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글이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지금 제가 본 현시점에서
개봉 5일차 300만 관객이 넘은...
（우선, 영화관에 사람 겁나게 많더군요.）

영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기다렸을
봉감독의 다섯번째 작품 설국열차를 보고 왔습니다.

근 4년 동안 기다린 저로서는
영화 나오기 전 광고때 부터 무척이나 떨렸습니다.
그 떨림의 보답이라도 해주듯
영화는 재밌게 잘 봤습니다.

한국영화의 팬으로서 봉감독님께
정말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__

보신분들이 다반수 이니 스토리보다는
저의 감정（?）들을 적겠습니다.




우선,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봉감독님 특유의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칸 마다의 특정한 이야기와 상황도 볼 만하지만
액션씬을 들여다 보면
영화 중반부 꼬리칸 반란군들과
앞칸쪽 진압군의 피바다（?） 장면은
굉장한 것 같습니다.
터널로 들어 설때 중간중간 세어 나오는 불빛으로
처참한 상황들을 보여주는 감독님의 배려심（?）도
단연 돋보입니다.
（불로 진압하는 씬은 압권입니다.）

그 와중에 1년이 지나 새해가 되는
아이러니한 장면은 봉감독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을 안봐서 이런 장면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클라이맥스로 가면 뒷통수를 후려치는
스펙터클한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는데..
거기에서 저는 이미 압도당했습니다.

엔딩에서 북극곰 이랑 눈 마주쳤을 때는
'살인의 추억'에서 박두만 형사와 눈 마주쳤을때
느낌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는 곰새끼였습니다.



확실히 인터뷰나 언론에서 설국열차를 굉장히
많이 언급했지만 거기에서 봉감독님이
떡밥을 잘 던진것 같습니다. ㅋㅋ









제가 생각했을때 영화의 핵심 Key플레이어는
역시나, 남궁민수（송강호）입니다.
영화의 주제와 상당히 연관되어 있는 인물인데다,
（열차）칸을 앞으로 갈때마다 지긋히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열차에서 총격씬 할때 창문으로
스며들어 오는 '눈'조각 또한 봉테일이 묻어납니다.）


사실, 강호님의 역할이 그렇게 까지
포스넘치는 캐릭터가 아니지만
눈빛만으로도 상대방을 얼어붙게하는
연기는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이 영화 또 하나의 발군은,
저는 '크리스 에반스'인것 같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그런지
사실 이 배우가 이렇게 까지 연기를 잘하는지
몰랐습니다.
（기대치가 낮아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ㅋ）

동료들을 잃고도 한 칸 한 칸
올라가야 하는 운명과
클라이맥스로 치닫으면서 그 운명의 선택을
해야하는 갈림길에 선 크리스 에반스는
그 사람이 전혀 '캡틴 아메리카'라고
인지를 못할 정도로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주 조연 분들의 연기는 뭐 말 하지 않아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색다른 연기들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인류의 생사를 결정할때
인종이 획일화 되어 있거나
많아야 두세종족 나오기 마련인데..

열차 안에는 너무나
다양한 인종들이 출연합니다.
그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너무 칭찬만 한 것 같은데
사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캐릭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유명하고 유능한 배우들을 앞세우고도
제대로 활용을 못한게 상당히 아쉽습니다.


제이미 벨, 존 허트, 틸다 스윈트가 그 예） 입니다.
이 캐릭터들은 커티스（크리스 에반스）와 상당히
밀착되어 있고 연관되어 있음에도 너무 허망하게
죽음을 맞딱들입니다.

이 부분은 아마 봉감독님도 인지하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배우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3~4년 기다린
이 영화의 팬으로써 정말 완벽할거라고 믿었는지도
모르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작품을 크게 봤을때는 훌륭하지만
안을 들여다 봤을때의 장면하나하나와,
인물들의 묘사가 아쉽습니다.


그래도 흥행을 우선시 하고
작품이 획일화 되어있는
요근래（혹은 지금까지의） 한국영화와
비교 한다면 정말 걸작입니다.

아직 올 한해 많이 남아있지만
아마 올해의 한국영화를 꼽자면
상반기에는 지슬,스토커
하반기는 설국열차가 될 것 같습니다.




봉 감독님 4년동안 큰 부담감 안고
작업 하셨을 건데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P.S 개인적으로 감독님 인터뷰를 봤는데
돈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기차안의 수족관
같은거라든지, 동물원, 그리고 조금 더 큰
스케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이런데 있어서 우리나라는
자본이 어마어마한 헐리웃 시스템과
비교도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보지 못한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