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게임 만들어보는게 꿈이었는데
어찌저찌 잊고 지내다가
대학졸업하고, 내 가게일하면서 문득 다시 떠올랐음.

근데 핑계라면 핑계지만, 게임을 혼자 만들어보자니
언어공부도 안되어있고, 내 본업을 냅두고 공부하면서 나중에 만들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것이 뻔했음.
그래서 한 3주정도 여기저기 게임을 같이 만들어볼사람을 구해봤는데

솔직히 구하는건 하늘의 별따기같았음.
왜냐면, 게임아이디어를 공개하려고해도, 관심을 가져주는이가 없었기 때문

그냥 마음편히 잊고 지내야겠다고 마음먹을때 즈음
웃대 프로그래밍게시판에서 한 유저가 한번 도와줄까요? 하고 관심을 보였음.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빛이 보이는듯했음.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능력 좋으신분이라는걸 알게되었고,
덩달아, 내 게임아이디어가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게임이었음.
나도 그냥 간략히 아이디어만 있을뿐, 기획이라는걸 해본적이 없어서 나중엔 밤을 많이 샜음.

게임만들떄 필요한 포지션이
인터넷 찾아보니깐

기획/프로그래머/디자이너/스토리텔러? 이렇게 4가지라고 해서
기획은 내가, 프로그래밍은 그분이, 스토리도 내가 해보려고했고, 이제 디자이너만 구하면 되었는데
스토리부분이, 내 게임아이디어에 적합한 판타지느낌을 줘야하는데 내가 판타지소설은 읽은게 없어서인지
도무지 안떠올라서 웃대에서 또 사람을 찾기위해 웃자에 글도 올라갔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음.

그중에 한분과 마음이 맞아서 같이 하기로하고
그분과 함께 총 3명이 게임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아...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이때 느끼게됨.
특히 스토리텔러분이랑은 새벽까지 게임기획에 대해서 논의를 몇일동안 했어.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내놓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것인지 겨우 조금 알게 되었을 뿐이었는데도
다른 두분의 질문 하나하나에 확실한 기획을 내놓지 못할때마다 식은땀이 나더라.

마침 프로그래머님이 기획쪽으로도 굉장히 뛰어나신 분이어서
조언 받아가며 조금씩 PPT를 활용해서 내 아이디어를 이미지화 하여 정리하고
이래저래 틀이 잡혀가기 시작했어.

서버프로그래머가 필요한 게임이다보니,
프로그래머님이 마침 같은 회사 동료（동생）를 영입했어,
뭔가 일이 술술 풀리는것 같았지 ㅎㅎ

이제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만 구하면 되었는데,
와 진짜 프로그래머까지 갖춰져있는상태였음에도, 구하기 어렵더라.
급여를 주고 구하려면 쉽게 구했겠지만
나는 동료를 구하고 싶었기에 오래걸렸어.

그러던중 시간이 한달? 넘게 질질 끌어졌고
사람 일이라는게 처음엔 뭔가 열정적이다가도, 식어가기 마련이더라
사람이 안구해지자, 흐지부지（?） 되어가는 느낌이었지
결국, 내가 다른분들께 죄송하다고 하고, 팀을 해산하기로 결정했어
계속 붙잡아놓자니, 내 욕심 채우는것 같았거든.

팀해체하기로 한후로 약 3주（?）동안 디자이너를 찾고있었어.
디자이너를 찾게되면 그떄 다시 팀을 진행해 보고싶었어.
동료들도 기뻐할것 같았고.
그렇게 안구해지던 디자이너가 정말 포기하고싶었을때쯤 구해졌어!
근데 이분은 웃대인은 아니셔,

프로그래머님이랑 서버프로그래머님께 먼저 연락을 드렸어.
스토리탤링해주시던 웃대유저님께 죄송스럽게도,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

그렇게 4인체제로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내가 만드려던 게임이 PVP이다보니까, 반드시 서버가 필요한데
서버프로그래머가 지독하게도 게으른 사람이었어;;
처음엔 서버가 급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진전이 없더라고...

다음주면 될거같다는 말을 몇주동안 듣다보니 나까지 멘탈에 금이 가더라고
그래도 팀을위해 꾹 참고
프로그래머/서버프로그래머 두분이 일하는곳까지 찾아가서（차가 너무막혀서 1시간 반정도 걸린듯...）
식사도 대접하고. 친목을 다지기위해 노력을 했어.
어찌보면 나만 게임을 만들고싶어 미친사람마냥 혼자 열정적이었지...

그런데 돌아오는건 배신감 뿐이더라.
서버프로그래머는 결국 다른 팀원들을 한달반? 정도를 기다리게 하더니
지금은 뭐 자연스럽게 안하는걸로 되버렸어.
참 황당하지?
내가 여간해서 화도 잘 안내고 그러는데
뭐 물론 그사람한테 내가 직접 화내기도 좀 그렇지만
너무 경우가 없더라고 사람이...
미안하다는 말도 없어,
마치 처음부터 자긴 이 일을 하고싶었던게 아니었던것처럼
그럴거면 왜 시작을 했냔말이지 ㅡㅡ;;

그렇게 약 3달? 가까이를 낭비했어.
기획이 완벽했던것도 아니었다지만,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면
3~4개월정도면 게임을 어느정도 완성할수 있을줄 알았어.
그런데 한 사람으로 인해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날줄이야 욕이 나올만하지?

