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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 10 : 그의이야기 （기연, 추적）




“더이상은 어림없다. 애송이.”

갑자기 내앞으로 수십명의 남자들이 길을 막았다. 하나같이 갑옷차림에다가 날이 잘선 장검을 들고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인솔자로 보이는 남자는 금발에 구렛나루와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기사처럼 보였다. 키는 나와 비슷했지만 덩치는 한 두배정도 되는거 같았다.

“어린나이에 소드마스터라는 네녀석의 성취는 대단하지만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마라.”

“그쪽걱정이나 하시지.”

호기롭게 받아쳤지만 앞길이 태산이었다. 당장 내눈앞에 검사는 나와 비슷하거나 훨씬 윗등급의 실력자로 보였고, 그뒤로 질서정연하게 도열해있는 수십명의 검사들도 나와의 차이가 별로 되지 않았다. 다만 내가 그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이라면 초보적인 수준으로나마 끌어올린 기의 양이 그들을 다 합친것보다 조금많다는 것 밖에는 없다.

“합격진 발동! 제일격 블루스톰!”

금발의 남자의 말이 떨어지자 주변에있던 수많은 검사들이 이상한 대열을 이루며 사방에서 짓쳐들어오기 시작했다. 폭풍같은 살기와 태산같은 압력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젠장 이걸어떻게 막아내지?

-채채챙! 챙! 챙! 깡!-

“크윽!”

손이 부서질거같다. 온몸에 기운이 쑥빠지는 느낌과 함께 벌써 두세개의 상처가 생겼다. 갑옷입은 검사들은 내가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을 보고 꽤 놀란 눈치였지만 또다시 공격해온다면 그때는 어떻게될지 미지수였다. 그녀는? 그녀도 일단의 마법사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아이씨 빨리끝내고 도와줘야하는데.

“합격진! 제이격! 허리케인 드래곤!”

-콰우우우-

저들모두가 기를 다스릴줄 아는 검사인 모양이었다. 그들이 발산하는 기의 파동으로 주변에 있는 나무나 돌맹이는 모두 날아가버린 상태였다. 정말 대단한데. 여러명이서 움직이는게 저렇게 자연스럽다니. 게다가 이건 인간이 아니라 맹수의 포효같잖아. 게다가 전후좌우 방향을 가리지 않고 독사처럼 파고드는 칼날이 정말 위력적이야. 만약내가 기본기훈련을 제대로 안했다면 즉사였겠는걸.

그나저나 기를 불어넣지도 않은 내 칼이 저들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신기한데? 녹슬어서 금방 부서질거 같았는데.

-채챙 챙챙 쓱!-

“헉!”

막는다고 막아보았지만 한손으로 여러손 막을 수는 없는법. 이미 내몸에는 십여개의 상처가 생겨버렸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절망감이 엄습했다. 이런.... 그녀에게 말이나 걸어보고싶다.

‘도망치자....’

들려라 들려라 제발좀 들려라!

“어떻게?”

들리는 모양인가보다. 신기한데. 마치 전음입밀과 같은 수법이잖아. 어쨌든 빠져나가고 봐야겠다.

‘기를 이용해서 내 목소리를 너한테 전한거야. 도망치자. 나도 힘들어 죽겠다구. 가능한 강하고, 오랬동안 캐스팅되는 마법을 여러개 뿌려봐.’

“합격진! 제삼격! 썬더스톰!”

이런... 다시 공격해 오려고 하잖아. 이번에는 정말 막을 자신없는데.

“파이어스톰! 블리자드! 라이트닝스톰! 어스퀘이크!”

갑자기 이일대의 땅거죽이 뒤집어지면서 하늘에서 번개가치고 땅이 불바다가되면서 엄청난 얼음화살이 사방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녀인가? 그덕분에 검사들의 대열이 흐트러졌고 나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일단 살고봐야되.’

그녀가 따라온다. 그런데 피잖아. 괜찮은건가?

-서걱!-

“크흑!”

아까 나와 말을 나누었던 대장으로 보였던 검사였다. 젠장... 등을 베인거같군.... 움직일때마다 쑤시는게 정신이 가물가물한데.

게다가 우리 앞길로는 벌써 수백명의 용병단원들이 막아서고 있었다. 비켜!비켜!비키라구!

-퍽! 퍽! 퍽!-

마나를 끌어올릴 힘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후려패면서 도주했다. 그녀는 잘 따라오는건가. 다행이군.

10분? 20분? 한참을 그렇게 검을 휘두르다보니 검에 걸리는 것이 없었다. 온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상처부분이 쓰리고 아리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이런곳에서 쓰러지면 금방 발견될테니 어딘가로 숨어야한다. 저기 동굴이있군.

“어디 다친데는 없어?”

“니눈엔 내가 멀쩡해보이냐!”

“아,아니....”

“어?.....”

