취소다...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도원 : “그래 이제야 내 친구 스메 같구나...잘 생각했다.^^

대신에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라. 내가 다 해결해준다.ㅋㅋ

아 그리고 내일 만나기로 한 거 아직 유효하다 다른 약속 잡지 마~~”

나 : “야 도대체 무슨 일인데 어제부터 계속 그러는 거야?”

도원 : “자세한 건 내일 만나서 얘기해줄게...”

나 : “알았어 늦지나 말아라...크크...”

도원 : “그래 끊는다....”

나는 도원이의 마지막 끊는다는 말투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나는 도원이와 알아온 지도 벌써 몇 년 째이다.

목소리만 들어보아도 뭔가 걱정거리가 있다는 것쯤은 금방 알아챌 수가 있었다.

녀석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뭔가 있구나...겉으로는 항상 웃고 있으니 속을 알 수 없는 녀석이지...’

그렇게 날은 지나고 해가 밝았다.

그렇게 놀아주라는 다희의 떼를 떨쳐내고 도원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왠지 초조해지는 나였다.

사나이들 사이에서의 뭔가 알 수 없는 뭉클한 것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뭉클한 거 말고*-_-* 이봐~! 상상하지 마!

여기에서 또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우리 엄마-_-;;

엄마 : “오늘은 다희 만나러 안 가니?”

나 : “응 오늘은 제끼기로 했어...”

엄마 : “무슨 다희가 수업이냐 제끼게....ㅡㅡㅗ”

나 : “그게 아니라 다른 약속이 있어서 그래-_-^”

엄마 : “다른 약속 있으면 취소하고 나가야 될 거 아냐~!”

우리 엄마는 다희의 집안을 알고 나서부터 쭉 다희 편이다-_-;;

나는 역시나 버린 자식-_-;;

다희 덕분에 다시 주워진 것 뿐이다-_-;;;

다희한테 고마워해야 되나-_-?

약속 시간이 임박해오자 나는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나는 평소와 다르게 일찍 나갔지만 도원이는 평소와 더더욱 다르게

일찍 나와 있었다.

나 : “도원아 너 어디 아픈 거냐?”

도원 : “뭐가?”

나 : “아...아냐 좀 아파 보이는 것 같아서....”

도원 : “헛소리 그만 하고-_-^”

나 : “그래 무슨 일인데 니가 이렇게 오바스럽게 불러내고 그러냐-_-?”

도원 : “나 학교 그만 둬야 될 것 같다...”

나 : “뭐?!! 왜?!!”

도원 : “그럴 일이 좀 있다. 너한테는 제일 먼저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오바스럽게 나온 거다...ㅋㅋ”

나 : “야 임마 그게 웃을 일이냐? 무슨 일인데 그래 말해봐~~”

도원 : “그냥 빙빙 안 돌리고 너한테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 학교 때려치고 주먹세계로 들어간다...”

나 : “뭐?!!!!”

#22-도원이의 결심-

나 : “뭐라구?!!! 다시 말해봐.....”

도원 : “나 학교 그만둔다구...”

나 : “아니 그 다음에 말한 거...어딜 들어간다구???”

도원 : “주먹으로 날릴 꺼라구 짜샤~^^”

나 : “지금 웃음이 나오냐고-_-? 물론 니가 싸움 잘하고 주먹 쎈 건 알겠는데

넌 질 자체가 달랐잖아??

넌 태권도로 나가려다가 만 녀석이 어떻게 주먹 세계로 들어갈 생각을 해?”

도원 : “그건 다 지난 일이고...^^

꼭 그렇게 편견을 가질 것 까지는 없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나는 비젼이 없어...뭔가를 해야 돼...”

나 : “그래서 기껏 고른 게 그런 거란 말이냐?

너 내가 아는 도원이 맞냐? 어제 나한테 한 말은 다 거짓이었냐?”

도원 : “내가 언제 거짓말 한 적 있냐?

나는 증오심 그 딴 거 다 필요없고 이 세계에서 최고가 되려고 가는 거다.

그러니까 그런 거에 비교하지는 마...”

