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와이프랑 이야기하다가

와이프가
“오빠 죽을 뻔한 적 있어?”
라고 묻길래

“응 나 친구네 베란다에서 놀다가 아파트 화단으로 떨어졌을때ㅋㅋㅋㅋ”
하면서 그 때의 썰을 푸는 중이었는데

문득, 어떤 기억 하나가 머리를 스치는거야.

난 광주 두암동이라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두암초등학교에서 6년을 쭉 다녔어.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어서
학교 끝나면 친구 하나랑 미니카 하나씩 들고
학교 후문 언덕 아래에 있는
‘에덴문구’ 라는 문구점에서 몇 시간씩 놀았단말야?

당시 학교 후문 근처엔 ‘명성문구’, ‘에덴문구’
두 문구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니카 트랙은 ’에덴문구‘에만 있었어.

사건 당일에도 평소랑 같았어.
난 친구랑 ’에덴문구‘에서 미니카로 놀고 있었고
문구점 앞 오락기 두 개는 형아들이 차지하고 있었지.

근데 차 한 대가 문구점 앞에 툭, 서는 거야.
내 기억엔 택시였던 것 같아.

나랑 내 친구는 뭐지? 하며
차에서 내리는 아저씨를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품에서 칼을 꺼내는 거야.

나랑 내 친구는 소스라치며 문구점 안으로 도망쳐 들어갔고,
문구점 안에 있던 주인 아저씨와 아줌마가 깜짝 놀라 달려나왔어.
동시에 밖에선 오락하던 형들의 소름끼치는 비명이 들려왔고,
내가 뒤를 돌아 다시 밖을 쳐다봤을 땐,
주인 아저씨가 소리지르며 필사적으로 문구점 문을 닫고 계셨어.

문 밖엔 피칠갑을 한 아저씨가 문구점으로 들어오려는 중이었고,
주인 아저씨가 문을 잠가 못 들어오니까 뒤돌아 도망치더라고.

여기까지가 갑자기 떠오른 내 기억이야.

근데 이게 25년도 더 지난 일이라
꿈이었는지.. 실제였는지.. 도저히 모르겠는거야.
그래서 당시 기사를 뒤져봤는데,

기사가 있더라고.

내가 보고 겪은 내용이 기사에 적혀 있더라고.

왜 25년 동안 기억에 없다가 갑자기 떠올랐을까?
너무 소름끼쳐서 잠이 안 와

사랑하는 내 딸과 와이프를 걸고 주작은 절대 아냐.
너무 소름돋는 경험이라 공유하고 싶었어.

출처에 당시 기사 링크 남겨놓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