그녀의 입가와 옷의 앞자락에는 온통 피투성이였다. 그녀도 나못지않게 고생이 심했구나. 그녀가 걱정된다. 혹시 잘못된건 아닐까? 그런데.... 더 이상은 버틸힘이.... 아....

“아우우우우우우~~~”

으,으음 늑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차렸다. 어? 상처가 다 나았잖아? 그녀는? 피를 흘린채로 쓰러져있잖아. 혹시 잘못된걸까?

“은비야.... 정신차려.... 은비야!”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맞아. 시공천서.... 어디있지? 여깃다! 빨리빨리..

“은비가 왜 저런거야! 윽!”

너무 흥분해서 목소리를 크게했다. 아까 등의 상처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상처가 벌어진걸까? 상관없어. 도대체 그녀가 어떻게 된거야?

-무리한 마나의 사용으로 체내의 마나가 폭주한 상태입니다. 폭주가 멈추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뭐라구? 이런 개같은...

“어떻게하면 그녀를 깨울 수 있지?”

-마나의 폭주를 멈추게 해야합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크흑....”

상처가 아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생명보다 소중한건 없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외부의 마나로써 체내의 마나를 다스리면 됩니다.-

“방법을 알려줘!”

-우선 손을 맞잡은뒤 그곳을 통해 당신의 마나를 불어넣습니다. 그다음 실버레인양의 체내에 마나를 정상적인 흐름으로 돌려놓아야합니다.-

대충 짐작이간다. 주화입마와 비슷한 상태이다. 나는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그다음 책에 쓰여있는대로 천천히 그녀의 마나에 내 기를 합쳐갔다. 매우 거칠고 난폭한 흐름이다. 거센폭풍우처럼 성난해일처럼 길잃은 야수처럼 그녀의 몸속에서는 마나가 폭주하고 있었다. 막아야한다. 필사적으로 내몸의 기를 그녀에게 불어넣었다. 마나의 폭주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투툭-

“크헉!”

상처가 터진모양이었다. 하마터면 집중이 흩어질뻔했다. 피가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정신을 잃으면 그녀도 위험하다. 나는 필사적으로 기의 흐름을 조절해갔다. 천천히, 그래 천천히 워,워,워 진정해....

폭풍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기의 흐름은 혈류의 흐름을 따라 몸안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행이야. 응? 그런데 이기운은 뭐지?

갑자기 엄청난 반발력이 내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맞잡은 그녀의 손을 놓을 수 없다. 거친 야생마처럼 내 머리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 느껴졌다. 난폭하게 달려가던 기의 흐름은 내머릿속 어딘가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꽝!-

의식이 흐려지려한다. 왠지 의식을 잃으면 안될 것 같았다. 기의 흐름은 멈추지 않고 계속 들이 박아댔다.

-꽝! 꽝! 꽝! 꽈꽝! 우르릉....-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내몸이 내몸이 아닌 것 같았다. 의식을 끄집어내는 것같았다. 눈을 떠볼까? 그녀의 가슴이 미약하게 흔들린다. 간혹 엄청난 경련이 느껴진다. 그녀도 나와같은 현상을 겪는걸까?

-꽝! 꽈앙!-

이를 악물었다. 주먹에서는 피가 나오는 것 같았다. 신기한건 등쪽의 상처가 다 아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나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우르릉 콰앙!-

아주 힘차게 들이받는 느낌이들었다. 무언가 조금씩 허물어져가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쪽이지? 뒷목쪽인 것 같았다. 그동안은 기가 통하지 않던 부분이었다. 마치 계란껍질처럼 무언가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야생마처럼 기가 돌진하는 힘 때문에 마침내 나는 정신을 잃었다.

“경민아.... 경민아....”

으,으음 이게 무슨소리지? 그녀인가? 그런데 전보다 더 예뻐진 것 같군. 착각인가? 아니잖아!

“야! 너 어떻게 된거야?”

정말이었다.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정도로 아름다워졌다. 게다가 피부도 더 하예졌다. 무슨일이지?

“혹시 거울있어? 거울좀 봐바.”

“거울?”

“빨리.”

왜그렇게 재촉하지? 다행히도 짐은 챙겨온겉 같군. 신기하게도 저런건 안떨어뜨린단 말이야. 거울이라 거울.... 여깃다. 어라? 내얼굴 맞아?

내얼굴은 마치 다른사람의 가면을 붙여놓은것처럼 딴판으로 변했다. 턱선이 조금 날카로워졌고 얼굴이 갸름해졌다. 그러고보니 상처는 깨끗했고 온몸에서 새힘이 솟아나는 듯 했다.

“무슨일이야?”

“나도몰라. 책한테 물어봤더니 임독양맥 어쩌구 그래서 그냥 덮었어.”

임독양맥? 목뒤에 그거? 나만아니라 그녀도 무언가 변화가 있던건가? 마나의 폭주때문인가? 어쨌든.... 땡잡았다.

“몰라도되 좋은거야! 혹시 뭐 달라진거 없어?”

