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Old hard Rock에 미친 자는 7월이 되면 환장하게 된다.

4월이면 Deep Purple의 April을 들어줘야만 하고, 11월이면 어김없이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을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7월이면... Uriah Heep의 초창기이자 최고의 전성기라 할만한 그 때의 보컬

David Byron이 노래하는 July Morning을 마르고 닳도록 들어줘야만 한다는게 그런 자들의 특징이다.

해서 첨부해 보았음.

원칙적으로는 14분간 흘러나와야하는 뒤가 무한히 길게 흘러가야하는데, 용량 적은걸 찾음.

아무래도 여기에 플랙 음원은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므로 깔끔하게 짧게 커트된거면서 라이트하게 저장된 것으로 들고 옴.

처음 있는 일이 일어나버렸다.

술을 체질적으로 못 마시는 인간이지만, 술은 요리용으로 빚는건 좀 한다지만
 

몇 년에 한 번... 진짜 진짜 감정이 콱 몰릴 때 한 번은 딱 마실 때가 있다.

그래서 아까 가게에 내려가서 보드카를 구해 왔건만... 응, 편의점이라는.

대체 어찌된 일인지, 이건 무슨 쥬스나 음료수 마시는 것처럼 일말의 징후가 없는, 생전 처음 있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음.

원래 친가가 말술 유전자가 있다고 내 언니는 잘도 마시는 인간이 무서운 소리들을 쫙 풀어주곤 해서 알기는 알았다.

그러나 나는 마시면 빨개지는 부친, 마시면 심장에 문제 바로 생기는 모친을 다 닮아버린... 술이 안 되는 인간인 것이었으니.

알고보니 부친은 빨개지는 자체가 싫으셔서 안 자시려고 하시는거지 사실 굉장히 주량이 쎈 분이라고 언니라는 인간이 알려줘버림.

암튼 난 모친처럼 타고나길 알콜 분해효소가 희박한 인간인게 맞건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오래 생각해 봄.

도수가 0.000001%라도 이 망할 예민한 체질은 그걸 귀신같이도 아는지라, 마시는게 잘 안 되곤 했음.

생맥주는 효모가 죽지 않았다보니, 시간이 흐르면 미세하게 도수가 오르는데 그걸 감지해 버리는 인간 센서 그 자체였음.

근데 보드카를 음료수 마시듯 한 병을 들고 마셔도 물과 같다니, 이게 무슨 일인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구나 드뎌.

조금이라도 알콜끼가 있으면 좀 더운 기운이 오르면서 빨개지는걸 스스로 느끼고 슬슬 숨이 가쁘면서

바로 아세트알데히드의 공격을 받아가메... 머리 뽀사진다고 어쩌지를 못하게 되어있는데, 이건 내가 사이다를 마신건지 뭐냐 싶었음.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나버린 이상한 지경.

심지어 마신걸 알고 친구 하나가 좀 전에 전화도 걸기까지 함.

"누님 괜찮으십니까? 속 불편하진 않으시구요?" 라고 놀래서 전화함. "아니, 이상하게 쥬스같던데 나도 이걸 모르겠네요."

둘이서 뭐지뭐지 이러구서 다행이다를 연발하고, 그 동생더러 먼저 들어가 자거라 해 놓고

난 알아서 더 놀다 자련다, 7월이니 바이런을 들고 파야한다며 
 

서양 인간들만 있는 데이빗 바이런 골수분자 그룹에 들어가서 "캬~~!" 이러고 혼자 좋다고 하는 중이다.

2007년부터 매일 울리는 여러 개의 모닝콜 알람 중에 이 곡이 꼭 들어있다.

즉 그 때부터 나는 이 곡을 매일 들었다는 얘기가 됨. 그 정도로 미친 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이키델릭 사조를 논할 수 있는, 슬프도록 찬란한 그 오묘한 선율에 제대로 미쳐 날뛰는 자,

자정이 넘었다? 어? 7월? 당연히 파는거 시작인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이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 바로 음악이라 하지 않던가.

다만 꼬옥 이런 불세출의 보컬은 참으로 일찍도 죽어버린다는게 있지. 그래서 더 환장하는게 골수팬.

나같은 사람한테 치마 정장 거룩하게 입히고, 얼굴에 그림질 시켜놓고 '클래식 듣거라.' 이러면 아마 죽을려고 할거다. 다 싫어함. ㅋㅋㅋ

발라드보다는 올드 하드락을 좋아하는 이유, 일종의 대리 만족적 심리에 기인한 것이다.

소리 지르고 싶을 때... 얼마나 션안하냔 말이지. 대신 샤우팅 해 주지 않갔삼? 내겐 발라드도 간지러워 취향이 아니다. ㅎㅎㅎㅎㅎ

아, 초창기 유라이어힙은 1972~73년 라이브 버전이 진짜 최강임.

가져온 김에 본인 블로그에서 가사 쌔려넣고 마저 바이런 사냥하러 간다.

7월 한 달이 이 안의 모두에게 큰 시련말고 커다란 축복만을 무한히 제공하길 염원하면서.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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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y Morning"
  This song is by Uriah Heep and appears on the album Look at Yourself （1971）
  and on the compilation album A Time of Revelation - 25 Years On...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