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마을에 계실 때에는 온 몸으로 정성을 다하여, 마치 말을 못하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종묘와 조정에 계실 때에는 분명하게 주장을 펴시되 신중했다.

공자께서 조정에서 상대부 아랫사람들과 말할 때는 곧고 바르셨다. 상대부랑 말할 때는 부드러우면서도 주장을 뚜렷하게 하셨다. 임금이 계실 때는 공경하면서 절도에 맞게 위엄을 차리었다.

임금이 공자더러 나라의 손님을 접대하게 하면, 공자께서는 얼굴빛을 바로 잡고 공손히 발을 옮겼다. 함께 서 있는 이들에게 인사를 할 때는, 마주 잡은 두 손을 좌우로 돌리며 사람들에게 읍（揖）을 하셨다. 읍（揖）을 할 때마다 공자께선 옷은 앞뒤로 가지런히 움직이셨다. 빠른 걸음으로 나갈 때는, 새가 날개를 펴는 듯이 손이 단정하셨다. 손님이 물러간 후에는 반드시, "손님께서 뒤돌아 보시지 않고 완전히 떠났습니다."라고 아뢰었다.

공자께서는 궁궐의 큰 문에 들어갈 적에도 몸을 굽히셨는데, 마치 문이 작아 들어가기 넉넉치 않은 것처럼 하셨다. 문 한가운데에는 서 있지 않았고, 평소 다닐 때는 문지방을 밟지 않았다. 임금의 자리 앞을 지날 때는 낯빛을 바로잡으시고, 발걸음을 공경스럽게 했다. 말씀은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하셨다. 옷자락을 잡고 당（堂）에 오르실 때에는 몸을 움츠려 굽히시며, 숨소리를 죽이시어 마치 숨을 쉬지 않는 사람 같았다. 나와서 한 계단 내려서면 낮빛에 긴장을 푸시어 온화하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계단을 내려오시면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데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단정했다. 자신의 자리에 돌아오셔서는 공손하고 조심스러웠다.

홀（圭. 임금님 앞에서 두 손으로 공손히 잡고 있는 물건이다. 제후가 사신으로 보내는 사람에게 주어서, 그가 자기 영토 사람임을 증명하게 할 때 쓰게 했다.）을 잡으실 때에는 몸 굽히기를, 그 무게를 못 이기는 듯이 하셨다. 규를 잡는 법으로, 공자께서는 위로는 읍할 때의 두 손을 마주잡는 위치와 같게 했고, 아래로는 남에게 물건을 줄때 손을 내리는 위치와 같게 했다. 공자께서는 낯빛을 바로 잡되 두려운 빛을 띄었고, 벌걸음은 보폭을 좁게 하시면서 뒤꿈치를 끄는 듯하셨다. 가져간 예물을 제후에게 올릴 때는 부드러운 낯을 띄시었고,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예물을 주고받았다. 제후들과 서로 사귈 때는 온화하고 즐겁게 하셨다.

공자께서는 평소 입는 옷에 상복에 쓰는 색깔인 짙은 보라색과 주홍색으로 옷깃을 달지 않고, 여자들 옷 색과 비슷한 붉은 색과 자주색을 쓰지 않았다. 더운 계절에는 홑옷으로 된 고운 갈포옷이나 굵은 갈포옷을 입되 반드시 안에 옷은 받쳐 입었다. 흰 옷에는 새끼 가슴의 털가죽으로 만든 흰옷을 입었고, 누런 옷에는 여우 털가죽으로 만든 옷으로 색을 맞춰서 입었다. 평상시 입는 갖옷은 길게 하되 , 행동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오른쪽 소매는 짧게 하셨다. 반드시 잠자리옷이 있으셨는데, 길이는 키의 한 배 반이었다. 여우와 담비의 두터운 털가죽을 두툼하게 깔고 지내셨다. 상（喪）이 끝난 다음에는 패옥을 가리지 않고 차셨다. 조복（朝服）이나 제복（祭服）이 아니면 반드시 폭을 줄여 입었다. 검은 털가죽옷과 검은 관을 쓰고는 조문하지 않았다. 매달 초하루에는 반드시 조복을 입고 조정에 들어가셨다.

