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눈팅만 하다 글써요.

일본 유학 6년째, 이제 석사 2학년 올라가요.

일본에선 졸업 1-2년 전에 신졸채용이 진행되기 때문에,
석사졸은 석사 2학년 올라가기 전, 학부졸은 학부 3-4학년 사이에 내정（합격）을 받게 돼요.

원래 한국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이왕 유학 온 거 한 번 도전해볼까 싶어,
연구도 워낙 바쁘고, 별 기대는 없이 딱 한 군데 가장 좋아보이는 곳을 지원 해봤는데 붙었네요.

일본 내에서도 최상위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이라, 처음에는 너무나도 기뻤는데..

갑자기 걱정이 엄청나게 오네요.

사원들, 동기들 다 능력 좋고 똑똑한 사람들일텐데,
뭔가..전 제가 특출나다고 생각해본 적 없거든요.
잔잔한 불안도 좀 항상 안고있는 편이고, 습득 빠른 척하지만, 완전히 구멍 투성이이고..

면접 내내 자신감있고 외향적인 척하며, 제 best인 모습만 보여주고,
제 치부나 성격적인 단점들은 가면쓰고 꽁꽁 숨긴 게 너무 신경 쓰여요.

회사는 외향적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좋고, 똑똑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
전 일단 사람을 안 좋아해요.
성격이든 능력이든 저보다 잘난 점이 없으면 제 바운더리에 아예 들이지를 않는 폐쇄적인 인간이에요. （대화는 ok 그 이상 x）

서클 회장하면서 좋은 결과 낸 적도 있어서, 그 때 경험을 되게 긍적적으로 평가해주셨는데,
사실 참된 리더랑 거리가 멀거든요 저는 ㅋㅋ

지금까지 팀 리더나 팀워크도 어쩔 수 없이 했던 거지, 솔직히 말하면 혼자 하는 게 최고에요.

팀워크의 결과 자체도, 팀원들에 따라서 결정 됐었기 때문에, 제가 리더로서 뭘 딱히 잘했는지 모르겠고..
（그냥 칭찬 좀 잘하고, 일 분배 적당히 한 것 밖에 없어요 진짜로. 사람들이랑 회의하는 것도 싫어해서 타이머 놓고 해서 친목을 원했던 멤버들은 딱딱하고 압박 느낀다며 힘들어했고요.）

그냥 요지는,, 거짓된 모습으로 붙은 것 같아서 잠이 안와요.

내정자 모임에서 누가 자동차 면허 없는 사람 있냐고 물어봤는데, 아무도 안 들길래 튀기 싫어서 안 들었어요 ㅠㅠㅠ

되게 바보 같은 고민인 건 알지만,
그냥 솔직하지 못한 모습을 남한테 보였다는 사실이 찔리고, 그 회사에 들어갈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자신감없고 그런데 나 진짜 왜 붙었지..

그냥 그렇다구요. ㅠㅠ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이런 이야기 할 사람은 없어서 그냥 여기에 넋두리 해봅니다.