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것은 미방이라는 것이다. 미리보기 방지라는 틀딱짤이지.）

네이버 웹툰 : 펀치드렁커드

보게 된 계기는 웹툰 추천글을 적었다가 역으로

대충닉언금지 님에게 추천받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1화 보고 느낀 감정은

"아, ㅈ됐네. 이미 읽겠다고 답글 달았는데 읽기 싫어."

였습니다. 지금은 읽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제가 만화를 볼 때 꽤 비중있게 여기는 것 중

그림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이지 1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선호하는 그림체도 아니었고 대강 봐도

알콜 중독 등 정신질환을 다룰 거 같은데 제가 정신 질환자이기도 해서

특히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시적허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만의 잣대를 들이대며 제대로 감상하지 못 할까 우려스러웠기도 해요.

실제로 작중에서 정신질환 이력이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

너무 호의적으로 묘사된 부분도 있어요. 폄하하는 것도 편견이지만

미화하는 것도 편견입니다. 그것도 엄청난 오해를 낳을 수 있어요.

초반까지 이 작품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 만화 보고선 정신질환자에게 이 만화처럼 노력해서 고치라는 미친놈 한둘쯤은 나오지 싶다."

였습니다. 필요한 건 노력보다는 병을 치료하겠다는 의지와 실행능력, 그리고 자신의 병을 인정하는 것인데요. 물론 노력도 중요하지만...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할까...

시적 허용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비교적 분노가 조절이 되는 분노 조절 장애,

처방 약을 몇개 바꿨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망상증,

（이건 불가능하지야 않겠습니다만....）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분리 조치가 필요함에도 야유회에 참여한 조현병 환자（조현병, 환청에 의한 피해망상자 그룹으로 참여가 아니라 특정 캐릭터 하나만 참여）

등이 있겠습니다. 물론 시적허용으로 이 인물들은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맞죠.

분노조절장애 : 충동조절장애에 유사한 경미한 분노조절 장애

망상증 : 학계에 보고해야 할 정도로 불가능하지는 않음

조현병 : 투약만 제대로하고 케어만 잘 이루어진다면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거나 최소 1년동안 사고가 적었고 폭력 성향이 적음

너무 편견 아니냐구요? 전 정신과 치료를 10년을 받고 아직도 받고 있으며 입원 경력도 제법 길어요. 사실 야유회에 참여가 가능했다는 점만 생각해도 비교적 안전이 보장되리라는 환자들임을 알 수 있죠. 투약과 케어만 잘 이루어진다면... 

이런 생각을 할 까봐 보기 싫었던 겁니다. 근데 역시 하게 되더라구요. 작가님 나름대로 조사를 많이 하셨을테지만 제가 있었던 환경이 많이 열악했던 모양인지 제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현실적으로....... <- 이렇게 시적 허용을 못 받아들이고 비관적으로 초반을 봤습니다.

도중에 깨닫긴 했지만요.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닌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웹툰이라는 사실을요. 작 초중반까지는 많이 답답했습니다. 저 사람들 나쁜 거 아닌데, 사실은 저런 시선이 일반적인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 질환자와 마주하면 배려보단 반감이 앞서는 게 맞는건데... 보면서 안타까웠죠.

예를 들면.... 주정뱅이!! 알콜중독으로 낮술을 하는 직장 동료가 있다고 치면, 배려심보단 반감이 앞서는 게 당연한 냉혹한 현ㅅ....

이런 생각이 들때마다 잠시 쉬어가며 읽었더니 시간은 꽤 걸렸지만 완독했습니다. 초중반을 지날즈음부터는 이러한 생각이 들지 않아 술술 읽혔습니다. 재미있는 웹툰이에요.

메시지는.... 메시지가 중요한 작품이라 스포일러할 수는 없겠네요.

뭉뚱그리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제 생각에는 정신질환을 소재로 사용한 웹툰 중에서는

아주 뛰어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편견을 피하려다 자칫 진부한 길로 빠지거나 역편견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그 걸 최소화하는데 성공한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그 최소화도 시적허용을 적용하면 경미한 수준에 불과하구요.

아무래도 제로라고는 할 수 없죠. 정신의학의 권위자가 그려도 제로로 만드는 건 불가능해요. 이미 사람들에겐 펀견이 있으니까요. 욕이 아니라 편견이 있는 게 정상이에요. 저 사람은 정신 질환자야, 실수를 이해해줘야 돼!! 이 것 역시 편견이기 때문입니다. 몇몇 극히 심한 질환을 제하면요. 제가 적어놓은 걸 보면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이러한 기준 역시 편견입니다. 저 역시 편견이 있어요. 있는 게 정상입니다. 말로 뱉지 않는다면.

다소 철학적이고 진지한 웹툰입니다만,

중간 중간 분위기를 풀어주는 소소한 에피나 장치가 있어 보는데 지장이 있 는 수준은 아닙니다. 요즘은 질 좋은 웹툰이 참 많아요. 덴마 후반이 이 반만큼이라도 했으면....!!

교훈적이고 흥미로우면서도 가끔은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드는 웹툰.

시간이 있으시다면 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삶에 지치신 분이라면요.

정말 잘 만든 웹툰이라고 생각해요.

화수도 60화 미만으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글 초반에 너무 까탈스럽게 적은 거 같긴 한데....

후기는 느낀바를 솔직히 적어야 한다고 배웠기에...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이 캐릭터입니다.

스포를 최대한 방지하는 게 좋은 웹툰인지라

둘 중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는 점 양해 바랍니다.

미소녀 미소년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작품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덧글을 달아가며 볼 정도였으니까요.

원래 전 넷상에서 덧글을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말입니다. :）

굳이 별점을 내리자면 5점 기준으로 4.7 정도!?

이상 네이버 웹툰 펀치드렁커드의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