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술 좀 더 줘."

서빙을 하던 여성이 그를 휙 돌아 보았다. 누렇게 변색된 하얀 옷들과 꾀죄죄한 꼴을 하고서 들어온 이방인은 3일째 연거푸 술을 마시고 있었다. 중산정산... 받아야 했다. 하지만 여성은 왠지 불길한 마음에 그러지 못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식어빠진 크림 파스타도 새 걸로 다시 가져오고... 내 동생이 이 집 파스타를 좋아했거든. 왠지 이 마을에 있을 거 같아. 말라비틀어진 걸 먹일 순 없으니 다시 가져 와."

파스타도 30분에 한번씩 다시 가져 올 것을 요구하는 싸이코를 바라보던 여성은 성큼 성큼 걸어 남자에게 다가갔다.

"중간정산부터 해주시죠? 지금까지 쳐먹은 술이랑 갖다버린 파스타 값이 제법 되거든요?"

남성은 고개를 들어 여성을 바라봤다. 3일이나 독주를 퍼마신 주제에 또렷한 눈동자로 여성을 바라보던 남성은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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