“마나의 원이 하나더 늘어났어.”

마나의원? 뭔지는 몰라도 더 강해졌다는 소리겠지? 어디 책을 펼쳐볼까?

“무슨일이지?”

-폭주하는 기의 흐름을 성공적으로 진정시킨 보상으로 두분의 임독양맥이 타동되었습니다.-

역시.... 앗싸!

“아까 그사람들은 누구지?”

맞아.... 갚아줄 빛이있지? 이정도라면 아까의 갑옷입은 검사 수백명이 덤벼도 거뜬하겠는걸?

-그들은 용병단 블루드라켄입니다. 단장은 울트켄 블랑슈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소드마스터입니다. 휘하 마법사는 일백명 그중에서 총관인 지크릿은 7써클 익스퍼트의 마법사로 강대국 에티콘의 궁정마법사 출신입니다. 휘하 소드익스퍼트는 총 200명 그중 가장강한자는 블루스타라고 불리우는 자입니다. 실력있는 소드마스터로써 여러왕국의 기사단장 자리를 거절하고 블루드라켄에 가입한 자입니다. 블루드라켄은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무력단체로써 왠만한 왕국과도 견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휘하 용병단만해도 삼천에 이르는 막대한 무력집단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휘하용병단을 건드리면 지옥끝까지라도 추적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뭐야? 엄청난 곳이잖아. 그런곳에서 빠져나온 내가 자랑스러운걸? 그럼 그 산적같은 털복숭이 아저씨가 휘하 용병단의 단장이었나? 그나저나 귀찮게 되었는걸.

그나저나 마법에대해서도 좀 알아두어야겠군 도대체가 아는게 있어야지.

“마법이 뭐지?”

-마법이란 자연의 기운을 이용하여 인간의 의지를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마법은?”

-실버레인양은 8써클 마스터로써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자가 되셧습니다.-

엥? 손꼽히는? 그렇다면 저 무식한 폭력마법사가 드디어 제세상을 찾은거군. 어라? 보고있었잖아. 앞날이 암울하군.

“나는?”

-당신은 중단전을 돌파했습니다. 무협적인 지칭으로는 삼화취정 오기조원경에 오르셧습니다.-

-당신의 수준을 이곳의 이름으로 부르면 소드마스터입니다. 분류는 최상급 골드 프로페셔널-

뭔소린지는 잘몰라도 좋은건 확실하군, 이렇게되면 고마운건가? 그녀는? 어라 또 자네....

동굴안은 꽤 넓었다. 화강암 동굴은 난생 처음보는 것이었지만 솔직히 그런거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주변은 우리가 뿜은 피 때문에 피바다였다. 게다가 정체불명의 허물들도 있었다.

“옷좀 갈아입어야겠는데.”

내옷은 완전히 걸레였다. 여기저기 찢어진데다가 등부분은 아예 시원하게 다 벗겨져있었다. 혹시 옷갈아 입는 도중에 그녀가 깨어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나는 동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막다른곳이 나왔을 때쯤 옷을 갈아입었다. 이제야 좀 살것같군.

옷을 갈아입으면서 내몸의 상태를 보고 놀라자빠질뻔했다. 이건 아기피부잖아? 무지하게 부드러웠다. 게다가 근육도 좀 붙어있었다. 이전같으면 상상도 못했을 텐데....

저멀리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녀인가?

“다입었냐?”

“응.”

보고있던건 아니겠지? 설마....

“비켜라 그리고 열셀때까지 동굴밖으로 안나가면 이동굴을 얼음지옥으로 만들어 버릴꺼야.”

“알았어.”

왠지 한다면 할거같은 그녀의 말에 쫄아서 동굴밖까지 최고의 스피드를 뽑아내어 달렸다. 밖은 밤이었다. 두개의 달이 보였다. 조금가까워진거 같기도했다. 착각인가?

“나 배고픈데....”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사적으로 먹을걸 챙기러 가는 내모습. 왜지? 처량해보이는 이유가.

잠시뒤에 먹을 것을 잔뜩 구해왔다. 내친김에 토끼도 한 마리 잡아서 손질해왔다.

“파이어볼!”

만능이다. 순식같에 다 구워졌다. 마법사가 더 좋은건가? 어쨌든 그녀는 잘도먹는다. 내가 사과하나 집어먹을동안 반은먹은 것 같았다. 저렇게 먹고도 살이 안찌나?

“너는 우걱우걱... 남자가 쩝쩝.... 왜이렇게 사각.... 쪼금먹냐 우접우접....”

“마저 먹기나 하셔....”

정말 잘먹네....




노숙은 이미 몸에 베었다. 게다가 주변의 기온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게 늘어난 마나의 힘인가? 어쨌든 정말 좋다. 그나저나.... 그녀는 먹고자고 하기만 하는데도 왜이렇게 예뻐보이지? 그녀의 긴 검은 머리는 마치 비단결같았다. 눈은 흑요석을 닮았다. 얼굴은.... 음.... 뭐라고 표현해야하지?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잖아. 하하하....