때문에 2차 팀붕괴가 일어났어.
내 주변사람들한테 좋은사람들만나서 게임만들고 있다고 말해놓은것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만들어져있냐는말에, 대꾸도 못하고있어. 아...진짜 화나고 창피해


조금 우울증이 걸리려고 하더라.
사람을 믿었다가, 크게 당한기분 아는사람들만 알거야.

그래도 왠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난 또 머릿속으로 새로운 게임 기획을 하고있더라
이번엔 그동안의 경험으로 꽤 기획을 그럴듯하게 잡았어.
저번 게임기획보다 훨씬 간단하고, 모두가 즐기기에 부담없는 게임을 말이지

[여기에만 살짝 공개하는건데, 지뢰찾기를 응용한 PvP게임이야]


이번엔 프로그래머님한테만 연락을 드렸어
디자이너님한테는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 왜냐면 열심히 그려주셔봤자, 또 파토나면
너무 죄송스러워서 미칠것 같았거든

내 기획을 어느정도 파악한 프로그래머님은
이번거는 쉬우니깐, 본인이 서버까지도 개발할수 있을거같다고 하셨어.
난 다시금 심장이 뛰었어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많이 불안했어.
이번에도 일이 실패하면 난 그동안 왜 잠도 덜자가며, 혼자 쇼를 한것일까? 라는 기분이 들더라고

더욱이 그랬던게
내가 현재 카페를 하고있음에도
두군데서 나와 다른 일을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게임업종은 아니고 다른건데, 하나는 현재도 꽤 잘나가는 돈벌이가 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몇년뒤에 꼭 성공할 프로젝트야（꽤 진행이 되어있는데, 사람이 필요해보이더라고）
내가 이래뵈도, 뭐 일을 하면 꼼꼼하고, 완벽주의자라서 일을 잘해

그런데 내가 나와 같이 일하고싶은 사람들한테 내가 정중하게 거절을하고
게임제작을 놓지 않은건,
다른사람들의 일을 같이하는게 아닌
내가 원하는 일을 한번쯤 제대로 해보고 싶었기 떄문이야
그래서 나도 애초에 돈으로 사람을 쓰지않고,
나와 마음이 맞는 동료를 찾았던 이유지


뭐 여튼
이제 프로그래머님하고 두명이서 일을 진행하는데
프로그래머님이 사적인 이유로 또 많이 바빠져버렸어.
뭔 이유인지는 여기 적을건 아니고,
난 그걸 반드시 이해해줘야만해,
당연한거거든

그런데, 그건 그거고 일을 일이니까
우리사이에는 뭐랄까 팀으로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라고 생각을 하거든?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즘들어 그분이 뭐 이야기좀 할려고하면
메신저 잠수시간이 너무길어 ㅠ
대화를 하다가 대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쌩뚱맞은 타이밍에 대화가 끊겨,


그러다 보니 나는
'아 이분이 생각보다 게임을 만들고싶은 마음이 없으시구나...' 라고 느껴지더라고
그래서 새 기획을 내놓은지 한달반（?） 정도 지난 몇일전에
진지하게, 우리 그만두고 나중에 프로그래머님 안바빠지면 그때 다시 시작해보자고 했어
그런데 프로그래머님은, 이제 머릿속에 다 그려져있어서, 만드는데 얼마 안걸린다고 하더라고
내가 순진한건진 모르겠는데
그래도 난 믿고싶었어, 그리고 믿었어


그런데 음...
별로 달라지는게 없더라구. 그분나름대로 열심히 하고있다고는 생각하는데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현재 어느정도 진행되었는지 정도는 먼저 말해줘도 되는데 그런게 없어...
문득 몇달전 서버프로그래머 사건이 떠오르더라고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절대 먼저 말 안하던 사람이었거든, 그러다가 나도 지쳐서 말 안거니까 결국 그대로 끝났던...


그래서 내가 계속 프로그래머님한테 작업관련해서
기획자인 나도 피드백이 필요하니깐, 말을 걸게 되는데,


내가 작업을 방해한다는 느낌도 받으시나봐...
내가 그렇다고 말을 많이 거는것도 아닌데 말이지.
근데, 내가 지금 심리적으로 많이 조급（?）해져서 인지
나도 모르게 표출하고 있는걸까? 하고 생각도 해봤어,
그래서 이제는 안그래야지... 하고 좀전에 다짐했어


아...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 웃대인들중에 혼자서 간단한 게임만들었다는 사람들보면 너무 부럽고
이미 웃대인중에 팀을 꾸려서 게임 제작중인사람들보면 더더욱 부럽고.
난 너무 열정적인데, 팀원들은 내 열정에 못미쳐 주는것 같다는 생각때문에
결국 나혼자 쇼하다가 이대로 내 인생의 귀중한 시간들
기회비용 다 날리고있는건 아닌지 ㅎㅎ;;


과연 이 게임은 완성이 될것이며
웃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홍보할수 있을까...?

그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