나 : “쳇...그러면 하나만 묻자? 왜 그러는 건데? 갑자기?”

도원 : “그건 정말 미안한데 말해줄 수가 없어...좀 개인적인 사정이라....

나중에 때가 되면 차차 너도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퍽~

나는 갑작스레 도원이에게 한 방 먹였다.

나 : “이거 하나만 기억해둬라...니가 무슨 선택을 하든 나는 니 편이라는 거...

그리고 너는 뭘 하든간에 해낼 수 있으니까 보내는 거다...기억해라...”

도원 : “이해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아는 형 밑으로 들어가는 건데 자세히 알아봤는데 그렇게 저질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 조직이라고 하더라...그래서 가는 거야...”

나 : “그래...그래야 너답지...ㅋㅋ

그럼 나는 조폭 친구를 둔 셈이네?ㅋ 왠지 든든한걸? 하하....”

도원 : “조폭이라...어감이 아직 낯선데...ㅋㅋ”

나 : “후회 없는 거지?ㅎㅎ”

도원 : “그럼 물론이지....”

나 : “그럼 기념으로 오늘 술이나 진탕 먹어볼까? 둘이서?”

도원 : “고맙긴 한데 지금 가봐야 돼...이제 막 발을 들여놔서 할 일이 좀 많다...^^

미안하다 술은 내가 다음에 멋진 곳에서 사마...

그리고 스메야....미안하다...진심으로...”

나 : “뭐? 니가 나한테 미안해할 게 뭐가 있냐? 임마 어차피 너 인생이고

너가 결정하는 거야...웃기는 녀석일세...ㅋㅋ”

도원 : “그래.........후~~고맙다 그렇게 말해줘서....”

도원이는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는 건지 연신 나에게 그렇게 말해왔다.

나는 도원이를 보내는 마지막 순간에 도원이의 입에서 나온 짧은 한숨을

볼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고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왔던

도원이가 그런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빨리 헤어지는 바람에 나는 공시간이 많이 남아 버렸다.

그러나 이제 와서 다희를 만나자고 하기에는 좀 늦어버린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버지 도원이를 곁에서 좀 도와주세요...’

사실 도원이도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더 친해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둘이 만날 때는 아버지 얘기는 절대 입밖에 꺼내지 않는 게 어느새 암묵적인

철칙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근래 들어 도원이가 아버지 얘기를 자주 하는 것을 들었다.

결정의 순간에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싶다.

~연예인이 되어~연기와 노래~개그맨까지~~~

갑자기 내 핸드폰에서는 전화가 왔음을 알리는 컬러링이 울려 퍼졌다.

나는 발신자를 보고 다희임을 알아차렸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재빨리 받았으나 이미 끊겨진 상태였다.

‘-_-;; 이게 나를 갖고 노나??’

나는 재빨리 1번을 꾸욱 눌렀다.

신호음이 가는가 싶더니 이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원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나 : “니가 전화 통화 이까짓 거 가지고 나를 미치게 할 속셈인가 본데 어림없지.ㅋ”

나는 재빠르게 핸드폰 배터리를 빼버렸다.

나 : “흐흐 너도 당해봐라...ㅋㅋ

오늘밤은 궁금해서 잠이 안 오게 만들어주마....ㅋㅋㅋ”

나도 물론 궁금했지만 다희를 놀려주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게 조치를 취하고 나서 나는 무려 두시간 동안이나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다.

나 : “지금쯤 애가 타서 잠도 못 자고 있겠지?ㅋㅋ

훔 이제 뭐하지?? 이 정도면 됐으니 이제 켜줄까?”

음......

‘그런데 자고 있으면 어떡하지-_-?

전혀 무관심한 것 마냥 그냥 쿨쿨 자고 있으면 무슨 개쪽이야-_-^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_-;;

켜볼까? 아니야 그럼 내가 지는 게 돼-_-^’

나는 혼자서 별 쌩쇼를 다하다가 지쳐서 잠들고 말았다ㅡ_ㅡ;;

결국은 핸드폰을 꺼둔 채로....

드디어 핸드폰을 개통해 볼 시간~!!!

내심 기대됐다.