잠도 안오고 시공천서를 펼쳐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깨어나지 않게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높은 수준의 검술은 어떻게 해야하지?”

-스스로 터득하는 방법과 가르침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탁!-

나는 미련없이 책을 덮었다. 왠지 가르침을 받고싶지는 않았다. 그냥 스스로 터득해보고 싶었다. 몸이 근질거린다. 검을 들고 어디 공터를 찾아보았다. 노숙한곳에서 밖으로 나가는데 마법의 기운이 느껴졌다. 무언가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번개의 기운이 서려있었다. 이게 마법트랩인가?

나는 그것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조심해서 움직였다. 트랩의 발동역시 마법의 선을 건드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그물망같이 짜여진 마법의 선을 첩보영화에서 레이져 통과하듯 다양한 자세로 통과했다. 그냥 보통사람이 지나가려면 꽤나 낭패보겠군.

숲속에는 빈공터가 있었다. 나는 평소에 연습하던 기본자세를 하나하나 해보았다. 몇 번의 실전경험이 어우러져 자세는 완벽하게 다듬어졌다. 찌르고, 베고, 후려치고, 꺽고, 비틀고의 동작은 군더더기하나 없었다. 그러나 나와 비슷한 실력자를 만나면?

기본동작을 계속반복하며 방향에 약간씩 변화를 주어보았다. 만약 다섯가지 동작에 변화를 한번씩주면 열가지의 변수가 생겼다. 두변주면 열다섯가지의 변수가 생겼다. 약간의 변화를 줄때마다 다섯배씩 늘어났다. 동작을 연결해보았다. 수십가지의 변수가 생겨났다. 혹시 이런게 검술이라는게 아닐까?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무한의 변화가 생기는것.

검이 흐르는 방향은 물이흐르는 방향과 같았다. 자연스러웠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검이 움직이는대로 하고싶은대로 휘둘렀다.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손목을 비틀어보면? 발의 위치를 바꾸어보면? 생각하는 그대로 실행해보았다. 수십가지의 변화는 수백가지에서 수천가지로 바뀌었다. 점점 재미있어졌다. 검을 휘두르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나?

솟아오르고, 떨리고, 가라앉고, 흔들리고, 울리고, 휘몰아치는 것의 연속이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는것이다.

-꽈꽝!-

내앞에있던 나무가 폭발하는 소리 때문에 정신을 차렸다. 뭐지? 그냥 허공에다 휘둘렀는데 왜 쓰러지지? 이미 내주변은 초토화 되어있었다. 나무들은 대부분 중간부분이 톱밥으로 변한채 쓰러져있었다. 혹시 그녀가 깨어났을까? 잘자고 있다. 정말이지 잘때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것 같았다.

다시 검을 휘두르고 싶었다. 왜일까? 딱히 정해진 형식같은건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검이 가고싶은대로 내몸을 검에게 빌려주고 싶었다. 검이 원하는 것 같았다.

-우웅!-

검이 울고있다. 허공에서 공명하고있었다. 대자연과 대화하고 있었다.

-우우웅!-

내몸이 울린다. 자연과 나와의 경계는 무너졌다.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곧 내가되었다. 몸속의 기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에 자연의 기운과의 통로가 생긴 듯 하였다. 뭐지? 이런게 깨달음인가?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음으로 느끼는게?

어두운 밤의 안개는 태양의 빛이 모습을 드러낼때쯤 그 연기를 갈무리했다. 벌써 아침인가? 밤새도록 검을 휘둘렀는데도 피곤하기보다는 상쾌하군. 땀이 좀 많이 흐른거 같은데... 여긴 씻을데가 없나? 저기있군. 옷벗는것도 귀찮은데 그냥 물뿌려야지.

-촤악! 촤악!-

아 시원하다. 생각없이 물은 뿌렸는데.... 말려야 될텐데....

“파이어스톰!”

-화아악!-

내주위로 엄청난 불의 장막이 생겨났다. 가만있어봐 왜 풀이랑 나무는 안타지?

“앗뜨거! 뜨거! 뜨거!”

근데 되게 뜨겁다. 누구야 대체....

“아하하하하하....”

안봐도 뻔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왠지 화가나는데.

-쩌어엉-

들고있는 칼에 기를 주입시켰다. 보랏빛의 검강이 생긴다. 그대로 검을 수직으로 들어올린후 내려쳤다. 내가 불길을 가르자 밖에서는 풀밭에 뒹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재밌나?

“아하하하하하.... 미, 미안 그냥 말려주려고... 아하하하하하”

“그래서? 태워죽일 참이었냐?”

“아니야~앙 내가너를 왜 태워죽이냐. 왜그래 삐졌엉?”

“으으으.....”

여자는 여우라고한다. 콧소리까지 넣어가며 애교를 부린다. 저걸 죽일수도 없고....

