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상입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오랜만에 웃대에 들르게 됐네요..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그런지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신만큼

저도 제가 쓸수 있는 최대한의 재미있는 글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


얼마전, 서울에 흰눈이 펑펑 내리던..

그리고 피부세포까지 얼어붙을정도로

무지무지하게 추웠던 그 어느날..



나는 강남에 있는 한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중이었고,



아침에 몇분만 더 눈을 붙이고 출근을 한다는게

날도 춤고 해서

자꾸만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다보니

너무 오랫동안 눈깔을 쳐 붙이고 있어서-_-

아예 침대에 자빠져 코까지 골 정도로 자게 되었다.





미친놈

-_-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사랑스러운 나의 엄마는

내 꼬라지가 한심했는지

발 뒷꿈치로 내 후두부를 강타하시더니




엄마 : 빨랑 출근 안하면 구워 먹으리

천상 : 어.. 알았어-_-;;



엄마의 협박에 못이겨

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이불을 뒤로 한채

이불과 눈물의 작별을 하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계를 쳐다보았다.





천상 : 9시네.












천상 : 좆됐네.



-_-





회사에 제시간에 출근하려면

8시 30분 정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밖을 나서야 하는데

30분이나 늦어버렸다.




안그래도 요즘 일 못한다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회사에서 갈굼먹는데다가

이런식으로 밉보이다간 회사 짤릴 것 같은

안좋은 예감이 날 두근거리게 하는 지금-_-




난 그때부터 정신을 잃고

거의 초인적인 스피드로 집밖을 나섰다.





천상 : 엄마, 나 갔다올께!!

엄마 : 뭐 빠뜨린거 없어?

천상 : 없어 말시키지마셈

엄마 : 왠지 뭔가 빠뜨린거 같은데..

천상 : 아 몰라 ㅅㅂ 늦었어




난 엄마말은 듣지도 않고

밖으로 뛰어나왔는데

엎친데 덮쳐서 응응*-_-*한 격이라더니..-_-

어제완 다르게 날씨가 매섭게 추웠고

거기다가 눈까지 새하얗게 쌓여있었다.



이놈의 눈들이

내가 회사 잘리는걸 축복이라도 해주려는 구나..



난 고마운 마음에

눈 위에 똥이라도 한줄

싸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일단은 더 늦지않게 출근하는게 중요했기에

겨드랑이 털이 네박자로 살랑살랑 휘날리도록

냅다 지하철 역까지 뛰어갔다.




날씨가 좀 춥다보니

뛰어가면서 흘린 눈물과 콧물이

내 얼굴에 그대로 굳어서

미시시피 아마존 강처럼 길게 뻗어 얼어버렸다.

-_-




집과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조금 먼 편이다보니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렸는데도

10분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난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늘 하던대로 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서 교통카드를 찍었다.








이랬어야 정상인데



아무리 옷을 뒤져봐도

지갑이 쳐 나오질 않았다.

-_-





이건 또 무슨..

복날에 개 대신 오리너구리를 잡아먹는 것보다

더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란 말인가..




평소에 늘 내곁에 붙어있던 지갑녀석이

왜 하필 이런 긴급한 순간에 없어진건지..



생각해보니

지갑을 내 책상위에 놓고 왔음을

알게 되었고..

다시 집으로 가서 지갑을 가지고 올까 생각을 했지만

그러기엔 이미 너무 시간이 늦어버려서

난 그 자리에서 똥 못먹어서 금단현상 걸린 똥개마냥

발을 동동 구르며 서있었다.






동동~

동동~

-_-






주머니를 뒤져보면 아무리 못해도

지하철 차비할만한 돈은 나올법도 한데

이상하게 그날은 주머니에도 돈이 없었고,

난 과감하게 개찰구를 뛰어넘어서

월승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_-

평소에 소심하기로 유명한 나로선

정말 엄청난 결심이었다.




이렇게까지 하지않으면

내가 회사에서 짤리게 생겼기에..




난 일단 주위를 살펴

지하철 관계 직원들이 없는지

경계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잘 보이지 않을법한

사각지대의 개찰구 하나를 찾아냈다.