전화는 몇 통이 와 있을 것이며 문자는 몇 개나 와 있을까?

얘가 나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한 번 알아볼 기회다....ㅎㅎ

너무 잔인한가?--? 뭐 이 정도 가지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배터리를 끼우고 전원 버튼을 눌렸다.

~띠리리링~~

경쾌한 전원 소리와 동시에....

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

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딩디디딩 딩디디딩~~

‘우와~~엄청난데-_-乃

역시나 다희는 나를 많이 걱정했었어...ㅠㅠ 미안하다 다희야...

오빠가 다시는 안 그럴게...ㅠㅠ’

재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전화와 문자가 수십건이 도착해 있었다.

‘어라?’

그런데 희한하게도 어제 다희에게서 걸려오다 끊어진 전화 한 통을 제외하고는

친구 몇 놈하고 덕규가 죄다 걸었던 발신자였다.

‘덕규 이 녀석이 웬일이지?’

나는 덕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덕규 : “여보세요?!”

덕규는 뭔가 모르게 다급한 목소리였다.

나 : “나 스멘데 무슨 일로 이렇게 전화를 해댔냐?”

덕규 : “너 이 싯팔 어디야?!! 지금 당장 여기로 튀어 와...”

나 : “왜 화를 내고 그래?-_-;; 무슨 일인데?”

덕규 : “잔소리 말고 5분내로 튀어와 알았어?

여기 시내에 있는 내 사무실이다. 성주주식회사 가자고 하면 될 거야...”

덕규는 다분히 격한 목소리였다.

나 : “아 그러니까 왜 그러냐고?!!!”

덕규 : “다희가 없어졌다....”

나 : “뭐???”

#23-다희의 행방불명-

나 : “야 미안한데 한번만 더 말해줄래? 누가 없어졌다고?!”

덕규 : “야 너 지금 나랑 장난하냐? 다희가 없어졌다고~!!!

빨리 와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하자...”

‘아 싯팔...’

갑작스럽게 현기증이 밀려왔다.

나는 침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몸은 바쁘게 덕규의 사무실로 이동을 하면서 머리로는 차분하게 생각해봤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덕규는 필히 또 안 좋은 상상을 하고 있겠지만 나는 그럴 필요 없다.

이제 나는 다희를 믿으니까....

더 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어디로 간 걸까? 무슨 일로??’

몸이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생각이 잘 따라가 주질 않는다...

‘그냥 말없이 잠깐 어디 여행 비슷하게 간 거겠지...

원래 다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니까...^^

나도 아직 잘 모르는데...’

나는 성급하게 이렇게 단론지어 버렸다.

하지만 덕규의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에 덕규의 표정은 너무나 다급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 : “덕규야 차분히 설명 좀 해봐....

니가 너무 오바하는 것 같은데...다희 그냥 또 아무한테도 말도 안 하고

잠시 어디로 바람쐬러 갔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그 순간 나는 어제 다희의 전화 한 통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 :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다희가 어제 나한테도 전화를 하려고 하다가

끊겨서 못 받긴 했는데 나한테는 말하고 가려고 했나 보다...^^”

덕규 : “뭐?!!! 전화가 왔었다고? 그게 몇시쯤이야?!!”

나 : “어? 그...그게 밤 11시쯤이었나?”

덕규 : “그...그래서 끊겼어? 그 다음에는 전혀 아무 소식 없고?!”

나 : “어 바로 받았는데 끊겨서 못 받았는데...그 다음에는 전화를 못 받았지-_-^”

덕규 : “너 어제 도대체 핸드폰을 왜 꺼논 거야?!!

내가 그렇게 연락을 취했는데...”

나 : “어? 어...그럴 일이 좀 있어서...-_-;;;”

덕규의 행동에 나는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덕규 : “어젯밤 다희가 납치됐다.”

나는 아까 느꼈던 현기증을 아까보다 더 심하게 다시 한 번 느꼈다.

나는 곧바로 엄청난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그러면 어제 다희에게 걸려왔던 그 전화가....’

나 :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덕규 : “말 그대로 어젯밤 10시 40분경에 납치되는 걸 경호원들이 목격했어

경호원들이 손을 써볼 틈도 없이 사라져 버렸대...”

