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적의 피 맛을 음미하던 살인귀 해니.

" 이 판도 무난히 승리인가? 지루하기 짝이 없군...."

절대자의 고독.

적군은 너무나도 약했다.

압도적인 스스로의 힘에 세상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던 찰나.

귀인（貴人）에게는 언제나 시련이 닥치기 마련인가, 아군 유미가 원딜이랑 싸우고 잔뜩 삐져서는, 템을 다 팔고 우물에서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없다.
자존심을 굽히며 게임을 해달라고 추하게 애원하지 않겠다.

눈 앞의 적을 전부 베어버리면 그만.

".....후우..."

三尺誓天 석자 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山河動色 산과 강이 떠는 빛이네

一揮掃蕩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血染山河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유미의 오픈 선언과 연달은 아군의 쓰로잉에 승기를 잡은 적군은 마지막 남은 나 마술사 해니의 목을 노리며 진격했으나,

기분 나쁘게 웃으며 전장을 누비는 광기어린 귀신의 칼춤에 적군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적의 목을 하나하나 베어버리니, 그 모습에 감탄한 집나간 유미도 템을 다시 사고 전장에 합류했다.

어줍짢게 달래고 애원하는 교언영색（巧言令色）보단, 압도적인 무력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그렇게 마음이 풀린 유미를 등에 업은 샤코는, 숨을 한 번 가다듬더니, 그대로 적 5명의 목을 번개처럼 베어버렸다...

" 펜타킬 "

그러고는 이렇게 중얼거리더니 안개 속으로 유유히 걸어가더라.

" ...나는 헤르메스의 새, 나는 나의 날개를 먹고 사육되며, 길들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