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넋두리.

무언갈 바라지만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
된다고 해도 사소한 것으로 싸울 것 같다는 생각.
오늘 제일 충격적인 건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내 행동을 평소에 얼마나 그렇게 봤으면, 아무 사람한테나 관심을 가질 사람이라고 보는 지도 모르겠고.
저번도 그렇고 왜 내가 그런 식으로 생각할 거라고 단정 지어버리는지도 모르겠고.

맘에 들어도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맘은 커졌는데 친구처럼 지내잔 당신의 말에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하고 선을 지키려고도 노력해봤다.
당신이 날 대해주는 건 다른 친구랑 크게 다를바 없는데, 나에게 바라는 것과 예민함은 다른 친구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생각해보면할수록 내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먼저 말 건 적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생각할수록 나만 그 사람이 필요한가보다.
그건 곧, 나한테만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는 것.
그 사람을 위한 다른 사람들을 향한 창이 되고.
나는 그 사람의 창을 견디는 방패가 된다는 것.
그냥 그런 거다. 여기서나 저기서나.
그런 내가 가끔 조금 설레는 것에 필요 이상으로 기뻐하고.
당신이 나에게 해주는 작은 칭찬에도 기쁘고, 당신이 나를 인정해주면 좋겠어서 조금이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있다는게.
스스로 생각해도 불쌍하다.

애초에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무슨 자신감이었던걸까 나는.
예전엔 몰라도, 지금은 내가 당신을 신경쓰는 것의 1/5도 신경쓰지 않을텐데.
물론, 당신이 날 신경 써줄 때는 기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친구로서의 신경씀, 그것뿐이다.
그런 작은 것에도 설레하는 내가 더 싫다.

친구처럼 대한다면서 왜 나한테만은 그리 쉽게 화를 내고 오해를 하는지, 정작 나는 당신이 싫다고 한 것을 고치려고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애초에 나도 당신을 진짜 친구처럼 대했다면 오늘 일에 대해서도 상처받지 않았겠지. 당신이 툭 던진 말이 나에겐 송곳이 돼서 돌아오니까.
친구처럼 대하지 않은 건 내가 잘못한 게 맞아. 어차피 당신의 말대로라면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그냥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게 맞고 미운 건 아닌데, 그냥 내가 자꾸 힘들어. 내가 이러면 내가 못난 놈인거겠지만.
그냥 내 감정은 솔직한데, 머리는 잘 모르겠어.
친구처럼 지내자고 하는 당신이란 사람을.
그리고 나라는 사람도.
차라리 이럴거면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내가 아무도 좋아하지 않으면 좋겠다.
힘들다 그냥...
왜 이렇게 좋아한다는 건 매번 속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