재계하실 때에는 목욕 후 입으시는 밝고 깨끗한 옷이 있으셨는데, 이는 삼베로 만든 것이었다. 재계하실 때는 반드시 음식을 평소와 다르게 했고, 거처도 반드시 평소와 달리 했다.

밥은 고운 쌀이라야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가늘게 썬 거이어야 싫어하지 않았다. 밥이 쉬어 맛이 변한 것이나 생선이나 고기가 상한 건 입에 대지 않았다. 빛깔이 나쁜 것도 안 드셨고, 냄새가 나쁜 것도 안 드셨다. 잘못 익힌 것도 안 드셨고, 제철이 아닌 음식도 안 드셨다. 썬 것이 반듯하지 않으면 들지 않았고, 간이 적절하지 않으면 들지 않았다. 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밥 생각을 읽을 정도로 먹지 않았다. 술은 한정이 없었지만 품격을 어지럽힐 만큼은 마시지 않았다. 산 술과 산 육포는 드시지 않았다. 생강은 물리지 않고 드셨지만, 많이 드시진 않았다. 나라의 제사에서 받은 고기는 하룻밤을 묵히지 않으셨다. 다른 제사에서 나온 고기도 삼 일을 넘기지 않고 다 드셨다. 식사하실 때는 말이 없었고 잠자리에서도 말이 없었다. 비록 거친 밥과 채소국이라도 반드시 고수레를 하셨는데, 언제나 엄숙하고 삼갔다.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랑 술을 마실 때는, 지팡이 짚은 노인이 나가실 때에야 나가셨다. 마을 사람들이 역귀（疫鬼）를 쫓는 나례（儺禮）를 할 때면, 예복을 입고 동쪽 섬돌에 엄숙히 게셨다.

사람을 다른 나라에 보내 문안을 드릴 때는 그에게 두 번 절하고 보냈다. 계강자가 약을 보내오자 절하고 받으면서 말했다. "제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감히 맛을 못 보겠습니다."

마굿간에 불이 났었는데, 공자께서 퇴근한 다음에야 그 말을 들으셨다. 그런데 "사람이 다쳤느냐?"만 물으실 뿐이었지 말이 어찌 됐는지는 묻지 않으셨다.

임금이 음식을 내려 주시면 반드시 자리를 바로 하고서 먼저 맛을 보셨다. 임금이 날고기를 내려 주시면 반드시 익혀서 조상께 올렸다. 임금이 산 짐승을 내리면 반드시 그것을 길렀다. 임금을 모시고 밥을 먹을 때는 임금이 고수레를 올리시면 먼저 맛을 보았다. 병이 들었을 때 임금이 문명을 오면,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누워 조복을 몸에 덥고 그 위에 띠를 펼쳐놨다. 임금이 명을 내려 부르시면 수레 준비를 기다리지 않고 걸어서 가셨다.

태묘에 들어가셔서는 일마다 물으셨다.

벗이 죽었는데 돌봐줄 사람이 없자, "내 집에 빈소를 차려라."고 하셨다. 벗이 주는 건 비록 수레나 말일지라도, 제사 지낸 고기가 아니면 절하지 않으셨다.

잠자리에서는 시체처럼 몸을 함부로 눕지 않으셨다. 집에 계실 때는 그리 엄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몸가짐을 소홀하게 하진 않았다. 상복 입은 사람을 보면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낯빛을 바로 잡았고, 예복을 입은 사람과 장님을 만나면 가까운 사이라 해도 반드시 낯빛을 달리 했다. 상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수레 위에서도 예를 표했고, 나라의 지도나 문서를 지고 가는 사람에게도 수레 위에서 예를 갖췄다. 손님으로서 훌륭한 음식을 대접받으면 반드시 낯빛을 바로잡고 일어서서 예를 표했다. 천둥이 심하게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 반드시 낯빛을 달리 했다.

수레에 오르시면 반드시 바르게 서서 손잡이 줄을 잡으셨다. 수레 안에서는 두리번거리지 않으셨고, 말씀을 빨리 하지 않으셨으며, 직접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