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상입니다.

오랜만에 글써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세상엔 길고 짧은 여러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 중에서도 외모로만 따진다고 하더라도

얼굴이 긴사람 혹은 짧은사람,

다리가 긴사람 혹은 짧은사람,

허리가 긴사람 혹은 짧은사람... 등등

수도없이 많은 종류의 사람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슬픈 사람은 아마도

본인과 같이 혀가 짧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_-




참고로 나의 혀 길이는

아무리 온몸에 힘을 줘가며 혀를 내밀어도

치아 밖으로 혀가 1cm이상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주아주 미쳐버릴듯이 짧으며..

이로 인해 말을 하는데에 있어서 발음이 부정확함은 물론

목소리가 자꾸 입안에서 맴도는 성향이 있어

목소리도 크게 나오지 않는다. -_-




흔히 TV에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가수 김종민씨가

입만 열지 않으면 더더욱 인기가 많아질것이라는 추측은

그가 내뱉는 말이 엉뚱해서 이지만,

나같은 경우는 입을 열게될경우

발음이 아주 노틀담의 꼽추보다

더 똘추같은 말을 해대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날 피하게 되곤 한다.. -_-

그럼 이제부터 혀 짧은 자의 비애가 얼마나 심각한지

짤막한 에피소드 몇가지로 소개를 해보겠다.






에피소드 1.

내가 군대를 가기전인 2004년 어느날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길에

마침 배가 출출해져서 근처에 있는 슈퍼에 들렀다.

슈퍼에는 주인 아주머니 대신 아주머니 따님께서

잠시 가게를 보고 있었는데

나보다 두살 많은 누나였다.




난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서 그냥 진열대에 놓인

아무 과자나 대충 집어들어서 카운터 앞에 놓았다.



천상 : 누나, 이거 얼마에요?

누나 : 아.. 이거 1000원^^;

천상 : 헉.. 무슨 과자값이 이렇게 비싸..



아.. 내가 어렸을 적..

단돈 200원이면 새우깡 한봉지를 사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는데

역시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요즘과자들은

무지하게 비싸구나...



잡생각을 하면서 지갑을 열어보니

달랑 900원만이 애처롭게 날 쳐다보고 있었다.



900원 : 헤헤...

천상 : 웃지마 이것들아-_-




난 100원이 모자란 이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약 5분간 아이큐두자리인 내 머리를 신나게 굴려댔다.




누나 : 너 뭐하니? 계산안해?

천상 : 하.. 하하... 그..그게요..



난 두눈을 꼭 감고 쪽팔림을 무릅쓴채

누나에게 외쳤다.



천상 : 누나!!! 깎아주세요!! 흑흑.. 쪽팔려..

누나 : 엥?




-_-


예상대로 누나는 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날 쳐다보았다.


하긴.. 몇만원돈 되는 물건을 산것도 아니고

단돈 천원밖에 안하는 과자 한봉지 사면서

돈을 깎아달라니.. 나라도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몇초간 정적이 흐른후...

누나는 갑자기 내 머리를 손으로 곱게 쓰다듬어주면서



누나 : 으이구~ 우리애기 까까먹고 싶어요^^?

천상 : 네?

누나 : 귀여우니까 누나가 그냥 줄께. 가져가서 먹어.^^

천상 : 무.. 무슨 말씀이신지..





누나 : 니가 까까달라며 이눔앗!! 애두 아니고 까까가 뭐니?

천상 : 컥;;;



그렇다...



"누나 깎아주세요!!! ㅠ_ㅠ"

내가 한 이말을..


"누나 까까주세요 o（〉_〈）o"

누난 이렇게 들었던 것이다. -_-




덕분에 난 과자 한봉지를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었지만

이때 내 나이 21살...

나이 먹을만큼 쳐먹고 이런 오해를 받았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좀 가슴이 아프긴하다-_-;;




에피소드 2.

