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녀가 들어가고도 한참을 그집앞에 서있었다.





처음엔 혹시 그자식이 올까봐였던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냥... 그냥 서있고 싶었다.























집에돌아와서 샤워를 했다.



기분이 머같았다.







학생이기에 공부하려고 수학책을 펴보았으나 숫자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고



컴퓨터를 하려고 켜보았으나 컴퓨터를 즐겨하는 편이 아니라 인터넷 창만 띄워놓고 뭘할지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냥 그렇게 해가 지고 바이크를 끌고 밖으로 나섰다.



한때 바이크 없는 나는 상상할수도 없었지만 어둠의 세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은뒤로는 바이크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 기분전환에는 바이크밖에 없을듯 싶었다.



'미안해, 시원하게 달려보자'







기분좋은 바람이 내 몸을 휘감고 기분좋은 속력이 내 마음을 해방시켜 주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가슴한켠이 뻥 뚫린듯한 시원한 느낌을 받고서야 집으로 들어갔다.





다시 씻고 잠자리에 누으니 11시가 넘었다.







기분좋은 마음으로 누워 자려고 하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지이이잉....







누구지?









"여보세요"











"...."











"여보세요"











"저기... 나 ..서진이야"







서진이다.



이시간에 왜? 무슨일이라도 있는걸까?



알수없는 전율이 느껴졌다.







"응"









"저기... 아까 낮에 고마웠어..."









서진이가 내게 먼저 연락하고



서진이가 나에게 고맙단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훌쩍임과 약간의 떨림이 있는듯 했다.



아마 울었던 모양이다.



많이 아팠겠지...



많이 힘들었겠지...







"응"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뭔데?"









"그냥 없던일로 해주면 안될까?"









없던일? 뭘?









"뭘?"











"아까 낮에...너 내일 진석이 보면 때릴거 같아서..."









'그녀석 이름이 진석이였나보다.'









"...."











"걔가 날 많이 좋아해서 그런거니까... 내가 못되서 그런거니까... 하지마..."







그녀가 울고있다. 대체왜?



그녀가 못됬다고? 어째서...



난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사실 진석이가 나한테 여러번 고백도 하고 했었는데... 난 매정하게 거절했었거든..."







이런 일을 왜 내게 말하는 걸까?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그녀의 부탁에 난 '응'이라고 할수밖에 없었다.











"응.."





그녀는 여러번 나에게 되묻고는 전화를 끊었다.



내가 그녀를 구해줬는데... 그녀는 오히려 진석이라는 자식을 걱정하는듯했다



속으론 서운했지만 내가 뭐라할수없기에....

























학교에서 1교시가 마친후의 쉬는시간은 풀이 죽어있었다.



그리고 2교시가...3교시가...4교시가... 시간이 갈수록 녀석의 얼굴은 밝아졌고



사과하러 올줄알았던 그자식은 내 짝꿍인 서진이에게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어 복도를 활보하며 시끄럽게 떠들던 녀석의 소리에 괜히 불쾌해졌고



5교시 쉬는시간이 되어 다른여자애랑 장난치는 녀석을 보는순간 욱 하는 감정이 치솟았다.











정신을 차렸을땐 녀석은 바닥에 쓰려져있었고 여기저기 있는 피와 주변에 몰린 아이들이 만이 내게 어떠한 상황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 무리중에 한명이였던 녀석이 그녀석을 업고 양호실로 데려가고 다른 친구들은 주변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서진이가 내게 다가왔다.











"병신"











서진이가 울고있다.



그녀가 울고있다.



내가 그녀를 울렸다.



뺨이 얼얼 하다.

















수업종이치고 선생님이 들어오고 수업이시작됬다.



하지만 내짝꿍은 없다.



다음수업 시간에도... 종례시간에도... 그녀는 없다.







종례가 끝나고 친구들과 모였다.



다행이 진석이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코피가 나고 입술이 터지고 그냥 여기저기 약간의 멍 정도만 있다고 한다.



어딘가 부러지거나 금이갔다면 상황은 커졌을테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였다.



애들은 날 다시봤다는듯이 이야기했다.



처음에 나랑같이있던 애는 효민이였는데 효민이 말에의하면 내가 녀석을 발로 차고 미친듯이 때렸다고 한다.







뭐 예전에도 정말 화가나면 기억이 안났던 적도 여러번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그나저나 그녀가 울었는데...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