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피방엔 꾀죄죄하게 입고 감.
후줄근한 츄리닝, 머리는 떡졌고, 목엔 USB가 아니라
웃긴대학 자동로그인 쿠키 들어있는 크롬 포터블 담은 USB 매달고 있음.

자리 앉자마자 모니터 켬.
부팅 소리 안 나는데 키보드 드르륵 소리로 주목받음.
그리고 조용히 웃긴대학 접속.
브금 없음.
글쓰기 클릭.

"저거 웃대야?"
"풉ㅋㅋ 요즘 웃자에 글 좀 올라간다 싶으면 전부 짤줍이던데ㅋㅋ"
"딱 봐도 뉴비. 추천버튼 5개 받고 자기가 천재인 줄 알겠지ㅋㅋ"

근데 이 사람, 아무 말 없이
첫 줄을 침.

제목: 오늘 퍼리딸 칠생각인데...

그리고 3줄 썼을 뿐인데
조회수는 2천, 추천버튼 120
댓글에 이미
“와 씨 미친ㅋㅋㅋㅋㅋㅋ”, “아 오늘 개웃기네 이거 때문에 사는듯”
“와 레전드다 이건 웃자감 확정ㅋㅋㅋㅋ”

그리고 2분 53초.
드디어 답글알림 뜸.
"어시완료."

주위가 웅성댐.

"와 미쳤다 진짜 3분 안에 웃자 갔어ㅋㅋ"
"저번에 성식이도 5분 안에는 못 갔는데"
"야 닉네임 뭐냐, '가습기랑엣치' 래ㅋㅋ"
"아니 이 사람 뭐야 진짜… 고인물인가?"

그때 누가 슬쩍 와서 자리 넘보려고 함.
그때 웃붕이, 조용히 한마디.

"거기. 내 자리."

"죄... 죄송합니다!"
"야 사진 그만 찍어! 저분한테 실례잖아!"
"거기 여학생! 너 뭐해! 그만 찍고 비켜드려!"

여고생, 카메라 들고 얼굴 빨개져 있음.
그를 향해

"사진. 곤란."

말 한마디 툭 하고 다시 자리 앉아서
자기가 쓴 웃자 글 보면서

"이정돈가."

중얼이고 있을 때
PC방 여자 알바가 다가옴.
동네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쿨뷰티 미녀, 몸매 S급, 처녀임.
커피 한 잔 슥 내려주고는 말함.

"서비스에요."

커피잔 밑에 포스트잇 한 장 붙어 있음.

‘저희 애기 한번 나눠봐요[2], 010-XXXX-XX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