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어디부터 시작해야할까.
딱히 말할때가 없어서 여기다 쓴다.

내가 정신에 감기가 들어섰다는걸 깨닫게 된건
20살때야. 사실 그리 정상적인 가정 생활은 아니였거든. 빚도 많았고

유치원 7살 때부터 시작된 가혹한 아버지의 체벌.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는 가정폭력이였거든.


초등학교때는 담배냄새를 어디서 뭍혀왔는데
그냥 내 말은 듣지도 않고서 목조르고 무차별적으로 패면서 그럴거면 죽으라고 하기도 하고 칼을 쥐고선 수틀리면 그냥 가족 전체 죽고 자기도 자살할꺼라고 하고..
어머니랑 싸우다가 갑자기 내 뺨을 때리기도 하고

'너를 늦게 낳았다면, 준비된 상태에서 낳았다면 이렇게 불행 할 일은 없었을거야'
'너는 맞아야 말을 들어'
등등 여러 충격적인 말들을 듣고 컸어

당연히 집에는 tv가 없었고 그에 따라 중학교때는 친구들 사이에서 겉돌았지. 그리고 맨날 아버지가 일하다가 죽어서 보험금 타서 빚이나 갚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

그래도 중3때 정신차리고 여러가지 알아봐서 공고를 가기로 했어. 그리고 빚도 있고 하니까 최대한 피해 안가려고 고1 때부터는 일용직 알바 다니면서 돈벌어서
책사고 애들이랑 노는데 쓰고 그랬거든.

그러던 와중 19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재산을 좀 물려받아서 빚도 일정부분 갚고 여유가 되서
부모님이 나한테 먼저 사과하기도 하고해서 좀 얘기도 나누고 나를 돌아보는데 내가 간간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 쉽게 문득 하는거야. 그래서 20살때부터 병원은 아니고 그런거 전공 한 사람한테 mmpi 랑 상담을 받았는데 공황장애랑 ptsd 조울증이 의심된다고 병원을 다녀보라고 하더라고.

사실 근데 정신과 라는게 너무 비싸기도 하고 사회적 인식이 안좋잖아? 그래서 나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방치하다가 군대에 왔어.

군대 오기전 까지만 해도
나름 나는 내가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봐.
입대전에는 진짜 답답하거나 힘들때만 찾아오던 가슴을
압박하는 기분, 숨쉬기 힘든 느낌이 계속 지속되고
우울, 무기력 등 안좋은 감정과 살기 싫다는 생각이 지속되더라. 맨처음에는 그걸로 전입을 오게되서 행보관님이 먼저 현부심 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최대한 적응 해본다고 했었어.

결국에는 이런게 눈에 뛰니까 동기가 소대장님한테 보고를 했고 나도 결국 이겨낼 수 없을거 같아서 현부심 하겠다고 말씀 드렸어.

그리고 현부심 진행 중이야.
다들 정신 아픈거 알면 병원 꼭 가자.
많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