내가 입대후, 휴가를 나와서 친구들과 술을 한잔 하고 있을 때였다.

초등학생때부터 알고지내던 절친한 애들이라

거리낌없이 재미있게 놀고있는데,

마침 옆 테이블에 이쁘장한 여성분 세분이서

술을 마시고 있는게 우리들의 눈에 포착이 되었다.



천상 : 허허.. 군인이라 그런지 아주 먹음직스레보이는구려..

친구1 : 아냐.. 니가 군인이라그런게 아니라 진짜 이쁘긴 이쁜데?

친구2 : 가위바위보해서 진사람이 가서 합석하자고 해본는게 어때?



헐.. 평소에 쑥스럼이 많기로 유명한 나는 만약 지게될 경우

당연히 그 여성분들에게 합석하자고 할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난..



천상 : 닥치고 일단 가위바위보 -_-

친구1 : 너 아주 여자가 급했나보구나..



우리 세명은 가위바위보를 했고,

약 10번이 넘는 치열한 가위바위보 싸움끝에..

당연히 내가 지고말았다. -_-



천상 : 이런 캐병신같은 일이..

친구1/2 : 자자~ 옆테이블로 어서 가봐! ㅋㅋㅋ




난 쪽팔림을 무릅쓰고

그녀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리고.. 애써 용감한척

그녀들에게 외쳤다.



천상 : 저.. 시간있어요?

그녀들 : 네? 뭐라구요?



술집에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너무 컸는지

잘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혀가 짧으면 발음만 부정확해지는게 아니라

자꾸 말이 입안에 맴돌게 되서 목소리도 크게 안나온다.-_-


천상 : 시간있냐구요..（젠장.. 자꾸 쪽팔리게..-_-）

그녀들 : 네? 잘 안들려요!!!

천상 : -_-



그녀들은 내 목소리를 듣기위해 자꾸 내가 있는 쪽으로

귀를 기울였고..

난 약 5회정도

천상 : 시간 있어요? 시간있냐구요..

를 반복해야만했다. -_-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화가나서 혼잣말로..



천상 : 이런 잡것들이 귓구녕이 쳐막혔나.. 자꾸 쪽팔리게..

라고 조용히 말을 하는데..-_-



이때 마침 술집 음악이 댄스곡에서 발라드곡으로 넘어가면서

음악소리가 잠깐 멈추게 되었고-_-

내가 혼자 내뱉은 혼잣말이 크게 울려퍼지게 되었다.-_-

이 말을 들은 듯한 그녀들이 나에게 외쳤다.



여자1 : 귓구녕 안막혔거든요?

천상 : 하..하.. 그..그게 아니라요..ㅠ_ㅠ

여자2 : 아니 뭐 저딴 사람이 다있어?

천상 : 오해에요 ^^;

여자3 : 왜라니요!! 방금 저희한테 욕하셨잖아요! 개념이없군요?







천상 : 오해에요 ^^;

내가 한 이말을

천상 : 왜요 -_-!

그녀는 이렇게 들었던 것이다-_-







나.. 그날 처음으로..

처음본 여자에게

썅욕이란걸 들어보았다.-_-



에피소드 3.

지금은 아주 우울한 솔로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에게도 애인이라는게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_-



나에게 애인이 있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려면

약 2년 반정도를 거슬러 올라가야한다는게

좀 안타까울 뿐이긴 하지만..-_-;;



약 2년 반전..-_-

사귄지 얼마 안된 그녀와 대학로를 걸으며

가벼운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 도중에 나는

나의 혀가 짧아서 생긴 여러 에피소드를 말해주었고,

그녀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귀엽다는 말만 반복했다. -_-




천상 : 나 진짜 혀 늘리는 수술이라도 할까?

그녀 : 무슨 소리야-_-; 난 혀짧아도 오빠가 제일 좋아..

천상 : 헤헤.. 정말 ^^?

