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3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고3이다.

대한민국에서 고3으로 지내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겪어본 자들은 잘 알터,

어느덧 결전의 날이 다가온 것이다.
수능.

수능 바로 전날에는 일찍 자는게 좋다고 그래서 일찍 잠들었기때문일까...
새벽 5시에 벌떡 일어나버리게 되었다.
사실.. 긴장한 탓인지 시간시간 단위로 깨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했다.

조금이라도 책을 더 보기 위해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먹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서는 어머니께서 벌써 일어나셔서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어..엄마.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거야."
"응? 엄만 원래 늘 이시간이 일어나잖아."

생각해보니 나 보다 늦게 일어나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고3이 되고 나서 늘 공부에 찌들어 살다보니 최근 집안에 신경쓰지 못한거 같아 죄송스러웠다.
하지만...
오늘이 바로 수능날이지 않은가.

"엄마 나 씻고 올테니까 밥 차려줘."

난 재빠르게 씻고와서는 책을 손에 들고 식탁에 앉았다.
어머니는 재빠르게 상을 차리기 시작하셨는데...

"엄마.. 이게 뭐야?"
"응? 뭐가?"

뭐냐고 묻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난 말했다.

"엄마..나 오늘 수능 날인지 몰라서 그래? 미역국을 끓이면 어떻게 하자는거야?"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린 나..
어머니는 미안하다는 투로 말했다.

"미역국 먹으면 미끄러진다는거 다 헛소문이야."
"그래도.. 그렇지..!! 떨어지면 엄마가 책임질꺼야??"

"...그래 미안하다.."

.....
수능 치는 날 아침부터 언성을 높이게 되다니..
그것도 엄마에게.. 순간적으로 욱해서 저지른 일이었지만..
그다지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

난 신경질 스럽게 밥을 다 먹고서는
옷을 갈아입고 시험칠 준비를 마친 뒤에 집을 나왔다.

나오면서 다녀오겠다는 둥, 시험 잘치겠다는 둥.. 그런 소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서 나온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지금은 시험이 중요하다.


버스에 앉아 책을 보고 있던 중이었다.
진동으로 해놓았던 폰이 울렸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잉.'

문자면 금방 멈출텐데, 계속 오는걸 보니 전화인가 보다하고
폰을 꺼냈을땐..



디데이가 울려댔다.


[엄마생신]



.....뭐야.. 오늘이.. 엄마 생일이었어?
.....

그럼 미역국도...













지금입니다.

지금..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후회하는게 인생이라지만..

조금이라도 덜 후회스럽게.....

지금 당장이요..







"엄마 사랑해요!!!!!!"

"니 미친나 갑자기 와 카노."

"......엄만 무드를 몰라. 흥"

"앗~ 찌랄."

".......덜덜덜"






by 도도한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