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일러스타페스의 현장

서브컬쳐 페스티벌이라는 이름과 무색하게 우중충한 하늘과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이

시작부터 나에게 우울감을 불러일으킨다.

심상치 않은 입구의 모습

무장한 군인들이 다급하게 통신을 하는 모습이 마치 진돗개 하나라도 떨어진 느낌이다.

이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나는 느꼈다. 수 많은 군인들이 무장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72년간의 평화로 전쟁의 공포를 잊은 한반도에 전쟁의 심각성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듯 하다.

한 때 전 유럽을 석권한 프랑스 대육군의 선임근위대

노병은 죽지 않는다고 했던가? 퇴역한지 백년이 넘게 지났을 지라도

저 위풍당당한 모습과 뜨거운 열정만큼은 현대장비가 장악한 이 차가운 현대의 전장 속에서도 식지 않는다.

하지만 첨단 장비로 무장한 정예병도, 노련한 베테랑들도 전장에서 평등하게 쓰러져간다.

저승사자들이 돌아다니는 이 곳은 현재 지구상에서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 잔혹한 아비규환 속에서도, 어느 무사가 홀로 처절하게 불살을 행하며, 싸움을 멈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의 모습엔 과거 발도재라 불리었던 잔혹한 사내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전사자의 유족들에게 보낼 문서를 정리하는 라이덴샤프트리히 소속 행정병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모습

종군기자를 위협하는 아리우스 소속 테러리스트

피난민촌의 모습

전쟁후유증（PTSD）로 고통받는 한 남성

정말이지 전장의 참혹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무너져가는 소녀전선에서 물러서지 않고

죽음을 각오한 그리폰 결사대의 결연한 모습

마치 황산벌의 계백장군을 보는 듯 하다

한 때, 같은 부대원이었던 자로서 근황을 물었지만, 

역시 우중전선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서브컬쳐 오프행사 첫 후기

- 내가 이 곳에서 본 것은 단 하나, 신에게 용서받지 못한 

인류가 어리석은 고통을 받는 것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