“됐으니까 너도 좀 씻지그래?”

“알았어. 무슨남자가.... 프레쉬!”

엥? 깔끔해졌네. 마법인가? 저건 배워보고 싶은데?

“오호호호호.... 이 누님의 실력을 잘봤지?”

“누님? 너 나보다 거의 1년늦게 태어났잖아. 11개월 차이나 난다구.”

그렇다 그녀와 나의 생일차이는 11개월 나는 3월에 태어났고 그녀는 2월에 태어났다. 도대체 왜 자꾸 누님이라는거야. 뭐 잘못먹었나?

“그래그래.... 이제 옷도 다말랐을테니 출발하는게 어때?”

그런가? 옷이 다말랐네. 나는 그녀에게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그녀가 시공천서를 펼쳤다.

“북극으로 가는길!”

그녀가 앞장선다. 원래는 내가 하던일인데. 그나저나....

“야! 그 용병단.... 그냥 내버려 둘꺼야?”

“아참! 다시, 다시, 블루드라켄의 본거지!”

뭐야, 잊어버리고 있던거야? 휴... 내가다 한숨이 나오네.

“야, 근데.... 거기 가려면 전쟁터를 통과해야 한다는데?”

“상관없어. 값아줘야할 빛이 있거든.”

“정말 갈꺼야? 그러면 하나만 약속해.”

“뭐?”

“절대로 사람 죽이지 않기.”

“그래, 그거라면야.”

어라? 저 폭력마법사가 왠일이지? 죽이지 말라니. 뭐 상관없다. 내실력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어졌으니까. 갑자기 일일신우일신이라는 말이 생각나네. 날로날로 새로워진다. 흠, 내가 딱 그꼴이네.

블루드라켄은 엘바인과 네디스 양국간의 전쟁중 네디스쪽에 고용되었다. 위기를 느낀 네디스 왕국에서 어마어마한 금액을 약속하고 그들을 고용한것이다. 그래서 블루드라켄은 현재 네디스의 수도인 가안으로 가고있다고했다. 우리는 책의 정보에따라 네디스의 수도를 향해갔다. 이동속도야 거의 날아가는 수준이니 도착하는데는 불과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흘동안 몇군데의 도시에 들려 블루드라켄의 이동경로를 추적함과 동시에 국제정세에 대해 살펴보았다. 엘바인과 네디스 이곳 로드리안에서 손에 꼽히는 강국인 그들간의 전쟁은 다른 군소 왕국간의 전쟁으로 번졌다. 평소같으면 외교사절을 교환할 문제도 바로 전쟁으로 치닫을 만큼 대륙의 정세는 흉흉했다. 무엇보다도 바레세인제국과 파리온제국간에 긴장관계가 위태로웠다.

바레세인은 엔티카인의 대표적인 제국이고 파리온은 하르메이드의 제국이다. 엔티카와 하르메이드는 세불양립의 존재였다. 오랜옛날부터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왔고 근래에는 바레세인과 파리온간에 휴전협정조약덕분에 무려 200년이라는 기나긴세월동안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로드레인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엔티카인들은 그렇게 결속력이 강한 인종이 아니었다. 반대로 하르메이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를 제외한 20%의 땅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엄청난 결속력으로 엔티카와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엔티카민족의 여러왕국중 손에꼽히는 왕국인 엘바인과 네디스의 전쟁은 엔티카인의 결속력에 큰 흔들림을 가져다주었고, 그것을 눈치첸 파리온의 군대가 바레세인의 국경에 종종출몰한다는 것이다. 바햐으로 전쟁의 서막이 열린것이다.

혼란스러운 대륙의 정세를 뒤로하고 우리는 가안에 도착하자마자 블루드라켄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여지것 잘따라붙었던 용병단과의 거리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분명히 가안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블루드라켄은 없었다. 수소문을 해보니 이미 남동부 전선에 투입되었다고한다. 도대체 그많은 인원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잡히면 가만두지 않을것이다.

추적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간신히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남동부 전선이 얼마 남지않은 고울평원이라는 곳이었다.

“야! 거기 머저리같은 산적자식들아!”




Section - 12 : 그녀의이야기 （악마의마법사 실버레인）




-쾅!-

아야! 머릿속에 어마어마한 폭탄이 터진느낌이다. 뱃속이 뒤틀리고 눈앞이 어질어질했던것과는 차원이 다른고통이었다.

-꽈꽝!-

악! 정말 아프다. 정신을 잃을것만같은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가만있어보자. 왜그가 내손을 잡고 기절해있지?

“경민아.... 경민아....”

“으,으음....”

그가 일어났다. 어머, 원래 이렇게 잘생겼었나? 혹시 나도? 만세! 만세! 만세! 얼굴이 확바뀌었네. 그나저나 큰일이네. 그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지?




