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이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을 보고 왔습니다.

2013년 작년 미국에서
그래비티와 같이 모든 시상식과
평단의 지지를 받은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단 3편의 영화로
미국 차세대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른
스티브 맥퀸의 연출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사실, 각본 자체가 크게 좋다고 볼 순 없지만,
한 남자의 12년간 노예 생활을
섬세하고도 감정적으로
아주 뛰어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머리에서 상상하게끔 하는
끔직한 상황들 또한 헛구역질 나게 하기도 합니다.
（때론, 실오라기 하나 입지 않은 나체의 몸으로
물품 취급하는 모습 또한 그렇습니다.）

（영화 세 편 모두 음모까지 드러내며
인간을 보여주는 것도 극단적인 것 같지만,
어쩌면 동물적인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노예 12년에선 노예들이 나체지만,
그것은 백인들의 잔인한 본성이겠죠.）

인간의 자유가 박탈당하면
얼마나 끔찍한 지를,
그리고 잘못된 신념이 뿌리박히면
얼마나 많은 희생과 욕망이
생기는지 미국의 가슴아픈 역사에 바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주연으로 나온 치웨텔 에지오포의
연기또한 상당히 좋습니다.
'살아남고 싶은게 아니라, 살고 싶은거야' 라는 대사처럼
절망에 빠지지 않고 가족들의 품과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들,

그리고 그것을 카메라로
어쩔 땐 희망이 없는 것 같이 멍하게
또, 어쩔 땐 슬픔에 가득 찼지만 눈물이 마른 것 처럼
육체도 말라버린 것 같은 연기들이
관객들 가슴까지도 파고들게 합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쉽지 않았을 연기를 뛰어나게 선보입니다.）

또한, 해질 노을（혹은 석양）
풀들로 가득찬 숲 등으로
자연의 풍광에 빗대어 표현한 것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유독 롱테이크나 클로즈업이 많은 것도
단순한 이유가 아닙니다.）

이제는 스티브 맥퀸의 페르소나라고
불러도 될 마이클 패스벤더 또한
광기에 찬 모습으로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 외 루피타 뇽도 상당히 인상적이구요.）


무엇보다 엔딩은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가슴을 울리는데 이런 평범한 장면이
그 전 까지 보여준 생활을 주마등 처럼
생각나게 하면서 여러가지 감정들이 북 받쳐
터져나오는 눈물들은 끝내 객석의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안겨주며 눈물이 절로 나오게 합니다.

스크린으로 단 2시간이지만,
마치 12년을 같이 노예 생활 한 것 처럼
속박감 끝에 비로소 찾아오는 긴 여운과 큰 감동이
살아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