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86회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아메리칸 허슬'을 보고 왔습니다.

'어느정도 실화인 부분도 있습니다.'
라는 오프닝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이 영화의 구성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저 말은 아마 60~70년대
미국의 경제상황과 정치적인
부분들을 생각해서 가져온 문구 같습니다.）

（시작과 함께 엄청나게 나온 배와
숱 없는 머리로 나오는 크리스찬 베일의 모습도 충격적입니다.
작품에 임하는 이 배우의 열정만큼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쉴 틈 없이 쪼여오는
러셀의 기막힌 각본과 연출들이
뛰어난 솜씨좋은 수작입니다.
（저의 경우 러셀 작품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봤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까지
봤을 때 시나리오가 좋긴 하지만
스토리 상으로는 너무 단조로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니까, 인물간의 대사나
작법 혹은 화술들은 훌륭하지만
이야기 구조나 영화의 화법이 평면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엔딩을 제외하고, 거의 좋습니다.


인물들 간은 실타래 처럼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엉켜버린 관계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사건들을
숨통을 쪼여오듯 표현하는
연출들이 인상적입니다.

캐릭터들이 야망에 차 있지만
현실은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브래들리 쿠퍼가 대표적이겠죠?）

（아이러니 하게도
극중에서 사기를 치지 않는 사람은
제일 천방지축에 트러블 메이커 이지만
자기 감정에는 거짓없이 솔직한
제니퍼 로렌스 일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특히나 가장 뛰어난 것은
아마 배우들의 연기일 것 같습니다.

전부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좋은 배우들을 가져다 쓰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감독들도 많습니다.

이 영화는 누구 하나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연기 못하는 배우들이 없습니다.

거기다 각각의 배우들 연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앙상블까지 좋으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
（배우들이 맞받아 치는 연기들이
영화내에 작용해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정말 인상깊게 본 장면이
제니퍼 로렌스가 입을 잘못놀려
베일이 큰 변을 당할 뻔해
그 일로 싸움을 하는 부분인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20대 동년배 연기자 중
이런 응집력과 화력으로 크리스찬 베일을
압도할 수 있는 여배우가 있을 까 싶을 정도입니다.
（골든글로브에서도 그렇고 아카데미에서도
'아메리칸 허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노예 12년을 아직 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여우조연상을 받아도 전혀
이의제기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텔레지오' 역할로 나온 로버트 드 니로 도
잠깐이지만 가장 숨막히는 장면에서
나와 인상적으로 비춰졌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는 배우들의 공이 절반 이상 일 것입니다.

영화의 음악 또한
70년대 대표적인 음악들을
많이써서 상당부분 영화와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기막힌 선곡입니다.）


분명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영화 종반부 까지 잘 가던 영화가
갑자기 맥이 툭 끊기는 것 처럼
끝나 허무하긴 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밧줄이나 실을 꽉꽉 묶어놓고
잘 풀어보라고 했더니
가위나 칼로 잘라버린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러셀의 기막힌 연출과 시나리오,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와 맞물여
엄청난 시너지와 함께

아카데미의 분위기 메이커와도
같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