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6~8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를 보고 왔습니다.

지난 수 년 동안 나왔던
종교영화들을 보면
걸작 또는 대작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영화 또한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엄청난 야심이 돋보입니다.

제가 이 감독의 종교까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관점이나 의견을 투영시키지 않고
오로지 성경에 나온 '노아'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실현 시켰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창세기, 특히나 노아의 이야기는
성경책으로 봐도 스케일이 어마어마한데
스크린으로 보여준 '노아'는 상상 이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성경과 블록버스터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눈에 밟히는
부분들이 쏙쏙 보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성경의 책을 너무나 정직하게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겼다는 것이
한 편으론 대단하지만 다른 한 편 으론
너무 올바르게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수많은 거장 감독들의 종교영화를 보면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와 더불어
거기에서 파생되는 삶의 비극과 파국 등
다양한 문제제기 혹은 의식들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벨라 타르, 타르코프스키를 들 수 있겠네요.
덧붙혀 두 감독의 재미있는 점은 벨라 타르는 무신론자이고
타르코프스키는 유신론자 입니다.）

게다가 의도가 어떻든 간에
기독교인들 쪽으로 편향된 지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강하게 드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의외로 이런 영화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비기독교 혹은 무교인들이 봐도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임은 틀림없을겁니다.

거기에 아로노프스키의 연출력도
상당히 돋보이면서 무지개로 엔딩이
마무리 될 때는 '참으로 대단한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종교적으로나
그 외적으로나 이 영화도 상당히
호불호 갈릴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이런 영화를 만든
아로노프스키의 야심에
저는 엄지를 치켜 올리고 싶네요.
（그렇게 따지면 '안티 크라이스트' 같은
영화도 있는데 너무 우려하는 것 처럼
적은 것 같긴 하네요. ㅎㅎ）




P.S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만,
성경책은 수세기 걸쳐
인류 문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부인할 수 없기에 책의 존재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그러니 결론은 그냥 편하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