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사람 별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냥 같은학원다니는 사람이었죠.

어느날 나에게 물었습니다.
나와 짝궁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좋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공부를 꽤 잘했거든요.

어느날 그녀가 점심시간에 술을 먹고 온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선 애교를 부리는데, 귀엽더군요.

그렇게 둘 사이는 가까워져 갔습니다.
기간은 짧았지만, 하루 24시간중 12시간 이상을 붙어있던 우리었기에
정말 많은일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도하고,
극장이나 인적 드문곳에서는 손을 꼭 붙잡고 다녔지요.

하지만 그녀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학원 수료할때까진 연애 할 생각이 없다고 하더군요.

실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도중,
우리는 심하게 다퉜습니다.

그녀는 이번일로 나에게 크게 실망했으며,
나중을 생각해보니 우린 안맞는거 같다며 저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저도 억울한것도 많고 서운한것도 많았지만,
너무도 갑작스러운 통보였고, 이제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끼고 있던 기간에
이런일이 발생하니 혼란스럽더군요.
그래도 일단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도 아쉽고 너무도 좋아해버린탓에 붙잡았습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내가 공부할때가 가장 멋있다고 말하지 않았었냐고,
수료할때까지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그러니까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습니다.
그때 너의 마음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그때가도 마음이 변할지모르겠다며 확답을 주지 못하겠노라고.

그래도 그 대답을 듣는 순간엔 참 어처구니 없게도 기뻤습니다.
완전한 부정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요.


하지만 날 좋아하던 사람이 더이상 날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크나큰 충격이었습니다.

주말내내 밥도 제대로 못먹고 눈만 감으면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고
사사로운 행동 하나하나 그녀와의 추억이 떠올라 절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건, 더이상 널 좋아하는감정이 없다는 그 말 한마디...
그게 자꾸 떠올라서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다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옆자리에서 공부를 하는데.
겉으론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척 하지만 속으론 정말 새까맣게 타들어 가더군요
거기에 학원내에선 비밀로 하고 만났기 때문에 다른사람들에게 내색도 못하구요.

그런데 그녀가 웬일인지 절 걱정해 주더군요.
어디아프냐고.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가끔 투정부리면 같이 짜증내던 사람이었는데,
이제와서 이러니 참 고맙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잠깐 들릴곳이 있어 들려서 나오는데,
우연히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같이 공원을 한시간정도 산책을 했지요.

하지만 예전처럼 손도 잡을수 없었고,
애정표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용기내서 아직도 많이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을 꺼내보았지만, 그녀의 표정은... 하...

그렇게 또다시 한주가 흘러가버렸네요.

다가올 주말이 두렵습니다.
그녀생각에 잠 못 이룰까 두렵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자꾸 떠오를거같아 두렵습니다.

이제 저도 곧 취직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데,
프로젝트를 지휘해야할 이 시점에서 제가 이렇게 여자에 허우적대느라 조원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나도 그녀처럼 자기공부 자기할일 하며 살고싶은데,
저는 바보처럼 그녀생각만 하고있네요.

어차피 서두른다고 될일도 아니건만은.

수료는 이제 한달 조금 더 남은 이 시점에서,
정신차리고 마무리를 해야 할 터인데 지금 내가 뭐하고있는지,
나자신도 너무 한심하고, 또 한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세한탄 할 곳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