나 : “악~~젠장~~경호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대?”

덕규 : “다희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해서 갔는데 가는 도중에 순식간에

납치해서 차에 태워가지고 도주했나 봐...”

나 : “그럼 쫓아갔어야 될 거 아냐!!!”

나는 나도 모르게 흥분하고 있었다.

덕규 : “물론 쫓아갔는데 녀석들이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다.

차 두 대를 준비해서 다희를 실은 척 하고 먼저 한 대를 도주시키고

경호원들이 차를 타고 쫓아가자 진짜로 다희를 실은 나머지 차 한 대로

유유히 사라졌다. 보통내기 솜씨가 아냐...”

나 : “그래서 가짜 차량 운전자는 잡은 거야?”

덕규 : “잡기는 잡았는데 진술하기를 자신은 그냥 쉽게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을 듣고 그냥 운전만 해 준 아르바이트생이라는 거야...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진짜인 것 같다.”

나 : “개자식들...”

‘어젯밤 다희가 나한테 전화한 게 10시 50분경이었으니 그 때라면 납치되서

차로 싣고 가는 시점에서 몰래 나에게 통화를 시도한 거였구나.

그러다가 걸려서 통화가 끊긴 거고...

아 나는 그것도 모르고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배터리를 빼놨으니...

다희가 만약에라도 나중에 전화를 시도했었더라면...젠장...’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생각하다 보니 정말 아찔했다.

여차했다가는 나는 다희의 소중한 한 통화를 못 받았을 수도 있었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덕규 : “지금 사라진 지 10시간 가량 지났다.”

나 : “범인들에게서의 연락은?”

덕규 : “아직 없다...”

평소에는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이지만 나는 머리를 움켜쥐고 생각을 해야만 했다.

‘무슨 목적일까? 범인들은 어떤 유형일까? 도대체 다희를 어쩌려는 걸까?

지금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은?? 왜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걸까?’

나 : “니 말이 사실이라면 범인들은 필시 다희의 집안을 알고 접근한 걸 거야...

물론 목적은 돈이겠지...그런데 다희의 부모님께서는 이 사실을 아시는 거야?”

덕규 : “물론이지...그래서 바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는데...”

나 : “뭐? 경찰?! 돈을 노리고 하는 거라면 분명 전화를 통해 경찰에는 알리지

말라고 위협을 해올 텐데.

다희의 생명이 걸린 일인데 너무 성급하신 거 아냐?!”

덕규 : “다행이 상현이 형이 너와 같은 생각으로 말려서 아직 신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시가 급하다는 것은 맞아...”

나 : “상현이 형??”

덕규 : “아 너는 한 번도 안 봤지? 다희의 오빠다...”

나 : “아 그래 다행이구나...”

나는 이내 침착함을 찾았다. 이럴 때일수록 잘 판단하고 대처해야만 했다.

덕규 : “일단 나는 내 부하들을 풀어서 사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차에 관련된 것은 전혀 못 봐서 알 길이 없고 해서 이 쪽 세계에서

그런 쪽으로 유명한 녀석들 리스트들을 뽑아오라고 했다.”

나 : “그런 게 도움이 될까? 한 두명도 아닐텐데?”

덕규 :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지하 세계에서는 척하면 척이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지...발로 뛰기 때문에

인원만 많으면 금방이야....”

나 : “다희 부모님께서는 괜찮으셔?”

덕규 : “일단 나한테 맡겨놓고 약간 안정을 취하시라도 해놓았다.”

나 : “잘했다...지하 세계라....

도원이!!!!”

나는 그 순간에 번뜩 도원이가 생각났다.

‘아직 완전히 정착하지는 못했겠지만 어쨌든 첫 부탁을 해야겠구나...

미안하지만 너무 급해서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곧바로 전화 버튼을 눌려댔다.

~띠리리링~

신호음이 울리고 이내 도원이는 전화를 받았다.

도원 : “여보세요?”

나 : “아 도원이냐? 너 가자마자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부탁 좀 해야겠다.”

