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시간 날 때 군생활 썰을 풀고싶었는데...
필력도 안좋고 기억도 가물가물하고...쓸 시간이 없어서...생각만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도 일하는 중이라 눈치보며 컴터 하는중인데 언젠가 정말 시간이 너무 남아서 할짓도 없고
썰이나 끄적여보자 했던건데 도무지 시간도 안나고 ...어짜피 시간날 때는 게임하거나 딴짓 할테니까...
한번 끄적여 볼까 합니다.


20살 까지는 군입대에 대한 체감도 없었고 위기감도 없었는데,
어느새 하나 둘 씩 군대를 가고, 학교에서도 신검 받는 사람, 휴학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병무청에서 신검도 받았다. （축하합니다 1급 현역대상자 입니다 빰빰빰）
기계는 축하한다고 했지만, 나처럼 유약한 놈도 1급이 나오는구나 생각하며 한탄했다.
나는 방사선과를 다니고 있어서 의무병으로 입대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해군 공군 육군 이렇게 의무병이 있다는데 제일 군생활이 짧은 육군을 선택했다.
아마 2007년 초반에 의무병 면접도 보고 시험도 본것 같다.
시험 내용은 굉장히 쉬웠다. 사람의 뼈는 몇개인가? 방사선 사진을 보고 골절은 무엇인가? 링겔 맞을 때 가트 수는 어떻게 조절하나?
등의 비교적 간단한 시험이었고, 면접은 면접관 3명 앉아있고 한명씩 질문을 하는데. 의무병을 왜 지원했냐. 다른데 지원한데 있냐.
떨어지면 어떡할꺼냐 물었는데. 당연히 보건계열이라 지원했고. 다른데 지원한데는 없고, 떨어지면 붙을 때 까지 지원할거라고 했다.
여자 면접관은 약간의 놀란 눈빛과 입가에 미소를 띄며 알았다고 나가보라고 했다. 아마 그때 나는 붙었구나 직감했다.
그날 같이 면접본 학교 동기 한 5명이 있었다. 학교에서 같이 교수한테 말하고 간거였으니...
사실은 아버지와 삼촌께서 남자는 해병대를 가야된다, 너처럼 자신감 없고 소심한애는 해병대가서 정신개조를 해야한다
라고 해서 해병대도 지원했는데 웬걸 시험본지 2달? 한달만에 결과가 나와버려서는 8월 6일（7일?）자로 입대를 하라고 했다.
근데 의무병은 이미 8월 13일에 입대날짜가 나왔다.
해병대는 입대가 2주 밖에 안남은 상황. 의무병은 3주 남은 상황이었다.
그당시 나는 여친이 있었는데, 정말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하필 네이버에는 해병대에 안좋은 글 들만 가득했다.
게다가 나보고 의무병이 붙었는데 왜 굳이 지옥으로 가려하냐고 자기였으면 의무병가서 편하게 군생활할거다, 군생활은 편한게 제일이다 했다.
본인이 해병대 출신이노라며 제발 입대하지 말길 신신당부 했으며, 떨어진 곤충을 먹게한다. 복도에서 벽에 붙어가야한다 등등
해병대 입대=고통의 시작, 의무병 입대=꿀빨기 시작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버지께 해병대 입대를 포기하겠다고 말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삼촌이 해병대 277기 인데
자기가 아는 사람중에 해병대 헌역 간부라면서 입대하면 좋은데로 빼준다 라는 조건도 붙어있었던 거라...
사실은 아버지도 의무병 가는걸 원하셨고 삼촌도 굳이 군생활 힘들게 할필요 없다면서 의무병을 가라고 하셔서 다행이도 의무병에 입대하게 된다.

（중략）

훈련소에서도 관심병사 취급을 받고, 대전에 위치한 국군OO학교 （의무병 후반기） 에 와서도 군생활에 적응을 잘 못했지만,
담배를 못피우게 하는 것 빼고는（의무사령부 예하부대는 거의 금연부대로 지정） 피엑스도 보내주고 전화통화도 마음껏 하고,
훈련소에서는 꿈도 못꿨을 자유가 있었다. 누워있는 다던지 떠든다던지 등등. 물론 혼나긴 했지만 그때 뿐, 여기서 군생활 이대로 한다면
정말 좋겠다. 의무병 안되도 좋으니 이생활만 하고싶다...라는 생각이 다들 들었다.
그러다 2주차? 3주차쯤에 자대배치가 나온다는 소문에 술렁였다. 육군훈련소에서는 주특기 없는 일반병들은 바로 자대 배치가 나지만
후반기로 빠지는 애들은 후반기가서 자대를 받는다.
해서 동기들이 ARS로 확인 할 수 있다고 해서 하나둘씩 자대를 확인했는데, 누구는 국군수도병원 누구는 어디 사단 등등 나왔는데
이상하게 나만 자꾸 국군OO학교라고 나오기에 난 아직 자대가 안나왔나? 했는데 몇일 지나니 나는 자충이구나 （자충은 그 부대가 자대가 되는 것）
했고, 일부 기간병들이나 교육조교들이 너희 중에 내 후임이 있다. 조심해라. 등등 겁을 주었고 나는 끝까지 숨겼다. 후반기에서 부터 갈굼이 시작되는걸
피할 심산이었다.
불행중 다행인게 동기중 안친한 다른 생활관 한명도 같은 자대였다.
어느날 타중대 훈육분대장（훈련소 조교같은 사람） 김모 일병이 자대가 이곳인 사람을 모두 불러서 면담을 했다. 우리기수에 2명 다음기수에 몇명 더있더라.
여기서 혹시 훈육분대장 하고싶은 사람 있냐고 했다. 다들 말이 없었는데 다음기수에 있던 학교 동기가 자기는 하고싶다고 먼저 말했고, 나보고 같이하자고 했다. 그래서 나도 하고싶다고 했는데 다행이도 다른 애들은 겁도 나고 싫었는지 다들 안하고싶다고 했고.....,



제가 너무 투머치 토커인가요...짧고 재밌고 간결하게 쓰고싶었는데
쓰다보니 아예 군생활 전체를 쓰게생겼네요...
나중에 시간 또 나면 또 쓸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