마나의 원이 하나더 늘어났다. 8써클인가? 어떻게 된일이지? 임독양맥이 무었일까? 아까 동굴에서 봤더니 그의 몸매가 장난이 아니던데.... 그나저나 음식가져오라고 시켰더니 왜이렇게 늦는거야 배고파 죽겠는데. 아 저기온다. 뭐저렇게 많이 가져온거지? 토끼네? 구워야겠지?

“파이어볼!”

얌얌, 맛있다. 그런데 재는 왜저렇게 깨작깨작 먹을까? 설마 살찔까봐?

“너는 우걱우걱... 남자가 쩝쩝.... 왜이렇게 사각.... 쪼금먹냐 우접우접....”

“마저 먹기나 하셔....”

그래 먹자. 먹는게 남는거라는데. 먹고나니 졸리네 하암 자야지....




-촤악! 촤악!-

물뿌리는 소리네? 그가 목욕하는걸까? 왜 훔쳐보고싶지? 이러면안되는데..... 아, 저기있잖아. 뭐야 옷을입었잖아. 내가왜 실망감을 느끼지? 이러면안되는데. 옷말리려는건가? 도와줘야지.

“파이어스톰!”

불꽃의열기는 그에게만 가도록하고, 온도도 좀 조절하고, 다른곳으로는 안가게 조심해서. 어마? 그러고보니 이거 내맘대로되네.... 신기하다.

“앗뜨거! 뜨거! 뜨거!”

풉, 되게웃기다. 풋...푸풉....풋...푸훗...푸흐흐흐...이러면 안되는데.

“아하하하하하....”

나는 풀밭을 미친 듯이 뒹굴었다. 왜지? 그가 괴로워하는거 같은데도 이렇게 웃긴건? 혹시 아까 옷을 안벗어서? 난.... 왜이러지?

-쩌어엉-

무슨소리야? 와.... 예쁜보라색이다. 달빛같아. 어? 저게 불꽃을 가르네. 신기한걸. 그런데 그의 표정이 되게 웃긴데. 풉.

“아하하하하하.... 미, 미안 그냥 말려주려고... 아하하하하하”

“그래서? 태워죽일 참이었냐?”

“아니야~앙 내가너를 왜 태워죽이냐. 왜그래 삐졌엉?”

“으으으.....”

짜식 꼼짝도 못하는게 폼잡고 난리야.

“됐으니까 너도 좀 씻지그래?”

“알았어. 무슨남자가.... 프레쉬!”

프레쉬, 써클은 낮지만 앞으로 주구장창 우려먹을 마법이다. 주변의 기운을 정화하는 마법으로써 목욕에는 이만한게 없다. 저 얼떨떨한 표정봐라 짜식 이런거 처음보냐?

“오호호호호.... 이 누님의 실력을 잘봤지?”

“누님? 너 나보다 거의 1년늦게 태어났잖아. 11개월 차이나 난다구.”

그래서? 오빠라고 부를까? 남자가 저렇게 속이 좁아서야.

“야! 그 용병단.... 그냥 내버려 둘꺼야?”

“아참! 다시, 다시, 블루드라켄의 본거지!”

“야, 근데.... 거기 가려면 전쟁터를 통과해야 한다는데?”

“상관없어. 값아줘야할 빛이 있거든.”

“정말 갈꺼야? 그러면 하나만 약속해.”

“뭐?”

“절대로 사람 죽이지 않기.”

“그래, 그거라면야.”

그냥 가려는데 잊었던걸 떠오르게 해준다. 그런데... 난 사람죽는게 싫어.




추적 일주일째, 드디어 블루드라켄이 보였다. 그들을 알아보는방법은 쉬웠다. 거대한 푸른깃발에 황금빛 수실로 용이수놓아져 있었다. 무슨 왕국의 문장같잖아. 어쨌든 잘걸렸다.

“야! 거기 머저리같은 산적자식들아!”

그가 달려간다. 정말 맺힌게 많은가보다. 저번에 보았던 달빛을 닮은 예쁜몽둥이였다. 크기가 사람 대여섯명보다 큰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퍽! 퍼퍽! 퍽! 퍽! 퍽!-

“으악! 꺅! 끄악! 끼약!”

갖가지 타격음과 갖가지 비명이 어우러진다. 그가 검을 한번씩 휘두를때마다. 대여섯명씩 날아갔다. 불꽃을 가르던 빛은 마치 딱딱한 쇳덩어리 같았다. 신기하네 빛인데도 부서지지 않고 저렇게 잘싸우네.

“비상! 비상!”

-애앵~!-

싸이렌이 울린다. 재난이라고 닥친것처럼 사람들이 움직인다. 그는? 벌써 수십명이 쓰러져있다. 다친것같지만 죽지는 않았다. 짜식 약속을 잘지키는군. 그나저나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아 이제오네.

“또 너희들인가?”

“할아버지 안녕?”