도원 : “오 그래~! 뭔데? 말만 해봐 형님이 다 해결해준다...ㅎㅎ”

나 : “지금 다희가 납치돼서 그러는데 혹시 그런 쪽으로 알아볼 수 있는

리스트 같은 것 좀 얻을 수 없나 해서...”

도원 : “뭐?!!! 야 너 지금 거기 어디야? 만나서 얘기하자...”

나 : “뭐? 여기로 온다고?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그냥 나는 정보만...”

도원 : “어디냐니까?!!!”

나 : “어 여기가...시내에 있는 성주주식회사라고 씌어 있는 건물인데...

4층으로 오면 된다...”

친구의 진정한 우정을 느끼고 있는 한 때였다.

아무리 친하다지만 이렇게까지 도원이가 발벗고 나서줄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면 그 동안 다희를 만나면서 도원이에게 도움 받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희를 찾고 나면 꼭 술 한 잔 사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거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덕규 : “지금 이 시점에 누구를 부른 거냐?”

나 : “어...내 친군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덕규 : “그래 이럴 때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게 낫지...”

곧 도원이가 뛰쳐들어왔다.

도원 : “뭐가 어떻게 됐다구?”

나 : “야 일단은 앉아라...”

#24-단결-

나는 다희에게 일어난 일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도원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도원 : “그럼 지금 필요한 게 니가 말한 리스트겠네?

그렇다곤 해도 그걸 알아내 봤자 각자 찾아내려면 엄청난 손발이 필요한데...”

나 : “걱정마라. 여기 든든한 후원자 덕규가 있다...

아참 너는 모르지? 인사해 여기는 덕규 새로 사귄 친구[?]다...;;”

도원 : “안녕하세요...보아하니 저랑 같은 일을 하시는 것 같군요...

앞으로 자주 뵙게 되겠네요...”

덕규 : “아 형씨도 나랑 같은 과요? 일단은 한 배를 탔으니 그런 건

나중에 말하기로 합시다...잘 부탁합니다...”

도원 : “스메야 일단은 애들에게 연락을 해놔서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일 거야...”

나 : “야 너 그러고 보니까 막내 아니였어-_-? 밑에 누가 있다는 거야?”

도원 : “내가 형님 눈에 좀 들어가지고 좀 빨리 치고 올라갔다.”

나 : “어쨌든 잘 된 일인 것 같구나...

아...다희는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후~~~”

내 입에서는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나 : “내가 이렇게 힘없는 소리를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일단 계획을 짜 보자....리스트가 나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되지?”

덕규 : “일단 나오면 계획은 이렇게 된다...

그 쪽 애들하고의 측근들을 이용해 연락을 취한 뒤 은근슬쩍 정보는 캐내

못 알아채게 알아보는 거지...

일단 웬만하면 이 그물망 안에서 놀 거야. 걸려들 게 틀림없어...”

덕규의 눈빛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사무실에서 멍하니 기다린 지 어느덧 4~5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다희가 납치된 지는 14~15시간 정도 가량이 지났다.

점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 : “덕규야 원래 이때쯤 되면 전화가 와야 되는 거 아냐?”

덕규 : “뭐??”

나 : “아닌 게 아니라 분명 목적은 돈일 테고 돈을 받으려면 이 정도쯤에서

전화를 해서 얼마를 원하는지 어디로 갖고 나오라는 둥 그런 얘기를

해야 맞는 거 아니냐고?”

덕규 : “흠...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좀 더 기다려봐야지 별 수 있냐?

일단 주도권은 상대편에게 있으니 우리를 좀 초조하게 만들어

판단력을 흐리게 하려는 수작일지도 모르지...”

확실히 덕규는 평소의 모습은 몰라도 이런 분야에서의 덕규의 판단력은

탁월한 듯 보였다.

나는 점점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아무 일 없어야 한다...

아니 아무 일 없을 거다...

나는 내 자신을 달래고 있었다.

~달카닥~

이내 문이 열리고 덕규의 부하들이 들어왔다.

갈치 : “형님~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리스트는 뽑아 놨습니다.

바로 행동 개시합니까?”

