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박해일, 신민아 씨가 주연하고
장률 감독이 연출한 '경주'를 보고 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률 감독님의 영화를
이번에 처음봤는데 상당히 기이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네요.
（전작들과 대개 비슷한 면이 있으시면서도
사뭇 다른 분위기가 공존한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경주라는 공간적인 배경과
7년만에 찾아와 1박2일동안 머무는 시간적인 설정이
영화에 잘 녹아들어 씁쓸하면서도
한 편의 시와 같은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부분부분적으로 지아 장 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가 떠오르기도 하고,
몇 장면을 보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생각 나기도 합니다.
（당연히 술 마시는 장면이겠죠. ㅎ）


친한 형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간략한 서막과도 같아 보입니다.

이 영화의 공간적인 배경이
제목이기도 한 '경주'가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유적으로 남아있는 터와
시민들 앞에 훤히 보이는 능을 통해
전달 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보여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인상적인 씬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영화를 보면 주인공 주변인물들이
사라지거나 떠나게 되는데
（본인도 어떤 사유로 아내와 떨어져있죠.）
삶과 죽음의 경계이기도 하면서 연계이기도 한
경주가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큰 것도
그 이유중 하나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 흩어진 후에 초승달이 뜨고 하늘은 물처럼 맑다'는
문구가 감독님이 영화에 담고자 하는 바와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저에게도 굉장히 인상적인 문구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영화보고나서
경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경주에 가고 싶은것도 있지만요 ㅋㅋ）

수학여행이나 소풍때 많이 가봤던 곳이지만
지금 다시가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네요.


대체적으로 독립영화를 찍으셨던 장률 감독님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박해일, 신민아씨를
캐스팅 한 것이 의외이기도 하지만,
적임 캐스팅 인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서 '윤진서'씨가 도움을
많이 줬다고 하네요.）

그런면에서 박해일, 신민아씨를 포함해
조연으로 나온 배우분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류승완 감독이 저런 섬세한 역할을
할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ㅋㅋ）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에서는
'한공주' 다음으로 좋았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