드디어 기다리던 사람들이 왔다. 100여명의 마법사들 지난번에 나를 죽이려했던 그들이 왔다. 그리고 그들의 지휘자인 검은 망토의 할아버지도 나타났다. 이제 본때를 보여줘야지.

“마법진 발동! 제일격! 라이트닝볼트!”

어라? 저번과는 약간 다른데? 라이트닝 볼트가 저렇게 컷었나? 마치 음.... 용같잖아.

나를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라이트닝 볼트 길이가 수십미터는 될거같았다. 100명의 마법사들의 합작이라 이거지. 미안하지만 이런건 안통해.

“라이트닝스톰! 어스퀘이크!”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나는 라이트닝스톰으로 라이트닝볼트 덩어리를 막으며 동시에 마법사들이 서있는 땅에다가 어스퀘이크를 날렸다.

-우르릉, 콰직!-

“이,이런 침착해라! 어스퀘이크!”

어? 저할아버지... 꽤 대단한데. 똑같이 어스퀘이크로 컨트롤해서 지진을 멈추게하다니. 저런건 처음보는데말이야. 이것도 막나보자.

“랜드브레이크! 썬더스톰! 블리자드! 파이어월!”

-우르릉, 빠직, 휘이익, 화르륵!-

“으악! 꺅! 엄마! 살려줘! 크악!”

네가지 소성과 여러 가지 비명이었다.

어스퀘이크로 거북이 등가죽처럼 갈라진 땅위로 랜드브레이크가 작열했다. 삐죽삐죽 솟아나오는 돌덩이를 맞고 마법사들이 하나둘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하늘위에서 떨어지는 썬더스톰이 마법사들의 실드를 박살냈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얼음파편은 마법사들을 강타했다. 마지막으로 파이어월로 도주로를 차단했다.

“침착해라! 포이즌 크라우드!”

저할아버지 대단한데? 그와중에도 진영을 유지하고 마법까지 날리다니. 만만치 않은데 이거.

나한테 날아오는 독구름을 눈빤히뜨고 맞아줄 수는없었다.

“윈드실드!”

바람속성을 가진 윈드실드가 독구름을 멀리멀리 날려보냈다. 마법사들의 태반이 땅바닥에 널브러져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힘겹게 실드를 펼쳐내어 내가쏟아놓은 마법을 막고있었다. 그런데 그할아버지 어디있지?

“뒤?”

“프리징에로우!”

“꺄악!”

왼팔에 프리징 에로우가 격중했다. 팔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나에게 포이즌 클라우드를 쏘아낸뒤 시야가 가려지는 잠깐의 틈을 이용하여 뒤쪽으로 블링크해온다음 그대로 프리징에로우를 날리는 마법사는 아까 마법사들의 대장이었던 할아버지였다. 역시 용병단출신답게 전투에서는 빠삭했다. 아무리 실력차가 나더라도 그 할아버지와 나와의 경험차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나는 분노했다. 그다음은?

“크악! 다죽었어. 블리자드! 블리자드! 블리자드! 블리자드! 프로즌오브! 하이드로샤워!”

내 오른손에서는 블리자드 네 개와 프로즌오브 그리고 내가알고 있는 가장 강력한 빙계마법인 하이드로샤워가 쏟아져나왔다. 겨울이 아니었지만 주위는 순식간에 북풍한설이 몰아치고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얼음덩어리들이 날아다니는 냉한지옥으로 바뀌었다.

“헙!”

이미 마법사들은 전부 쓰러져있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에 고드름을 잔뜩 달고 말이다. 이제 남은 것은 내팔에 프리징 에로우를 날린 장본인인 검은망토 할아버지 뿐이었다.

“자,잠깐! 네이름이 뭐냐?”

“실버레인!”

내이름은 왜물어보지? 죽기전에 알아두고 싶은가? 아참. 죽이면 안되지. 기절하기전에 알아두고 싶나? 갑자기 나도 궁금한데.

“할아버지 이름은?”

“지크릿, 지크릿 코보시르”

“이름되게 이상하네. 각오해!”

얼음지옥을 선물해주었으니 이번에는 불지옥이었다. 내가 끌어올리는 마나의 기운 때문에 프리징에로우로 얼어붙었던 왼팔이 녹았다. 그리고.

“파이어스톰! 파이어월! 플레임스트라이크! 인페르노범! 듀랑켄버스트!”

다른마법은 7써클의 공격마법이었다. 하지만 듀랑켄버스트는 내가알고있는 두가지의 흑마법중 하나였다. 마왕듀랑켄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무서운 불길은 초열지옥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해주는 마법이었다. 이미 주변이 얼음지옥이었기 때문에 위력은 반감될테지만 눈앞에 있는 마법사에게 내 존재는 이미 공포였다.

“끄으으으아아아악!”

엄청나게 긴 비명을 들었다.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엄청나게 뜨거울 것이다.