덕규 : “음 그래 각자 조를 나눠서 질질 끌지 말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모두 다른 장소에서 한 시에 움직이도록 해...

누군가가 알아보고 다닌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알았지?”

갈치 : “네 형님~”

나 : “덕규야 우리도 이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잖아?

뭔가 할 일이 없을까?”

덕규 : “솔직히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없다...

어느 정도 도주 정보를 흘리고 갔다면 모를까

이번 것은 너무 깨끗해...우리 쪽에서 조용히 움직여야 해...”

내 마음이 급해지면 급해질수록 적들에게 유리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불안감과 초조함이 쌓여가는 것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렇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에

또 한 번 문소리가 들려왔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한 분 들어오셨다.

인자해 보이시는 인상에 나까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누굴까? 조직의 보스?’

덕규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 “음 그래...”

덕규 : “스메야 너는 처음 뵙지? 인사드려 다희 아버님이셔...”

나 : “핫...안...안녕하세요...스메라고 합니다...”

아버님 : “음 그래 다희에게 이야기는 간간이 들었네. 만나서 반갑네...

우리 다희하고 교제하고 있는 중이라고?”

나 : “아...네...”

언젠가 아버님을 만나면 당당하게 말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막상 앞에 서니 위축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왠지 내가 죄를 지은 것만 같은 느낌...

아버님 : “흠 일단은 지금 급한 게 있으니 교제에 대한 것은 나중에 얘기하세...”

나 : “네...”

‘나중이라...’

아버님 : “덕규야 상황이 어떻게 되가는 거냐?”

덕규 : “네 아저씨 지금 어느 정도 용의자를 선출해서 알아보러 갔어요..

걱정 마세요 분명히 이 안에 있을 테니...

제가 보장하겠습니다...그러니 경찰에 알리는 것은 조금만 더 미뤄주십시오...”

아버님 : “흠...그래 너만 믿고 있으마...제발 우리 다희를 무사히...

집으로만 돌려보내주거라...내 평생 이 은혜는 잊지 않으마...”

덕규 : “뭘요...다희 일인데 당연히 제가 나서야죠...

그런데 왜 혼자 오셨어요? 아주머니는요? 아주머니도 걱정 많이 하실텐데...”

아버님 : “그래도 집을 비우면 안 될 것 같아서 내가 그냥 있으라고 했다.”

덕규 : “잘하셨네요...”

‘다희의 어머니라면 새어머니??’

아버님 : “그런데 범인들이 원하는 것은 그냥 단지 돈일 텐데..

안전하게 돈을 줘 버리고 끝내는 게 낫지 않겠니?

나는 다희의 목숨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도박 같은 것은 원치 않는다...”

덕규 : “하지만 아직 전화조차 오지 않고 있어요.

전화가 올 때까지 넋 놓고 기다리는 것보다 이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책은

해 놓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사전 작업을 해 놓고 있는 겁니다.”

나는 그 상황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 도대체 내가 이럴 때 다희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럴 때마다 너무 큰 자괴감을 느낀다.

덕규 : “아버님은 일단 집에 들어가셔서 혹여나 미행이 붙을 수도 있으니

잘 살피고 들어가셔서 집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야 됩니다.

어디서 쳐다보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버님 : “알겠다...잘 부탁한다...”

나 : “아버님 제가 꼭 다희를 구해내겠습니다...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아버님 : “그래 알겠네...고맙네 다들...저 사람은 누구인가?”

아버님의 눈은 도원이에게 주목되어 있었다.

도원 : “네 이도원이라고 합니다. 스메의 친구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해서 도울 게 없을까 해서 왔습니다.”

아버님 : “사람은 그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스메군 자네는 좋은 친구를 두었구만...허허...”

아버님은 정말 쓸쓸하게 한 번 웃으시고 돌아가셨다.

그래도 처음으로 웃는 모습을 봐서 약간은 흐뭇했다.

내가 힘이 되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다희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나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된다.

‘다희야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니?

너를 지금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을 놔두고...

어디서 뭘 하는 거니...대답 좀 해주렴...’

#25-다희의 행방-

~띠리리링~

이번에 울린 것은 도원이의 핸드폰이었다.

