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닭 군납…군인이 ‘봉’인가
1~2년 냉동닭 유통업자 등 5명 적발

일부 장병들이 동물 사료로나 쓸 냉동닭을 납품받아 먹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춘천지검은 7일 1~2년 동안 냉동보관돼 변질 우려가 큰 냉동닭을 군부대에 납품한 업자 등 5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강원지역 ㄷ영농조합법인 박아무개（55）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같은 영농조합 신아무개（33·구속） 영업팀장 등과 함께 공문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냉동창고에서 1~2년 동안 보관하던 닭을 농가에서 납품받은 생닭으로 속여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모두 135t（6억6천만원）을 군부대 급식용으로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행 군납 계약상 생닭을 잡은 뒤 6개월 안에 납품하도록 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냉동닭은 1년 이상 보관할 경우 음식 재료로 사용할 수 없고 동물사료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군부대에 납품한 135t 가운데는 출처가 불분명한 냉동닭 90t이 포함돼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군납 농가들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이 발병해 닭값이 폭락할 때 대량으로 닭을 잡아 냉동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납품한 장기보관 냉동닭 가운데 올 1월에 납품된 1500㎏은 조리 과정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등 변질된 것으로 확인돼 폐기됐으나, 그 이전에 납품된 닭은 대부분 부대에서 소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냉동닭에서 심한 냄새가 나서 이를 물에 씻어 손질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