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SF를 좋아한다. 특히 거대생물과 외계인이 등장하여 인간들을 사냥하고 인간들은 그들에 대항하며 그 와중에 서로 분열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좋아한다. 고로 예전에 이미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답습했었다. 1편빼고는... 공룡나온다고 다 쥬라기 공원이냐 ㅅㅂ하는 거였지만.

좌우간 잡설은 뒤로 하고, 1편을 상대적으로 계승하는 작품이란 말에 보러가봤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한 단어로 묘사하자면, "공룡"이다.


※그래픽 :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 비해 CG가 발전한게 눈에 보일 정도다. 특히 '공룡'의 그래픽 발전이 놀라울 정도여서 1편의 플라스틱처럼 보였던 공룡보다는 좀 더 도마뱀스러운 피부를 자랑했다.

좀더 움직임도 자연스러워졌고 특히 맨마지막 공룡끼리의 전투는 상당히 부드러웠고 할리우드답게 다 때려부수는 장면만큼은 훌륭했다.

（다만 햄스터볼타고 초식공룡 무리 돌아다닐땐 조금 어색했다.）


※스케일 : 공룡급으로 점점 커지는 스케일. 섬이라는 점은 1편과 다를바가 없으나 관광단지급으로 수만명이 출입하는 섬이 배경이며 그만큼의 스케일을 감당하려면 공룡도 많아져야 하고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수천명은 되야하는 데 그건 충족.

（사실 영화를 보다보면 유전자 조작공룡보다는 익룡이 더 무섭다）


※스토리 : 이 영화의 "공룡"스러움의 극치다. 개연성이 수천만년 전에 멸종했다. 화석 마냥 중간중간에 쥬라기 공원1에 대한 오마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봐줄 수가 없을 정도. 결말 역시 운석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종처럼 어이가 없을 정도. 위의 영상미를 다 말아먹었다.

게다가 한국드라마 마냥 꼭 러브라인을 만들어야 했나라는 의문이 드는 뜬금없는 키스신때는 익룡들이 그들의 목을 뜯었으면 했다. 차라리 18세로 만들고 연인 중 한 명이 사지절단나는 영화로 만들었으면 몇 배는 나을 듯 싶다. 그러면 교감하려는 자와 야생의 본능 사이에 딜레마가 생겨 회의감을 주는 소재로 쓰일 수 있을테니

P.S 랩터 4룡방의 이름은 포네틱 코드로 이루어져있는데（찰리, 델타, 에코） 사실 서열 1위인 블루는 브라보라고 부르기에는 좀 많이 어색한 이름인지라 바꾼 걸로 추정된다.


※고증 : （암으로 사망한 이과생의 글입니다）

애초에 SF에 고증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나 항상 과학자는 매드사이언티스트 취급당하는 건 슬픈 일. 과학자들은 공룡처럼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고 윤리강령을 따릅니다 ㅠㅠ


※결말 : 렉시야 보고 싶었어 ㅜㅠㅠㅠ

사실 백악기에나 등장한 티라노사우르스는 쥬라기공원을 통해 쥬라기 시대 공룡으로 잘못 낙인찍힌 불쌍한 존재건만 덕분에 스펙상으로도 우위인 다른 공룡보다도 유명세를 얻었다.

쥬라기 공원1에서 부쉬 속의 학살자인 랩터와 더불어 제일 인기스타였으나 월드에서는 초창기 관광씬에서 먹이주는 모습 이외에는 랩터에 묻히나 했으나...


아직 티렉스는 죽지 않았다.


클레어가 조명탄을 들고 유인할 때 뛰어오는 그 모습은 1편을 본 자라면 심장을 붙잡고 봤을 그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덕분에 월드1에서 주인공으로 부상하려던 랩터 4마리를 당당하게 묻어버리고 추억 보정으로 보스급으로 떠올랐다（최종보스는...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공룡 간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총평 : 타임킬링용 영화급은 아니나, A급이 되기엔 좀 많이 모자란 영화. 속편의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어 왕위를 계승하기는 좀 모자라보인다. 다만 출시후 10년이 훌쩍 넘은 쥬라기 공원의 팬들은 오마쥬와 서비스 공룡씬들에, 그리고 앞선 편들의 상대적으로 졸작스러움（...）덕분에 상당히 즐겁게 볼 수 있을것이다.

별 점수 주자면 ☆☆☆. 스토리만으로 2개를 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