도원 : “여보세요? 응...내가 알아보란 것은 알아봤어?

뭐?!! 거기 어딘데? 젠장....”

나 : “왜 무슨 일이래?”

도원 : “스메야 미안하다 나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은 가보고 지속적으로 알아볼 테니 너무 걱정 말아라...”

나 : “야 너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여기 일에 너무 신경 곤두세우지 말고

부디 몸조심해라...”

도원 : “어 그래...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라. 간다...”

그렇게 도원이도 떠나갔다.

나랑 덕규만 남았고 덕규는 애꿎은 담배만 태울 뿐이었다.

나 : “덕규야 다희 괜찮겠지?”

덕규 : “안 괜찮으면?”

나 : “아니 그런 의도로 물어본 게 아니잖아...;;”

덕규 : “정신 사나우니까 그냥 조용히 있자...”

나 : “그런데 니가 생각하기에는 안 이상하냐?

아무리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다지만 지금 솔직히 너무 오랫동안

연락이 없는 거 아니냐고?”

덕규 : “사실 나도 아까부터 그게 마음에 걸리던 참이다.”

나 : “아 차라리 돈 내 놓으라고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

~띠리리링~

‘아 깜짝이야...’

긴장이 되니 사소한 것에도 흠칫흠칫 놀라고 만다.

덕규 : “여보세요...어 어떻게 됐냐? 뭐? 그래? 확실하냐?

어 알았다 대기하고 있어라...”

나 : “뭐래?”

덕규 : “아무래도 중동파 애들인 것 같다...생각보다 골치 아파지겠군...”

나 : “내가 그쪽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조폭들이 요즘에는 납치같은 것도

하냐? 다른 돈 되는 것도 많은데 왜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그런 것을

하는 거지...?

덕규 : “조폭들은 그런 추잡한 짓 안 한다. 아무래도 뭔가 있는 것 같다.”

나 : “야~! 그렇다면 너를 노리는 것일 수도 있잖아?!!”

덕규 :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를 노렸다고 해도

나 같았으면 이미 연락을 취했을 거다.

인질을 데리고 있다는 식으로...”

나 : “그렇긴 한데...어쨌든 빨리 움직이자...”

그렇게 우리는 덕규의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덕규의 부하가 있는 곳으로

순식간에 달려갔다.

덕규 : “갈치 자세히 상황 설명해봐...”

덕규는 도착하자마자 다짜고짜 부하를 붙잡고 소리를 질러댔다.

아무래도 덕규도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다희가 납치된 지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지나도록

범인들에게서의 아무런 연락도 없었기 때문에 더 불안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더욱더 가빠지기만 했다.

갈치 : “네 형님~중동파 구역을 살펴본 결과 평상시대로 영업을 모두 개시하고

있긴 한데 평소보다 현저히 적은 인원 즉 최소의 인원으로 모든 영업구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인력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거기에 지금 웨이터로 잠입해 있는 기철이가 업소 내에서 중동파 애들이

여자 납치가 어떻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덕규 : “그럼 우리는 일단 그쪽으로 이동한다. 갈치 빠져나간 인원들의 행방을

알아봐...”

갈치 : “네...형님...그런데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렇게 인원이 비었을 때 중동파를

치는 것이 어떠신지?

성공만 한다면 큰 형님 눈에 제대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덕규 : “니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다.

이해해다오...”

갈치 : “네...저는 형님을 믿겠습니다...”

덕규는 부하들을 확실하게 리더하고 있었다.

단순한 힘의 지배가 아닌 마음과 마음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이런 것을 듬직하다고 하는 건가?’

나는 나에게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덕규는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덕규 : “네 아저씨 저 덕규에요...아직까지 전화가 안 온 건가요?

네...네...

그럼 수고스러우시더라도 계속 좀 대기해 주세요...네...”

나 : “아직 전화가 안 왔대?”

덕규 : “응...도대체 이것들이 원하는 게 뭐지?”

나 :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가자~~”

우리는 그렇게 중동파의 업소라는 한 클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웨이터 : “뭐...뭐야? 넌 성주파 아냐?! 여긴 뭣하....욱....”