천상 : 오호!!! 바로 여기다!!



난 흥분한 나머지 큰 소리로 외쳤고,



눈물 콧물을 얼굴에 쳐바른 새끼가

좋다고 실실 쪼개면서

괴성을 지르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지하철에 왠 미친놈이 있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_-





후후..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난 이미 나의 살길을 찾았으니

그저 좋을 뿐이었다.





난 주위를 살살 둘러보면서

이때다 싶은 순간에

냅다 개찰구를 향해 돌진을 했고

평소 개미핥기도 한번보고 놀랬다는

그 엄청난 점프실력으로 개찰구를 뛰어넘었다.




'웃차!!!'





그 장면은 마치 치타에게 쫓기는

한마리의 톰슨가젤이 푸른 상공을 향해

높이뛰어 오르고,

그 모습이 찬란하게 빛나는 오색빛 태양과

멋지게 디졸브되어 펼쳐지는

한폭의 수채화도 같은 장면이었다.

-_-




하여튼..

멋진 모습으로 점프를 하는데에 성공한 나는

스스로 감탄을 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데

점프에서 내려오는 과정에

개찰구 막대와 내 발목이 걸리는 바람에

멋드러지게 그 자리에서 꼬꾸라져 버렸다.

-_-





'쿵!!!'




하여간 내 인생은

뭘 해도 잘 풀리는게 없다 -_-




발목은 개찰구에 걸리고

머리는 땅바닥에 쳐박은 채로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과연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냥 미친척을 할까?

-_-




아하!!

죽은척을 하면 되겠구나!!















병신같은 놈..

-_-






그때 시각 9시 20분..

늦은 아침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출근하는 사람이 북적일 시간이었다.

그 북적이는 사람들이

오직 나 하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태어나서 세번 운다는데

난 왜 그렇게 그때 서럽던지..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다시 일어나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공익근무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하면서 다가오는게 아닌가?



아무래도 내가 표안내고 월승한걸

지켜본 모양이었다.




좆됐다.

-_-






난 뒤도 안돌아보고 냅다 달려갔는데

아무래도 지하철 승강장 안이다보니

도망칠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난 결국 자판기 옆에 쭈그리고 앉아

혼자서 훌쩍거리며 숨어있다가

지하철이 도착하자마자

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의 타이밍에 맞춰서

냅다 탑승해버렸다.

-_-




그 쫓고 쫓기는 상황이

어찌나 스릴있던지

마치 내가 액션 영화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랄까?

또다시 기분이 흐뭇해진 나는

혼자서 실실 쪼개기 시작했다.






천상 : ㅎㅎㅎㅎㅎㅎ








주위의 시선이 별로 좋지 않았다.

-_-

하긴..

그지같은 꼬리지를 하고 있는 왠 청년이

복잡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혼자 쳐웃고 서있으니-_-;






아무튼.. 기분좋게 회사까지 도착한 나는

아차!!

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지하철은 개찰구가

입구에도 있지만 출구에도 있다.







이런 십알 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회사가 있는 곳이 강남이다보니

사람은 미칠듯이 붐비고 있었고

여기서도 냅다 개찰구를 점프했다간

그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어떤 시선을 받을지..




이미 그지같은 꼬라지가 된거

차근차근히 구걸이라도 시작해서

차비를 다시 모아볼까?



별 개같은 생각이 다 들었다.

-_-





결국 그 인파를 제치고

개찰구를 뛰어넘어

회사까지 미친놈처럼 질주했음

-_-




내가 살다가 학창시절에

100미터 달리기 기록 측정한 이후로

이렇게 죽기 살기로 뛰어본적은 처음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지하철 직원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중에 꼭 900원 갚을께요-_-;;





읽으시면서 조금이라도 즐거우셨다면

추천한번 눌러주세요-_-;

저도 추천 많이 했더니 애인이 생겼... 쿨럭;;

하지만 자추라는거~~ ㅋㅋ





♣ 더 많은 글과 웃음을 공유하는 곳 。

　‥ 『 천상의 네버엔딩 스토리 』 - http://cafe.daum.net/chyun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