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데리고 왔을 땐 너무 작은 애기라서 하루 4번 사료를 주고, 자주 대소변을 치워줘야 하고, 20시간 재우려고 낮에도 가만히 누워있어야만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데려온 건 절대 아니었지만 옛날에 부모님이 강아지를 키웠을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왜 이리 힘든걸까 지치기도 했다. 인터넷의 누군가는 펫블루스를 언급하며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단다. 하지만 얼마 후 지친 마음은 사라지고 큰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당부한다. 나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욕하던 마음이 변해서 강아지를 다른 집에 보내던 놈의 자식들이 바로 나라면 어떡하지.

힘든 와중에도 회사를 다니고 유튜브도 보다 보니 시간은 흐르더라. 한 달쯤 지났을까. 강아지를 보는데 왜 이렇게 사랑스럽고 이쁠까. 정말 내가 이 아이때문에 힘들어 했던 게 맞나 싶다. 너무 이쁘고 쳐다만 봐도 좋다. 사진을 저장해서 회사에서도 보는데 실실 웃음이 난다. 가끔은 덜 마른 소변을 내 옷에 묻히기도 하고, 머리카락 때문에 응가를 소시지처럼 달고 다닌다😵‍💫. 근데 그런 모습조차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다시 몇 달이 지났다. 더 커질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우리 강아지를 아끼는 마음은 더 커졌다. 한 편으로는 계속 커지기만 하는 마음에 겁도 나고 눈물도 조금 난다. 그러다 그래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 오늘 더 사랑해야지, 더 아껴줘야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