그녀 : 물론이지 ^_^



그날따라 그녀가 너무 이뻐보였다. -_-;




짧은 데이트를 마치고.. 저녁이 되었다.

그녀를 집으로 보내줄 때가 다가와

나는 늘 그래왔듯이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었다



천상 : 잘 들어가~ 히히..



근데 그녀 표정이 좀 심상치 않았다.



이 표정은 마치..

"나 오늘 이밤을 불사르고 싶어 오빠.."

혹은

"나 오늘 오빠에게 쫓기는 한마리 톰슨가젤이 되고싶어.."

혹은

"나 오늘 오빠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면 내가 잡아먹어버리겠어.."

라고 말하는 표정과 같았다-_-



천상 : 너.. 표..표정이 왜그래..-_-

그녀 : 오빠.. 우리 언제까지 뽀뽀만 하고 끝낼거야?

천상 : 응? 그..글쎄.. ㅎㅎ（그래 오늘 진도한번 나가보자-_-）

그녀 : 우리 오늘 진하게 키스한번 해보자.

천상 : 어.. 나 잘 못하는데..（키스말고 다른것도 해보는건-_-..?）

그녀 : 그냥 해보자~ ㅋㅋ

천상 : 그러지 뭐..（아..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다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난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덮었고..

영화에서 보던것처럼..

그리고 야동-_-에서 봐왔던 것처럼

현란하게 혀를 놀려댔다.




한 10초정도 지났을까?

그녀가 갑자기 입술을 떼더니..


그녀 : 오빠.. 정말.. 나한테 이러기야?

천상 : 헉..-_- 왜.. 왜그래!!

그녀 : 오빤 내가 그렇게도 싫어?



-_-

이건 또 무슨 다된 개밥에 김수미표 간장게장 비벼먹는 소리냐..


키스하자고 해서 기껏 했더니..

이건 뭐... 아주 병신쳐다보듯

날 쳐다보는게 아닌가 -_-;



천상 : 왜그래.. 오빠가 뭐 잘못했니?

그녀 : 오빠... 우리 키스한번 해보자니깐..



-_-

난 다시한번 그녀의 입술을 덮었고

더욱더 현란하게 혀를 내둘렀다. -0-;;



또 10초 정도 지난 뒤..


그녀는 이제 아주 대놓고 화를 내면서


그녀 : 됐어!!! 나랑 그렇게 키스하기 싫으면 저리 가!!

천상 : 왜 그래.. 응?（보자보자하니 너 아주 미친년이구나..）

그녀 : 키스를 하는데 왜 입만대고있어? 오빠 혀는 데코레이션이야?

천상 : 뭔 소리야.. 내가 얼마나 과격한 혀놀림을 했는데-_-

그녀 : 차라리 뉴턴이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했다고 구라를 쳐라...

천상 : 저.. 뉴턴이 만유인력법칙 발견한거 맞는데..

그녀 : 아.. 그런가-_-;;



그녀를 애써 달래주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녀는 나와 키스를 할때 내 혀가 자기 입근처에도 안와서

자기와 키스하기 싫어서 내뺀줄 오해를 했다고 했다..-_-



하두 어처구니가 없어서 난 다음날

화장실 거울을 보고 혀를 내밀어봤다.







이건 뭐.. 혀가 입술밖으로 나오지도 않는게...

아주 병신이 따로없었다..-_-;

그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뽀뽀밖에 못하는 바보같은 남자로 낙인찍히게 되었고..

제대로된 키스한번 해보지 못한채

나의 군입대로 인해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다..




어쨌건 지금은 그녀와 헤어졌지만..

다시 그녀를 만난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니가 나한테 넣으면 되잖아 밥팅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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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반씩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보고싶네요..

지인을 통해서 얘기를 들어보면

잘 살고 있다고 하긴 하는데...

수많은 말로 그녀에 대한 안부를 전해듣는 것보다

바로 앞에서 얼굴 한번만 봤으면...하는 저의 바램은

너무 큰 욕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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