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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전방인 여기는 나 자신 외의 사람을 일절 들이지 않는 공간으로 유명한 편. 오면 다들 안 가려고 늘러붙는 통에 영구 금지를 시킨건데, 이 성격상 손님에게 일 시킬 인간이 아니므로 호구처럼 나 혼자 죽어라고 일해야하고 혼자만 못 쉬는 상황이 생겨서 모든 인간의 출입을 완전 통제를 했다. 이 집은 특히 여름에 션하다. 그렇다, 완벽한 정남향이라서도 좋고, 앞 베란다에서 보면 언덕 아래 찻길도 보이는데 그 작은 찻길 너머에 절대농지로 묶인 논이 새파랗고 촘촘해서 완전 힐링되고 이쁘다. 북쪽 방향인 뒷베란다 쪽은 산이 붙어있어서 산에서 계곡 바람 불어오다보니 샤워하고 나오면 추워서 옷 껴입는 곳이다. 집 뒤의 그 산은 잘못 넘어가면 월롱면까지, 차도 버스도 없이 오도 가도 못하고 미치게 걸을 수가 있으므로 산책로 이상은 절대 안 감. 남쪽 큰 베란다 창과 북쪽의 뒷베란다 열어두면 맞바람이 그렇게 션할 수가 없다. 이건 신선 놀음인거임. 가장 끝내주는건... 난 이 집에서 에어컨이라는 사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선풍기 딱 2대 뿐이고 그것도 어쩌다가만 켠다. 그 정도로 그냥 존재 자체가 시원해서 어디 나가서 개고생 하고싶은 생각이 요맨큼도 안 든다. 밀린 VOD 시청 해 가면서 감자 쪄 놓고 옥수수 쪄 놓고 사이다랑 콜라에 얼음 동동 띄우고 폰은 게임 자동 걸어놓고 컴질 했다가 티비 보다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이것만큼 행복한게 또 있나싶다. 이게 세상에서 젤 좋음. 심심하면 수박도 썰어 옴뇸뇸 하다가 빙수도 쓱싹쓱싹 잘 섞어서 먹어주다가... 이건 그냥 신선 놀음인거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거 특히 잘 느껴지는 여름이다. 이 이상한 전방은 상당히 기후가 오묘하다. 여름엔 대구하고 견줘서 더 이겨야 되고, 겨울에는 철원이랑 대관령과 싸우려고 든다. 보통 대구도 여름이 유명하다지만 겨울이 사무치게 춥진 않지만 여긴 최고가 영하 27.5도를 비공식적으로 찍은 적이 있었다. 어느 겨울 너무 추워서 택시 탔더니 기사님 왈, 문산에서 기상청 관측하는 뭐가 있는데 금촌역 전광판에 파주시 곳곳의 기온이 나왔단다. 문산보다 아래지만 더 추울 때도 꽤 있는 이 이상한 동네는 그렇게해서 그 때 영하 27.5도라는 사상 초유의 강추위를 찍었었다. 음... 시베리아스런 여기는 그 때 이미 모스크바를 가볍게 제압했고 철원도 발려버리면서 위용 아닌 위용을 뽐낸 곳이었다. 영하 25도를 넘기는 추위라는건 개마고원 신의주 이 쪽 기온이라고 봐도 무방할 어마무시한 맹추위다. 동장군이 아닌 '빙신（氷神）'이 도래한 뭐 그런 급이라고 볼 수 있는거겠지. 영하 13도 넘으면 콧 속을 1초에도 몇 번 딱풀칠 한다는 느낌이다. 비강 내의 모든 콧물마저 얼려버려서 미쳐버린단 소리. 거기서 더 내려가서 영하 15도를 넘기게 되면, 안경 쓰건 아니건 사방에서 모여드는 한기에 눈 뜨기가 어려워지며 눈물이 질금질금 나오다가 얼어붙는 기분이라, 걷다가 속눈썹 만지며 얼음 눈물을 뽑아주며 걸어본 적도 꽤 많다. 이것이 전방 클라스! 그렇지만 여름은 정말 이건 파라다이스요 별장이요 휴양지스러워서 그 어디도 가기 싫게 된다. 가만 있음 션한 냉골 바람이 불어오는데 땀 나게 왜 나가서 돈 쓰고 사람들 인파를 비집고 다니며 고생을 해야하나싶은 기분? 그래서 퇴근 시나 밤 늦은 시간에 미리 하드같은거 사다놓고 쟁여두면, 주말을 아주 션안하게 보낼 수 있어진다. 뼈 시려울만큼 찬물도 나와서 여름은 넘 좋다. 반면 겨울엔 그 물이 손 안 시렵게 희안하게 미적지그리~ 이런다. 가장 맘에 드는건 아무에게도 방해 안 받고 이거 다 내꺼라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즐길거다. 이따 해 지면 볶음 김치 가지고 김치말이 비빔국수 한 판 갈려고. 어, 칼질은 느려도 요리는 꽤 한다. 해신탕 같은 것도 만들어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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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2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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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0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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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존맛탱 |
집돌인 저에게도 집이 쵝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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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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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선의그사람  |
원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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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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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2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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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 [0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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