덕규는 다짜고짜 한 놈을 한 주먹으로 날려버리고 밖으로 끌고 나왔다.

덕규 : “너 나 알지?”

웨이터 : “그럼 당연히 알지 개자식아 너 성주파의 오른팔 아냐?”

덕규 : “[빙긋]그럼 내가 왜 왔는지도 알겠네?”

으악~~~

덕규는 일을 함에 있어서는 평소의 모습을 버리고 프로답게 행동했다.

웨이터는 팔이 부러져 가면서도 절대로 불지 않았다.

아니 모르는 것만 같았다.

덕규 : “독한 새끼 끝까지 의리랍시고 입을 안 열 거냐?”

웨이터 : “아 젠장 모른다고 모른다고~!!!

왜 생사람을 잡고 그래~!!!! 아 싀팔 내 팔....윽..”

덕규 : “미안하지만 너희들이 납치에 관련된 말을 한 것을 들은 사람이 있어서^^

어떡하지? 나머지 팔 하나도 부러뜨려줄까?”

웨이터 : “그건 그냥 위에 형님들이 그런 것을 한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그것에 관련된 얘기를 했을 뿐이야...

정말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씌팔~!!”

덕규 : “흠....아무래도 진짜 모르는 것 같네...미안^^

하지만 욕할 필요까지는 없었잖아 그렇지?”

웨이터 : “아...안돼...으악~~~~~~”

덕규는 나머지 팔 하나마저 부러뜨려 버렸다...

옆에서 나는 흔치 않은 광경에 마음에 끔찍함이 앞섰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또 다희 생각으로 내 머릿속은 가득차 버렸다.

덕규 : “이런 식으로는 알아보기 힘들 것 같다.

아무래도 상당히 비밀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그 때 우리의 곁을 지나가던 검은색 승용차가 멈추고

소위 갈치라던 그 사람이 내렸다.

그 사람은 헐레벌떡 덕규에게 얘기했다.

갈치 : “형님 중동파 애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알아냈습니다.”

덕규 : “뭐? 그게 어디야?!!”

갈치 : “그게...일단 타시죠. 가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면서 갈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갈치 : “형님 아무래도 명성호텔에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평소의 인원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인원을 가동시키고 있고 감시도

강화시켰습니다.”

덕규 : “흠...아무래도 애들을 모아야겠다. 애들 다 끌어모아...”

그 때 때마침 도원이에게 연락이 왔다.

나 : “어 그래 도원아 급하다는 일은 잘 마무리 된 거냐?”

도원 : “어...그래 지금 어떻게 된 거냐?

다희는 찾아냈어?”

나 : “어 지금 짐작가는 곳이 있어서 거기로 이동하고 있다.”

도원 : “거기가 어딘데? 지금 간다.”

나 : “어 지금 덕규랑 같이 명성호텔로 이동중이야...”

도원 : “어떤 미치신 분들이야?”

나 : “어 덕규 말로는 중동파 애들이라는데?”

도원 : “뭐~?! 너 내가 갈 때까지 절대로 들어가지 말고 꼼짝말고 있어!!!!

지금 곧바로 갈 테니까 내 말 들어! 들어가지 말아라~!!”

나 : “뭐?? 왜 그러는 거야? 어쨌든 알았다...

빨리 와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도원이의 말투에서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 조직인가?’

그렇게 통화를 끝마치고 나는 차량 창문으로 저 멀리 비춰지는 호텔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최고급 호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이런 호텔이 있었다니..;;

내가 너무 좁게 살았구나...’

나는 전혀 와본 적 없는 곳을 온 사람처럼 어색하게 둘러보고 있었다.

웅장한 모습이 밑에 지나가는 차량들을 잡아먹을 듯이 건물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 있었다.

~달카닥~

옆 건물 주차장에 주차를 시킨 나와 덕규는 조용히 내려 호텔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나 : “어떤 것 같냐?”

덕규 : “아무래도 이상하긴 하군...저 녀석들 봐~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어...마치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요즘 들어 내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떠나가지를 않고 있다.

나와 덕규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성난 늑대처럼

으르렁거리며 옆 건물을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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