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知）와 지（智）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지（知）는 말 그대로 그저 아는 것이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智）는 그걸 매일（日）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명심보감에 보면, 불경일사 불장일지 （不經一事, 不長一智）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智）가 자라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경험으로 얻은 것은 매일매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로써 지（智）를 쓴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지（知）는 경험으로부터 얻은 앎이 아니라, 단순히 보고 아는 앎입니다.

수심가지, 인지난심 （水沈可知, 人心難知）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물을 보면 깊이가 어떤지 지（知）할 수 있지만, 사람 마음은 보아 지（知）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보통 위 말은 사람 속을 알기란 어렵다는 의미로써 쓰입니다.

하지만 이는 물처럼 척 보고 알기 어렵기 때문에, 자세히 살피고 함께 다녀야 한다는 의미가 지（知）란 말이 가진 뜻에 알맞습니다.

가령 지인（知人）이란 말을 생각하보면 이가 쉽습니다.

그냥 얼굴만 보거나 한 사이일 때 아는 사람（知人）이란 표현을 쓰지, 서로 오래되어 가까이 한 사이일 때는 친구（親舊）를 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지음（知音）은 무엇이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이는 '소리만 들어도 아는 끈끈한 친구사이'를 이를 때 쓰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음'（音）을 듣기만 해도, 다시 말해 '척 보기만 해도'（知） 그 속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여기에 지음（智音）이라고 써버린다면 이는 '음'（音）을 충분히 들어야, 다시 말해 '오랜 경험을 해야'（智） 그 속을 알 수 있다는 말이기에 척 봐도 아는 사이란 의미에 알맞지 않은 뜻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가끔 지혜（知慧）와 지（智慧）를 혼용해 씁니다만, 이를 잘 아신다면 어떨 때 무슨 지（知）나 지（智）을 써야할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다가 한 번 얘기가 나오면 아는 척（知） 딱 해보세요.

그럼 진짜 느껴보거나 이런 일을 실생활에 자주 경험해 놓으니까 아는（智）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