어머, 잠시 흥분했네. 왼팔이 약간 저린다. 역시 마법을 정통으로 맞아서 그런가. 주변의 풍경을 살펴보았다. 마법사들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충격이 꽤나큰지 전부 땅바닥에 널브러져있었다. 지크릿이라는 마법사 할아버지도 땅바닥에 축쳐져있다. 가슴에 기복으로보아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는?

그가 저쪽에서 있었다. 그를 포위하고있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정말 개미떼같이 많군. 손좀봐줄까?

“어스퀘이크! 라이트닝스톰!”

나는 광범위한 지역에 어스퀘이크를 시전한뒤 수천명의 사람들 틈으로 쏟아져들어갔다. 얼마전 골목길에서 알아낸 라이트닝스톰채찍을 뽑아들고.

-퍽! 퍼퍽! 파지직!-

“꺄악! 크악! 컥! 캬악! 쿠엑! 크헉!”

“오호호호호..... 누님이라고 불러라!”

눈앞에 보이는 산적같이 생긴 용병들에게 라이트닝스톰으로 만들어진 채찍을 휘둘러댔다. 강력한 전압때문인지 맞는 족족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시간? 한시간을 그렇게 휘둘렀을때 주변에 서있는 사람이라고는 고작해야 세명밖에 없었다. 나, 그, 그리고 왠 붉은머리 아저씨.

“대단하군....”

“그쪽도.”

보라색의 예쁜빛은 검의 모양으로 바뀌어있었다. 마주서있는 아저씨도 푸른색의 빛으로된 검을 가지고 싸우고 있었다.

-챙! 챙! 챙! 쾅! 쾅!-

검이 부딧치는 소리가 마치 폭탄소리처럼 들렸다. 사람이 싸우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주변의 땅거죽이 갈라지고 돌이 튀어오른다. 검에 스친 것은 잘려나가고 바위가 두부처럼 쪼개졌다. 저녀석이 저렇게 강했었나?

그가 검을 내려친다. 위에서 아래로. 붉은머리 아저씨가 막아낸다.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검을 벤다. 위험해! 그가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휴, 다행이다. 뛰어오른 힘을 이용해 다시 내려친다.

-꽈꽝! 콰직!-

붉은머리 아저씨가 검을 들어올려 막았다. 그런데 내려친 힘 때문에 땅에 다리가 정강이 부분까지 박혀버렸다. 사람맞아?

“음....”

“역시 보통방법으로는 안되는건가.”

붉은머리 아저씨가 무거운 신음을 토해내었다.

그가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춤을춘다. 휘어지고, 꺽어지고, 솟아오르고, 가라앉고, 휘몰아치고, 감기고, 풀리고, 내몰아친다. 아름답다.... 보라색의 선이 그어진다. 아름답다. 마치 비단이 너울거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주변은 마치 폭풍이라도 몰아치는 것 같았다. 나는 재빨리 실드로 막았다. 그 아름다운 선율은 주변을 초토화 시켰다. 아까 내공격으로 기절했던 자들도 모두 몸을 사리기에 급급했다. 붉은머리 아저씨의 당황한 표정이 눈에보인다. 그가 계속 춤을춘다. 날아다닌다. 보라색 비단이 너울거린다.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가 춤을 멈추었다. 굉장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주변의 땅거죽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찢겨져있었다. 붉은머리 아저씨는 온몸에 피철갑을 두르고 쓰러져있다. 다행히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다끝났어.”

“정말 멋있었어.”

“저,정말?”

내가 꿈꾸는듯한 목소리로 말을하자 그의 표정이 밝아진다. 왜저렇게 좋아하지?

“자,잠깐.... 이.... 이름이 뭐냐?”

“칼 스카이안.”

“고,고맙군.... 이.... 이런검술을 보게될줄이야. 나,나는.... 울트켄, 울트켄 블랑슈.... 커헉!”

붉은머리 아저씨는 피를 토하고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빛을 값아주었으니 이제 떠나야할 것 같았다. 다시 가야지 북쪽으로.




저멀리 가안의 성벽이 보인다. 블루드라켄과 한바탕 드잡이질을 벌이고 사흘만에 다시들리는 것이다. 성문경비병이 보이네? 표정이 안좋아보이는데 왜그러지?

-챙!-

십여명의 기사들이었다. 갑자기 검을 뽑아들고는 우리를 가로막아섯다. 표정이 하나같이 굳어있다. 누구지?

“멈춰라 악마의 마법사 실버레인, 악마의 하수인 칼 스카이안”

뭐? 악마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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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하루에 두개라 -0- 쿄쿄쿄 .... 광속 필법 +_+ 캬캬캬캬 ...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일은 외식이 있어서요 ^^;;

모레는 하루에 세개를 써볼까나 캬캬캬캬 -0-）;;

설정집도 써야되는데... 아참 그리고 앞으로는 간혹가다 제 3자의 시선으로 쓰게되는 Section도 있을겁니다. 역시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보충해야할듯..

추천과 코멘은 글장이의 대량활력포션 -3-）~

삼류글장이 아티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