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드코어개그의 결정체-_-천상입니다.

연재글은 저에게 잘 맞지가 않아서 잠시 접어두고..

다시 제 스타일대로 단편글 하나 올립니다.



얼마전에 썼었던

[천상] 저주스러운 왕게임!! 에서 있었던

이지스따일과 저의 키스신을 누가 동영상으로 찍어놨더군요..

현재 제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 계좌로 2400원만 입금해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_-




솔로 생활 23년째.

철없는 학창시절엔 친구들이랑 쪽팔린줄 모르고

남자들끼리 영화보러 가는 것을 즐겼으나

나도 이제 아저씨가 되고나니

남자들이랑 영화보러가는게

너무도 쪽팔리고 조금은 좆같았다.

-_-






얼마전에 개봉한

괴물이라는 영화가 너무나도 재미있다는 소문을 듣고

영화를 같이 보러갈 사람을 구하다가

결국 그 영화를 혼자-_- 봐야한다는 결론이 나오자

난 하는 수 없이 집에서 설겆이를 하고 계시던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천상 : 엄마, 영화보러가자

엄마 : 왜

천상 : 영화 새로나온거 있는데 되게 재밌대.

엄마 : 뭔데

천상 : 괴물

엄마 : 괴물? 그건 너잖아

천상 : -_- 내일 오전 11시표 예약해놓을게

엄마 : 아놔... 귀찮은데..





엄마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엄마 : 야, 넌 영화같이보러갈 여자도 없냐?

천상 : ............

엄마 :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영화관이나 들락걸려야겠어?

천상 : ............










다음날 아침..

엄마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머드팩을 한 뒤

곱게 화장을 하시고

2시간동안 입고나갈 옷을 고르시더니



엄마 : 천상아, 이게 이쁘니 아님 이게 이쁘니?

천상 : 오늘 엄마 어디 가?

엄마 : 니가 영화보러 가자며

천상 : 영화보러가는데 뭘 이렇게 꾸며대-_- 대충 차려입어

엄마 : 싫다~




결국 우리 엄마는

미니스커트에 망사스타킹을 입고



엄마 : 호호..어때? 엄마 이쁘지?

천상 : -_-





난 엄마에게 청바지와 흰색티를 억지로 입혀주었다.



천상 : 대충 이런거 입고 나가!!!

엄마 : 크아악!! 나도 이쁜 옷 입고 나갈래!!!

천상 : 엄마... 엄마 좀있음 이제 환갑이야..

엄마 : 환갑까진 아직 13년이나 남았다!!!

-_-





여튼.. 대충 차려입고 강변CGV로 영화를 보러갔는데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그런지

엄마가 내 손을 꼭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엄마 : 야야, 여기 너무 복잡하다... 얼른 영화보러 들어가자

천상 : 아직 영화할 시간이 안됐잖아

엄마 : 뭐야, 그럼 그때까지 기다려야되는거야?

천상 : 응.. 당연한 소릴..

엄마 : 손님을 기다리게 하다니 서비스가 형편없구만!!!

천상 : -_-

엄마 : 우리 그럼 영화기다릴동안 어디가서 설렁탕이라도 한그릇 하고 올까?

천상 : 영화 10분남았어 엄마..

엄마 : 오오옷!!!! 떨린다!!

천상 : 뭐가 그리 떨리슈-_-

엄마 : 몇년만에 영화보러 온건지 모르겠어.. 아들 덕분에 영화도 보네.. 고마워^^

천상 : 갑자기 왠 낯간지러운 소리야;;






영화관에 들어가서 그 재미있다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았다.



영화속에 출연하여 열연하는 괴물의 모습에



엄마 : 어머, 어머.. 흠칫!! 꺅!

천상 : -_-

엄마 : （두근 두근...）





천상 : 엄마, 이거 공포영화 아니거든?

엄마 : -_-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천상 : 엄마, 재밌게 봤어?

엄마 : 응.. 그 괴물 연기 되게 잘하더라

천상 : 응? 괴물이 연기를 잘하다니-_-

엄마 : 사람이 탈쓰고 연기하려면 힘들텐데

천상 : -_-... 엄마, 요즘은 디지털 시대야.. 사람이 탈을 왜써..

엄마 : 오옷!!! 그렇다면 그 괴물은!!!

천상 : 그래^^ 그 괴물은 사람이 연기를 한게 아니고..

엄마 : 로봇트로 만든 거구나!!

