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에서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리게 되네요.

다른분들은 정말 글을 잼있게 올려서 부담은 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글을써 봅니다.

본인은 174번 훈련병이었기 때문에 174번이라고 호칭하겠습니다.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잼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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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1년 5월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사회와 동떨어진 군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내게 되었다.



논산훈련소를 들어간 나는 고된훈련을 받으면서

가슴에는 작대기 3개 （3주차）를

매직으로 그으면서 언능 이등병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는 훈련을 마치고 내무실에서 개인정비를 하고있는데

보급품이 나왔다.

화장지가 모자라서 신문으로 밑을 닦고 있었던 터라

정말 보급품이 나왔다는 소식에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때...



여름이라 매일같이 속옷을 빨아야 하는데

하필이면 빨래비누가 개인당 한개가 아닌

두명당 한개꼴로 나온것이 아닌가...



분대장 : 이번에는 보급품이 적게나온 관계로 빨래비누는 두명이서 알아서 나눠서 쓰도록!!

174번 훈련병 : 아놔~빨래비누도 오링났는데 도대체 반개로 뭘 어떻게 빨래를 하라는거냐...

175번 훈련병 :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나눠야하냐...



그렇다 나눠서 쓰라고는 했는데 도무지 나눌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동기들은 어떻게 나눌지 보기위해 고개를 드는순간

웃음이 터저나왔다.



두손으로 잡고 비틀어서 나눌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인식표 （군번줄과 이름이 새겨저 있는 쇳덩이） 로 칼로 썰듯이 자르는 사람도 보였다.

다른사람은 빨래빨때 차라리 나랑 같이 빨자라고 못나누겠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진짜 별의별 희귀한 시추레이션을 연출하고 있을때...



분대장 : 내가지금 빨래비누를 빨래빨때 쓰라고 나눠준거지 누가 장난치라고 나눠준줄아나! 앙!

분대원들은 쫄아서 하던 행동을 멈추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을때

나는 머리속에서 이걸 어떻게 하면 쉽게 절반으로 정확하게 자를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있었다.



군대 개인 물품을 보면 바늘, 실, 인식표, 볼펜, 세면도구, 이런거 외에는 눈을씻고

찾아봐도 자를만한 도구가 없었다.

그런데 잔머리가 잘돌아가는 나는 머리속에서 전구가 깜빡깜빡 하더니

좋은생각이 떠올랐다.



174번 훈련병 : 그래 도자기야!! 도자기~~~

175번 훈련병 : 야! 너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관광을 보냈냐? 이상황에서 뭔 도자기??

174번 훈련병 : 아놔~상식은 사회에 버려두고 군대에 온것이냐?

175번 훈련병 : 도데체 도자기도 없는데 뭘 어쩔건데?

174번 훈련병 : 누가 도자기로 뭘 어쩐다고했냐? 무식이 팝콘튀듯 하는 것아!

174번 훈련병 : 도자기를 만들고 나중에 밑동을 자를때 뭘사용하냐?

175번 훈련병 : 그걸내가 어떻게 아냐? 도자기 만들어보지도 않았는데...

174번 훈련병 : 자랑이다 -_-;; 실로자르지 않냐~실로~~



그렇다!! 빨래비누는 세숫비누와는 다르게 무르기 때문에 실로 자를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실을 꺼내서 빨래비누를 정확하게 나누기 시작했다.

그걸보고있던 분대원들은 아놔~이런방법이 있었네!! 하더니 너도나도 할것없이

실로 자르기 시작했다.

그것을본 분대장은...



분대장 : 이쉐이 잔머리쓰는거 봐라... 자대가면 군생활 잘하겠다?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그리곤 내가했던 행동을 중대원들에게 얘기하면서 모두 그렇게 자르도록 했던 것이다.




이글 말고도 군대에서 잔머리 굴렸던 일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데

추천 많이 해주시면 계속해서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