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줄 요약 : 헐 시발 7번방의 선물이 챔프 감독작이었어.

제가 2011년 가장 짜증났던 영화를 뽑으라면 저는 단연 [챔프]（최악은 아니지만）를 뽑겠습니다...-_-

그 이유 중 하나가 이 영화의 목적이 어떤 방식으로던 관객에게 감동 또는 눈물을 주려고 한다는 겁니다.

왜 자꾸 전작 얘기를 하나면 [챔프]는 감동이나 주거나 눈물을 자아내는 방법이 전혀 탁월하지 못하고 투박합니다.

즉, 앞에서 애가 질질 짜건, 주인공이 눈이 멀건 전혀 인물에게 감정이 몰입되지 않습니다.

근데 [7번방의 선물] 전작과 다른 점은 일단 슬픈 감정이 이입되긴 함! 게다가 +알파로 유머도 쓸만함! 영화 보다가 몇번 터졌습니다. 일단 영화는 전반적으로 볼만은 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단순히 전작이랑만 비교해 본다면

일단 감독이 작정하고 캐릭터들을 덜 울렸더라고요. 네? 뭐라고요? 구라같다고요? 류승룡이랑 예승이가 엄청 울던데 왜 구라치냐고요?

ㅇㅇ... 챔프는 그거 배의 배로 웁니다. 그냥 눈물바다에여. 개연성이고 나발이고 그냥 애한테 울라고 시키면 관객들도 따라 울겠지 헤헤. 딱 이 생각으로 만든듯 해요.

저는 이 영화가 감정적으로 "나를 고문한다"라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그리고 캐릭터에게 부여된 상황도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 멀어가는 기수, 억울하게 죽는 사형수 둘 다 눈물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몰입도는 후자쪽이 훨씬 강했으니까요.
물론 차태현 씨 연기도 나쁜 편에 속한 건 아니지만, 이번 영화 류승룡의 연기는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근데 뭐가 문제냐면

전작을 망쳤으니까 이번엔 좀 덜 오버해야지 해서 영화가 좋아진건 사실임.. 근데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여전히 여전히 너무 작위적이고 신파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처음에 유품을 받고 그 여자가 변호인이 되서 감정적으로 변호하는 씬이 첫장면이면, 십중에 팔은 결말을 예상하고 보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와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류승룡이 왜 죽을 수밖에 없는가. 그게 얼마나 자연스럽고 감동을 주는가가 중요한 거고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게 정상일텐데.

그냥 경찰청장 애가 죽어서 경찰청장이 미침. 그래서 국선변호사도 매수하고（심지어 매수했다는 정확한 장면도 안보여줌） 그냥 너님 사형! 이러고 그냥 관객을 설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위기 만으로 울린다는거임. 그나마 챔프 땐 더했지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사형선고 되고 예승이가 생일 상 받은 후에 낳아줘서 고맙다고 절하고 같이 맞절하는 장면이나, 그 풍선기구 타고 날아가는 장면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눈물 지어내게 합니다. 저도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그만큼 충분히 이 영화 재밌고 더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근데 꼭 그딴식으로 뭔가 더 가학적으로 더 아련하게! 라며 해야만 했나...

[1번가의 기적]을 보신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달동네 남매한테 갑자기 꼬마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토마토 세례하니까 남매는 튀다가 토마토 맞으면서 질질 짜는 장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슬로우에 오지게도 처맞음

정말 뜬금없이 오로지 관객을 울리기위한 장면인데, 이 영화의 엔딩도 강도는 훨씬 덜하지만 그런 느낌입니다.

게다가 엔딩이 그러니까 여태까지 내가 받은 감동과 눈물이 모두 너무 인위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래서 영화는 끝이 좋아야하는데..

한줄요약 : 제 버릇은 개 못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