천상 : -_-





엄마에게 컴퓨터 그래픽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것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무려 1시간이 걸렸다.



엄마 : 오옷!! 그런게 있구나..

천상 : 요즘 시대가 어느시댄데.. 그런것도 몰라?

엄마 : 난 집에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만 하다보니...

천상 : 음.....






엄마 : 천상아, 우리 여기까지 왔는데 팥빙수나 먹고 가자 ㅎㅎ

천상 : 갑자기 왠 팥빙수야.. 배불러;;

엄마 : 왜~! 엄마는 팥빙수 먹고 싶단 말이야!!

천상 : 에휴-_- 알았어..




강변CGV에서 2인용 팥빙수를 파는데

5000원이 넘어가서 굉장히 비싼줄 알았더니

크기를 보니 비싼 것도 아니었다.



천상 : 아주머니, 여기 2인용 팥빙수 아무거나 하나요^^;



거짓말 54g과 구라 3.2g을 조금 보태서

우리집 뒷동산만한 팥빙수가 나왔다.


천상 : -_- 뭐여 이걸 사람이 쳐먹으라고 만든건가?

엄마 : 되게 크다!!!

천상 : 사람 먹으라고 만든게 아니라 돼지나 말한테 먹이려고 만든것같구만..

엄마 : 말좀 곱게해-_- 일단 먹자

천상 : 어..-_-





30분째 엄마와 나는 말없이 팥빙수만 먹었다.

안그래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있는 건물인데

1년동안 쌓아놓고 먹어도 모자르지않을 분량의 이 팥빙수를

쉬지않고 섭취를 해주다보니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었다.


천상 : 허허.. 엄마, 팥빙수 먹으니까 좀 춥다 그치^^?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엄마를 쳐다봤더니

엄마가 새파랗게 변해버린 입술을 덜덜 떨면서

왼손으론 콧물을 훔치며-_-

어거지로 팥빙수를 입에 넣고 계셨다.




천상 : 뭐하는거야 엄마-_-

엄마 : 추..추..춥..다..

천상 : 추우면 먹지마

엄마 : 남기면..아..아..아..아깝..다..

천상 : 엄마, 지금 얼굴이 창백해-_- 피부에 닭살도 돋았어.

엄마 : 헤..헤헤...... 엣취!! 그..그...그래도.. 다 머..먹을래..

천상 : 말 더듬지마 재미없어










엄마 : 어 그래. 재미없었구나-_-

천상 : -_-






팥빙수를 드시고

엄마는 지금까지 감기 몸살을 앓고 계신다

-_-





천상 : 엄마, 이제 우리 집에 가자

엄마 : 잠깐~ 아래 지하코너에서 장좀 보고가자

천상 : 영화보러온사람이 갑자기 장을 왜봐.. 그냥 가자

엄마 : 하..하지만....

천상 : 하지만 뭐?

엄마 : 여기 지하코너에선 콩나물을 무려 300원이나 더 싸게 살수있다구!!! ;ㅂ;

천상 : 어.. 그렇구나-_-




결국 엄마와 세시간동안 같이 장을 보다왔다.

-_-




뭐여, 영화본 시간보다 장본시간이 더 많네 ㅅㅂ


엄마, 아들이랑 데이트할땐 그냥 데이트만 하고 들어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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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러 나갈때 제가 대충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나갈 준비를 하니까

엄마가 버럭 화를 내시더군요..


엄마 : 너 엄마랑 데이트하러가는데 옷차림이 그게 뭐니?

천상 : 뭔 데이트야 데이트는-_- 걍 영화나 한편 후딱 보고 오자고.

엄마 : 몰라 나한텐 데이트야!!

천상 : 어이쿠... 참;; 영화보러가자니까 귀찮다고 할땐 언제고;;

엄마 : 흐흐.. 영화보고나서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ㅋㅋㅋ

천상 : 뭔 자랑?

엄마 : 20대 총각이랑 데이트했다고~










저희는 비록 어머니를 잊고 살지는 몰라도

어머니들은 자식인 저희들을 항상 마음속에 두고

굉장히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신답니다.



지금 옆에서 설겆이 혹은 청소를 하고 계신 어머니께 달려가

영화한편 보자고 해보세요.

귀찮아하신다구요?

속으론 굉장히 좋아하실겁니다...



아참, 영화보러 가자고 말하러가시기전에

추천한번 눌러주고 가시구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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