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겜방에 와서 곁눈질로 잘 생긴 아르바이트를 힐끔거리며 이 글을 쓴다.. -.-;;;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집은 기독교다.


내게 종교를 묻는 사람들은 기독교라 대답하면 존나 비웃는다! -.-^

그럴거면, 애초에 묻지를 말아라..

내 행동거지가 어찌됐든 난 누가 뭐래도 독실한 크리스챤이다!!!


그 날도 김뽕과 나는 겜방에서 자정를 넘기고 있었다.


요즘에야 내가 포커에 푹 빠졌지만은, 그 때는 고스톱에 미쳤을때다!

맞고야 말로 내가 찾던 진정한 놀이이며, 재미요, 엔돌핀이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였다..

당연히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김뽕 또한 여느남자들 답게 게임을 좋아하므로...

우리는 그 날도 겜방에서 저녁을 넘겨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다.


12시를 넘겨 오늘이 되었다.

12시를 넘기기 전, 그러니까 어제.. 김뽕과 나는 굳은 다짐을 했었지.


우리 이렇게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는 언젠가 아버지한테 깨진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물론이며, 우리 아버지한테도.. -.-;;;

그래서 새벽예배에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우리는 핸드폰에 모닝콜을

새벽 4시 50분으로 맞춰 놓았다.


김뽕의 멜로디는 이문세의 *붉은노을*

깃털의 멜로디는 불새 OST 중 *그날이후*


우리는 그렇게 다짐을 하고, 겜방에서 게임의 유혹을 몇 시간째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 1시쯤,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친구가 놀러왔는데 날씨가 더워서 거실에서 잘 거니깐 들어오면서 놀라지 말라고..


맞고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그렇게 시간을 흐르고 흘러 벌써 새벽 4시 30분...

김뽕과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겜방에서 나와 집을 향해 뛰었다.


집 앞에 도착하니 4시 40분...

매일같이 새벽예배에 나가는 엄마, 아빠는 새벽 4시 45분이면 알람소리에 일어나게 되어있다.


귀가시간이 너무나도 늦어진 우리는

걸리면 죽는다 생각을 하며 대문을 살며시 열고,

현관문도 남의 집 털러 온 도둑마냥 살살 다루며

그렇게 집안으로 발을 들였다...


동생의 말대로 거실에는 동생과 동생친구가 퍼질러 자고 있었고,

안방문은 훤히 열린 채.. 어둠속에 엄마, 아빠가 보였다...


나는 왼쪽으로 틀어 내 방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자고있던 척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집안으로 조심조심 겨들어오느라 거의 5분을 써버렸고,

시간은 어느 덧 새벽 4시 45분을 향해갔다..


또 조심조심하며 내 방 문을 열고 들어가, 지금 들어온것이 아닌 척 하기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어찌해야 될지 결정을 못 내리고 갈팡질팡 하고 있을 때,

안방에서는 알람이 울렸다..


엄마가 일어날 것 같다, 엄마가 일어날 것만 같다, 엄마가 일어났다...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해

거실에 퍼질러 자고 있는 동생과 동생친구 옆에 살포시 누워버렸다.. -.-;;;


그리고는 김뽕에게 빨리 내 옆에 와서 조용히 누우라고 손짓을 해댔다!


나는 결코 지금 들어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벌써 집에 들어와서 날씨가 더운탓에 동생과 동생친구와 함께 거실에서 자고 있는 거다.


제발, 엄마가 그렇게 봐 주길 바랬다..


내 뒤를 숨죽이고 따라오던 김뽕은 나의 행동에 웃음보가 터져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어찌할바를 몰라했고, 도로 마당으로 나가는 걸 보니

자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려던 척을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


결국 엄마는 알람소리에 일어났고... 나에게 다가와서는 이런 말을 했지.


"그러면 재밌냐??"


나는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없는 척을 하며 이렇게 말했지..


"응?? 아~ 피곤해, 엄마 뭐라고 했어?.."


-.-;;; 어. 쩔. 수. 없. 었. 다.


마당으로 나간 엄마는 김뽕을 발견했을테지..


엄마 : 김뽕! 새벽부터 마당에서 뭐하는거니?

김뽕 : 네? 화장실 좀 다녀오느라고요... 헤헤~


역시나, 내 예감은 적중했다..


그렇게 넘겼다.

나름대로 무사히 그 상황을 넘기고, 우리는 새벽예배에 동참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그 때..

마당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 붉은노을처럼~ 난 너를 사랑하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널 잊었는지~♩♪


아~ 정말이지, 핸드폰 깨부수고 싶었다...!!


나는 현관문 앞에서 조용히 들어가야 한다 되뇌이며, 심호흡을 했고..

내 몸에 모든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은 버리고 먼지처럼 작은 존재가 되어

현관문을 통과하자 라는 생각에서 내려놓았던 가방...

그 가방속에 들어있던 나와 김뽕의 핸드폰..

핸드폰에 설정해 두었던 모닝콜!


지금 시각은 새벽 4시 50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울려퍼지는 모닝콜..


조용한 새벽, 맑은 그 공간에서 힘차게 퍼져나가던 얄미운 멜로디...


♪ 붉은노을처럼~ 난 너를 사랑하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널 잊었는지~♩♪


무슨 소리냐 물어오는 엄마, 아빠...

왜 가방이 현관 밖에 있느냐 되물어오는 엄마, 아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핸드폰을 깨부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이유는!


빌어먹을.. -.-;;;


할부가 안 끝나서 이다! -.-^


↓최고의 스타 카페

http://cafe.daum.net/scmap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