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64회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작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왔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이 영화는
아마도 웨스 앤더슨이 보여주는
어느 예술의 한 극점을 보는 듯 합니다.

전반적인 이 감독의
기발하고도 독창적인 세계관은
희한하고도 신기할 정도입니다.

전작들을 보면
동화적이고도 아름다운,
거기에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넘쳐나는데 이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출연진들도 웨스 앤더슨 사단의
총집합을 이루는데
각 캐릭터들 마다 보여주는
건조하면서도 엉뚱한 유머들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말하면 취향에 따라）
기발하거나 콧방귀를 뀌거나 할 수 있지만,
（저는 전적으로 전자 입니다.）
그것은 이 감독의 넘쳐나는 생각,
그러니까 창의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쉽게말해서, 보통 사람들과 생각하는게 다르다는 것이겠죠.）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색채들과 캐릭터들
그리고 복잡할 것 같지만
회상의 회상을 거듭하는
영화의 형식과 구조들을 보다보면
끝에 가서는 영화의 엔딩처럼
골똘히 응시하거나 생각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단순하게 보여질 수 도 있지만
웨스 앤더슨은 이런 모든 복합적인
것들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내며
시대가 바뀜에 따라,
즉 회상하는 년도가 바뀔 때 마다
화면비를 바꾸며 그 시대의
감상적인 부분까지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보는 분들에 따라서
화면이 왜이러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것은 웨스 앤더슨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영화의 형식일 것입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화면비 이기도 합니다.）

'판타스틱 Mr.폭스'나
'문라이즈 킹덤'에서와 같이
（사실 앤더슨 영화는 이 2개 봤습니다. ㅋ）
아이들은 어른처럼 행동하고
어른은 아이처럼 행동하는데
이것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콕 집어서 비틀어버리는 웨스 앤더슨 만의
연출일 것입니다.
（그의 비틀어버리는 유머로도 볼 수 있겠죠.）


종합적으로 보면
웨스 앤더슨이 만들어 놓은
창조적인 세계에 관객들을
앉혀놓고 끝내는 감상적으로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회상의 회상 씬들로 이루어진 영화의 구조가
엔딩에서는 서서히 현재로 돌아와
끝내 벤치에 앉아는 독자가
스크린 밖에 앉아있는 관객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게 되죠.）

이것은 영화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 예술에 포괄되어 있는
관객, 청자, 독자들이 느끼는
그 시대의 체온과 감상일 것입니다.

（사실 '폭스'와 '문라이즈 킹덤'도
좋긴 했지만 이 영화까지 보니
이 감독이 가지고 있는 기발하고도
상식을 벗어나는 생각들이
참 대단한 것 같네요.）





P.S

적다보니 전부 극찬을 적었는데
물론 영화가 정말 좋긴 하지만,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보여준
감독의 세계관과 영화의 내용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럴 수 도 있겠죠.）
그래서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