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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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행복했어...?" [11]

작성자

너를비추는작은별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1422868 추천 10 반대 0 답글 11 조회 233 작성시간 2022-08-09 21: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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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있어 특별한 날이다.

가족들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한 해을 추억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연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그 유대를 더욱 견고히 만드는 계기를 기진다.

ㅁ...물론 이런저런 짓도 말이지...（꿀꺽）

"하아- 벌써 다음주가 크리스마스인가...?"

나지막히 혼잣말을 내뱉으며 평소보다 일찍 해가 저문 거리를 나는 걷고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의 크리스마스.

이제 곧 수험생이 되는 나에게 있어, 이번 크리스마스가 내 마지막 청춘으로서의 추억이 될 것이었다.

크윽... 하지만 어째서 내 곁에는 불순한 오타쿠 xy염색체들 뿐이냐고!!

결국, 올해도 아무 일 없이 마무리 될 거 같다는 비참한 생각으로 집으로 오고있었다.

툭.

"읏... 뭐야... 아직 따라오고 있었냐...?"

"뭐? 따라온다니.. 어차피 우리집 가는 길이 너네 집 가는 길이랑 똑같잖아. 이 바보야."

이 녀석은 각청. 우리 옆집에 사는 녀석이고 부모님끼리 서로 친하셔서 어렸을 때 부터 질긴 인연으로 맺어진... 그 뭐냐... 소꿉친구..라는 것이다.

'친구는 남자 뿐이라고 했었잖아-!'라고 생각하고 있으려나?

하아... 물론 나도 예전에는 이 녀석을 이성으로써 좋아했었다.

하지만 중학교1학년 때 거하게 차여버리고 말았지.

그 후로 소심하게 된 나에게 평소와 같이 굴어오는 녀석에게 언제까지 토라질 수는 없어 지금까지 자알~ 친구사이를 연기해 오고 있다 이 말씀이다.

이 모퉁이를 돌면 곧 바로 우리들의 집이 나온다.

휴~ 집에 가면 밀린 애니나 봐야겠군.

"저기-"

"응?"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시간 있어?"

"뭐야 갑자기."

"자...잠깐이면 되니깐 따라오라구!!"

"...추우니깐 빨리 해줘."

"아..알았다고옷...!!"

갑작스러운 그녀의 요청에 나는 집을 지나쳐 근처 공원 놀이터로 발걸음을 향했다.

으으.... 12월은 역시 춥다! 빨리 들어가고 싶지만 이야기는 들어줘야겠지...（한숨）

"그래서? 무슨 일이야?"

"그...그게...."

"괜찮아. 나한테는 천천히 말해줘도 되니깐."

"읏...고...고마ㅇ.. 가 아니랏!!!!"

깜짝이야...

"결론부터 말할게! ㅋ...크리스마스 이브 날! 나와 데이트 해줬음 좋겠어!!!"

"하아-?"

갑작스러운 그녀의 요청. 왜지? 신종 괴롭힘인가? 아니면 과거에 고백했던 남자를 찬 것에 죄책감을 느껴 한 번쯤은 데이트를 해주어서 속죄하겠다는 건가?!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오해하지말라구! 그...그...이건.... 그래!! 나중에 내가 애인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연습'이니깐!!!"

"아니아니;; 그래도 하필 왜 그게 난데... 나 이외에 다른 사ㄹ..."

"안돼!!!! 다..다른 사람은 너무 불편하고...그리고 그리고... 우우우... 그냥 너가 제일 오래봤고 편하니깐!!! 그렇게 알아!"

"어..으응.. 아...알았어."

이렇게 큰 소리로 당황하는 각청은 처음이다. 뭐 그래도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신뢰할 만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크윽... 마음 한 편으로 기뻐하고 있는 나. 정말 쉬운 녀석이네.

"그럼! 집에 돌아가서 내가 약속장소하고 시간을 알려줄테니 잘 숙지하도록 해!"

"하이하이- 와카시마시타~"

"무우우... 성의없는 대답..."

그렇게 나는 느닷없은 데이트 신청을 수락하고야 말았다.

고백을 거절한 여자와 아직도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의 그 미묘한 관계 속에서 말이다.

-12월 24일 아침-

오늘은 유난히 춥고 흐린 날이었다.

"크으... 각청녀석.. 어차피 옆집인데 그냥 같이 가면 됐던거 아니냐고..."

전날 각청은 나에게 '절대 같이가는 건 안돼!! 무조건. 무조건 약속장소 앞에서 만나는거야!!'라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버렸다.

그리고 약속시간이 되었다.

나는 그녀가 오기까지 계속해서 소셜게임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주변 사람들의 술렁임을 감지하고 고개를 들었다.

'어이어이- 마지카요....'

'남친있으려나...?'

'라인아이디라도 물어볼까나ww'

수 많은 사람들의 술렁임 속에서 그녀가 나를 보며 한 발짝씩 걸어오고 있었다. 도대체 저 귀여운 소동물은 뭐냐!!! 마구마구 쓰다듬어주고싶엇!!!

"헤헤... 미안 내가 좀 늦었지...?"

"아..아냐 나도 지금 왔는걸...（긁적）"

"..."

뭐야... 왜 그렇게 쳐다보는건데...? 뭐라도 말 해야하나?? 크읏 어떡하지? 오늘은 그래도 일일 남친이라 봐도 무방하나? 에잇!! 될대로 돼라!!

"오..오늘 예쁘네..."

"하읏... 고마워..."

크아아아아아앗!!! 뭐냐!!! 이 귀여운 생물은!!!! 큿소...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가 있었다면... 아니야! 오늘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후회없이 즐겨보자!!!

"이제 슬슬 가볼까? 오늘 데이트 코스는 완벽하니깐!!"

"그래!! 나도 기대하고 있다구!!"

데이트는 정말 재밌었다.

커플들이 많이 간다던 레스토랑, 카페. 그리고 볼링장과 오락실 등.

평소에 친구들과 갔던 평범한 곳도 있었지만, 크리스마스의 마법 덕분인지 오늘은 특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